[비즈한국] 지난 10년간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 WGNB를 이끌어온 백종환 대표가 첫 개인전 ‘사물의 농담(The Lightness of Things)’을 연다. 공간 디자인을 통해 브랜드와 장소의 정체성을 구축해온 백 대표는 이번 전시에서 의도적으로 ‘공간’을 비워내는 대신, 사물과 재료, 표면, 그리고 그 사이에 놓인 미묘한 긴장과 여백을 전면에 내세웠다.
백종환 대표는 국민대학교 공간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실내설계를 전공했다. 2015년 WGNB를 설립한 이후 패션, 리테일, 문화 공간 등 다양한 상업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브랜드의 유무형 가치를 공간의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특히 기존의 관성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새롭게 정의하는 방식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전시 제목인 ‘사물의 농담’은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시각적으로는 색의 짙고 옅음을 뜻하는 농담(濃淡)을 의미하며, 이는 사물이 지닌 밀도와 빛에 의해 발생하는 그림자의 깊이를 뜻한다. 동시에 재치 있는 말인 농담(弄談)이라는 의미를 더해, 사물을 배치하고 구성할 때 작가가 의도한 위트와 유연한 시선을 강조했다. 영문 제목인 ‘Lightness’ 역시 사물의 밝기(Lightness)와 물리적인 가벼움(Lightness)을 동시에 지칭하며 전시의 성격을 구체화한다.
전시된 작업들은 사물의 완벽한 대칭보다는 미세하게 어긋난 지점이나, 질서 정연한 배치 사이에 둔 여백에 주목한다. 작가는 사물을 설명하는 복잡한 수식어를 덜어내고 재료의 온도, 그림자의 각도, 사물이 놓인 자세 등 시각적인 요소들이 관객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구성했다. 이는 공간 전체를 설계할 때 미처 다루지 못했던 세밀한 사물의 표정들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과정이다.
이번 전시는 WGNB 설립 10주년을 맞아 디자이너로서의 작업 방식을 정리하고, 향후 디자인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다. 대규모 공간이라는 결과물을 만들기 이전 단계로 돌아가, 사물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재료와 그들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실무적인 성찰이 담겨 있다.
백종환 대표의 첫 개인전 ‘사물의 농담’은 12월 18일부터 2026년 1월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299에 위치한 ‘갤러리 웅’과 ‘프로젝트 W299’에서 나눠 열린다. 관람객들은 건축과 공간 디자인의 영역을 확장해 사물과 재료를 다루는 디자이너의 구체적인 시각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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