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대한민국 조선업계가 2026년 새해 시작과 동시에 역대급 수주 잭팟을 터뜨렸다.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HD한국조선해양 등 조선 3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약 5조 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에 성공했다. 이번 수주 붐은 LNG가 에너지 전환 가교 역할로 주목받는 데다 미국과 카타르를 중심으로 대규모 LNG 생산 시설 본격 가동 등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재편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화오션·삼성중공업·HD한국조선해양 잇달아 수주
한화오션은 지난해 12월 18일 유럽 선주와 LNG 운반선 일곱 척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금액이 총 2조 5891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계약이다. 뒤이어 삼성중공업도 12월 31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에서 총 7211억 원 규모 LNG 운반선 두 척 제작 계약을 따냈다.
올해에도 LNG 운반선 계약 소식이 이어졌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6일 미주 지역 선사와 초대형 LNG 운반선 네 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총 1조 4993억 원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26년 조선 산업 수출이 LNG 운반선 수주에 힘입어 전년 대비 8.6% 증가한 339억 2000만 달러(5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LNG선 수요가 몰리는 배경에는 ‘에너지 전환’이 자리 잡고 있다. 탄소중립으로 가는 과정에서 LNG의 ‘가교 에너지(다리 역할 에너지)’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석탄이나 석유보다 탄소 배출이 적은 LNG는 재생에너지로 완전히 넘어가기 전까지 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됐다. 여기에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배출가스 규제로 인해, 기존 벙커C유 대신 LNG 추진선을 선택하는 해운사가 급증하며 선박용 연료 수요도 크게 늘었다.
특히 최근 AI 데이터 센터 확충으로 급증한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가스 발전 수요도 함께 늘었다.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 데이터센터 입장에서, 날씨의 영향을 받는 재생에너지나 건설 기간이 긴 원자력 발전 사이에서 LNG 발전이 구원 투수로 떠오른 것이다.
#중국과의 기술 격차 벌리는 것이 숙제
LNG 운반선 수요가 늘어난 또 다른 이유는 LNG 공급이 큰 폭으로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셰일가스 혁명 이후 수출 터미널 건설에 박차를 가해왔으며, 2026년부터는 ‘골든 패스(Golden Pass)’ 프로젝트 등 신규 액화 설비들이 대거 완공되어 수출량이 현재보다 10% 이상 급증할 전망이다.
세계 최대 가스 생산국 중 하나인 카타르 역시 ‘노스 필드(North Field)’ 확장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 능력을 2026년부터 연간 7700만 톤에서 1억 2600만 톤으로 대폭 확대하기 시작한다. 하반기에는 호주의 ‘플루토(Pluto) 프로젝트’도 첫 LNG 생산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가스(PNG)를 대체하려는 유럽의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배로 실어 나르는 LNG 수입 터미널을 대거 확충했다. 공급망 확충에 따라 자연스레 운반선 수요도 늘어나는 흐름이다.
물론 경쟁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 조선사들이 막대한 자본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80% 넘게 끌어올린 컨테이너선 시장처럼 LNG 운반선 시장에서도 우리 조선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영하 163도의 극저온 가스를 안전하게 액체 상태로 유지하며 운반하는 LNG 운반선 기술은 고도의 정밀함이 요구된다. 이 기술에서 한국 조선사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신뢰도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LNG 수요의 증가 속에서 LNG 운반선의 시장 주도권 유지를 위해서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벌리는 것이 숙제라고 입을 모은다.
김민호 기자
goldmin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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