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트럼프·KDDX·해상풍력 '트리플 호재' 겹쳤다

[비즈한국] 한화오션이 국내외에서 들려온 대형 호재들을 연달아 터뜨리며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화오션을 직접 거명하며 미 해군과의 협력을 공식화한 데 이어, 국내 최대 방산 사업인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경쟁 입찰로 전환되며 수조 원대의 수주 기회가 열렸다. 여기에 2조 원 규모의 대형 해상풍력 프로젝트 수주 소식까지 더해지며 한화오션의 주가는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 트럼프 대통령 "한화는 매우 좋은 회사"... 미 해군 협력 공식화

한화오션의 주가를 단숨에 끌어올린 가장 큰 동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화오션을 직접 언급한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별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 해군의 신예 호위함(프리깃) 건조 계획을 발표하며, “한국의 한화라는 매우 좋은 회사와 함께 일하게 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미국 대통령이 특정 한국 기업을 '훌륭한 회사'라고 치켜세우며 군사 협력 파트너로 지목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협력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황금 함대(Golden Fleet)’ 구상의 핵심 축이다. 황금 함대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장착한 대형 구축함과 이를 보조할 소형 호위함들로 해군력을 재편하려는 전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함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한화가 미국 필라델피아 해군 조선소에 50억 달러(약 7조 4183억 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화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필리 조선소를 거점으로 미국 내 현지 건조 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필리 조선소는 ‘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 아래 한미 조선 협력의 전초 기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8조 원 규모 KDDX ‘경쟁 입찰’ 전환과 2.6조 규모 해상풍력 수주까지

국내 방산 시장에서도 한화오션에 유리한 판이 깔렸다. 방위사업청은 22일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의 상세 설계 및 선도함 건조 업체 선정 방식을 ‘지명 경쟁 입찰’로 최종 의결했다. KDDX 사업은 2036년까지 약 7조 8000억 원을 투입해 국내 최초의 독자적 이지스 구축함을 건조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그동안 기본 설계를 수행한 기업과 수의 계약을 맺는 것이 관례였으나, 기본 설계를 수행했던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군사 기밀 유출 사건이 변수가 됐다. 과거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개념 설계 자료를 불법 취득한 혐의를 받으면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고, 결국 경쟁 입찰로 결정된 것이다. 이에 따라 개념 설계를 수행했던 한화오션은 경쟁 입찰을 통해 사업을 따낼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한화오션의 성장세는 방산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한화오션은 22일 전남 신안군 우이도 남동측 해역에 조성되는 390MW 규모의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의 EPC(설계·조달·시공) 도급 계약을 체결하며 친환경 에너지 시장에서도 대규모 성과를 냈다. 전체 계약 금액 2조 6400억 원 중 한화오션의 지분은 약 1조 9716억 원에 달한다.

한화오션은 이번 사업을 위해 국내 최초로 15MW급 대형 터빈 설치가 가능한 ‘WTIV(풍력발전기 설치선)’를 직접 건조해 투입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11월 신설한 ‘에너지플랜트사업부’를 통해 글로벌 탄소 중립 기조에 맞춰 해상풍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다.

한화오션 에너지플랜트사업부장 필립 레비 사장은 “신안우이 해상풍력 EPC 도급 계약은 한화오션이 조선·해양을 넘어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설계부터 시공·설치, 운영까지 아우르는 EPCIO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 활성화와 탄소 중립 실현에 실질적으로 기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화오션은 ‘트리플 호재’에 힘입어 주가가 급상승 중이다. 23일 13시 6분 기준 주가는 12만 1900원을 기록하며 전일 대비 1만 2200원(11.1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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