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상속세로 인해 2400명의 고액 자산가가 국외로 순유출 됐다는 통계를 인용한 대한상공회의소의 연구에 대해, 임광현 국세청장이 “최근 3년간 자산이 10억 원 이상인 해외 이주자는 평균 139명”이라며 반박 자료를 내놨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상속세 때문에 백만장자 2400명 탈한국?? 팩트체크 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국세청 통계를 기반으로 한 반박 자료를 공개했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2022~2024년)간 한국인의 평균 해외 이주 신고 인원은 2904명이었으며, 이 중 자산 10억 원 이상인 인원은 연평균 139명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2022년 102명, 2023년 139명, 2024년 175명으로, 대한상의가 제시한 2400명과는 차이가 컸다. 또한 1인당 보유 재산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각각 97억원, 54.6억원, 46.5억원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임 국세청장은 자산가들이 상속세 부담을 피해 이민을 선택한다는 주장도 통계적으로 근거가 약하다고 반박했다. 최근 3년 평균 해외 이주자 중 상속세가 없는 국가로 떠난 비율을 분석한 결과, 전체 이주자는 39%가 상속세가 없는 국가를 선택했으나, 10억 원 이상 자산가는 그보다 적은 25%만이 상속세 없는 국가로 이동했다.
자산 규모별로 보면 10억~50억 원 구간은 24%, 50억~100억 원 구간은 21%만이 상속세가 없는 나라로 향했다. 100억 원 이상의 초고액 자산가도 36%로, 다수의 자산가가 상속세가 존재하는 국가로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 국세청장은 “재산이 많다고 해서 상속세가 없는 국가로 이주하는 경향성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향후에도 국세청은 다양한 정보를 분석하여 국민들께 적시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고 국내 재산을 편법으로 유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검증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선 3일 대한상의는 ‘상속세수 전망분석 및 납부 방식 다양화 연구’에서 상속세의 영향으로 대한민국 고액 자산가 중 2400명이 해외로 이주했으며,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숫자라는 내용을 발표했다. 영국 이민 컨설팅 업체 헨리앤드파트너스(Henley & Partners)의 ‘헨리 고액 자산가 이주 보고서 2025’를 인용한 해당 통계는 통계적 신뢰도가 없으며 데이터 조작이 의심되는 마케팅 자료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논란이 됐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사익 도모와 정부 정책 공격을 위해 가짜뉴스를 생산해 유포하는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면서 “더구나 법률에 의한 공식 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런 짓을 공개적으로 벌인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의 경고 이후 대한상의는 당일 “고액자산가 유출 관련 외부 통계를 충분한 검증없이 인용해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향후 이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엄중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자료 작성 시 사실관계 및 통계의 정확성 등에 대해 충실히 검증하도록 하고, 이를 객관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내부 시스템을 보강하는 등 더욱 유의하겠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대한상의의 사과에도 정부는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정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러한 행위를 한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으며 그 책임은 매우 무겁다”며 “산업통상부는 해당 보도자료의 작성 및 배포 경위, 사실관계 전반에 대해 즉각 감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호 기자
goldmin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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