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삼성전자 노사가 2026년 임금교섭에서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을 선언했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2월 19일 교섭 결렬을 공식화하며, 2월 20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조정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쟁의권 확보까지 단계적으로 나아가겠다는 방침도 함께 내놨다.
#교섭은 임금이 아니라 ‘성과급 공식’에서 멈췄다
이번 결렬의 본질은 ‘기본급 몇 %’ 같은 전통적 임금 협상과 결이 다르다. 핵심 쟁점은 초과이익성과급(OPI) 산정·배분 방식, 즉 경영지표를 어떤 공식으로 성과급으로 바꿔 구성원에게 나눌 것인가에 가까웠다. 노조는 OPI와 관련해 △OPI 발생 구간(산정 기간)을 3년 치로 고정 △OPI 50% 기준을 초과하는 성과는 글로벌 경쟁사 수준 이상의 보상 보장 △초과 성과 이익 공유 비중을 ‘부문 50%+사업부 50%’로 정하자는 요구를 내세웠다. 반면 회사는 OPI 발생 영업이익을 연초에 공지하고 0~50% 구간을 10% 단위로 세분화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안, DS(반도체) 부문 성과와 연동한 추가 보상(전액 주식 지급) 제안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구도가 의미하는 바는 단순하다. 교섭 테이블이 ‘임금 인상’을 넘어 ‘성과급 산식(공식)과 성과 배분 규칙(룰)’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OPI는 경제적 부가가치(EVA)를 재원으로 하고,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될 수 있는 구조로 알려져 있어, 기준이 조금만 달라져도 체감 격차가 급격히 커진다.
#조정 국면의 관전 포인트는 ‘파업’보다 ‘투명성·예측 가능성’
중노위 조정으로 넘어가면 쟁점은 더 선명해진다. 회사는 ‘예측 가능성’을, 노조는 ‘검증 가능한 산식과 공정한 배분’을 요구하는 형태로 읽힌다. 특히 노조가 문제 삼는 지점은 OPI가 단순 보너스가 아니라, 성과를 구성원에게 환원하는 내부 규칙이라는 점이다. 같은 ‘성과급’이라도 어떤 기업은 임금 성격이 강하고, 어떤 기업은 이익분배 성격이 강한데, 이 설계 차이가 제도 논쟁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서 조정 실패가 곧바로 생산 차질로 직결된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다만 노조가 조정 불발 시 쟁의권 확보를 시사한 만큼, 부분 파업·준법투쟁 같은 단계적 압박 카드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시장이 체크할 지점이다. 삼성전자 DS(반도체)처럼 라인 가동률과 납기 신뢰가 경쟁력인 사업에선, 전면 중단이 아니더라도 특정 공정·지원 기능에서 변동성이 생기면 ‘지연 리스크’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비교 프레임도 노조가 원하는 방향으로 강화될 공산이 크다. 경쟁사들은 성과급을 영업이익 등과 연동하는 방식으로 조정해 온 사례가 있고(예: SK하이닉스가 초과이익배분금 기준을 영업이익 연동으로 바꾼 합의 사례), 이런 전례는 “삼성도 더 단순하고 투명한 룰로 가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재소환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번 삼성전자 임금교섭 결렬은 ‘노사 갈등’이라는 프레임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성과급(OPI)이 커질수록, 그 성과급을 만드는 경영지표·산식·배분 룰은 사실상 ‘제2의 임금체계’가 된다. 중노위 조정 국면에서 진짜 싸움은 파업 여부가 아니라, 그 룰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설계하고 공개·검증할 것인지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우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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