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정치권 일각에서 부산광역시의 엑스포 유치 재도전 가능성을 시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엑스포와 같은 대형 국제 행사를 개최할 때는 시설 사후 활용이 주요 사안으로 꼽힌다. 부산이 추후 엑스포 유치에 재도전하더라도 사후 활용 방안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당장 2012년 여수 엑스포 당시 조성한 시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비즈한국은 여수세계박람회장을 직접 방문해 현황을 살펴봤다.
2012여수엑스포 종료 후 상당수 전시장은 철거됐지만 국제관, 스카이타워 등 일부 시설은 엑스포해양공원으로 재개장됐다. 여수세계박람회장은 국제관, 한국관, 주제관, 엑스포컨벤션센터 등의 건물과 빅오, 스카이타워, 아쿠아플라넷 여수 등의 시설로 구성돼 있다.
여수세계박람회장은 2012여수세계박람회재단이 소유·운영하다가 2023년 소유권이 여수광양항만공사로 넘어갔다. 현재 여수광양항만공사 자회사인 여수엑스포관리(주)가 여수세계박람회장 위탁 운영을 맡고 있다. 그러나 현재도 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 활용이 제대로 안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가장 큰 건물은 국제관으로, 연면적은 13만 2635㎡(약 4만 평)에 달한다. 코엑스의 세 배 규모다. 문제는 국제관 내부 상당 부분이 공실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비즈한국은 5월 14일 여수세계박람회장을 직접 방문해 상황을 살펴봤다. 화려한 외관과 달리 내부에는 빈 공간이 적지 않았다.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일반 관광객이 방문할 만한 공간은 식당이나 카페, 박물관 정도다. 식당이나 카페는 대부분 국제관 1층에 있다. 1층은 외부와 문이 연결돼 관광객이 쉽게 진입할 수 있다. 그러나 1층에도 공실이 상당히 많았다. 주변 상인들에 따르면 국제관 1층 일부 공간은 수년째 공실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관 다른 한쪽에는 웨딩홀이 운영되고 있다. 웨딩홀인 만큼 하객을 위한 식사 공간도 넓게 마련돼 있었다. 하지만 평일이어서인지 웨딩홀을 찾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식사 공간은 면적이 넓어 평일에 고급 식당 등으로 활용할 수 있어 보였다. 그러나 식사 공간은 불이 꺼진 채 영업을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2~3층에는 여수광양항만공사, 여수엑스포관리(주), 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 등이 입주해 있다. 여러 공공기관과 시설이 들어서 있지만 2~3층에도 적지 않은 공간이 공실이거나 창고로 활용되고 있다. 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가 상당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데, 여수세계섬박람회가 종료되면 이 공간은 다시 활용처를 찾아야 한다.
국제관 건물 시설도 제대로 관리되고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국제관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는 작동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아예 펜스로 막혀 있었다. 일부 안내판은 녹이 슬거나 찢어져 있었다. 심지어 문이 부서지거나 바닥에 유리 파편이 흩어져 있기도 했다.
여수세계박람회장 주제관 역시 뚜렷한 활용처를 찾지 못한 상태다. 주제관은 통제구역으로 지정돼 일반인의 출입이 불가능했다. 그나마 한국관은 2012여수세계박람회 기념관, 소회의실 등으로 쓰이고 있고, 엑스포컨벤션센터는 행사 대관 등의 용도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컨벤션센터 행사가 매일 열리는 것은 아니어서 이 역시 충분히 활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수광양항만공사가 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 활용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2024년 3월 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활용 마스터플랜 용역을 발주했다. 2025년 4월에는 중간보고회를 열었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중간보고회를 개최하면서 “(용역은) 2024년 6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18개월간 진행할 예정”이라며 “2030년, 2035년, 2040년을 기준으로 단계별 종합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타당성 분석을 통해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사후 활용 계획을 도출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수시와 시민단체들이 용역 중단을 요구하면서 사후 활용 계획 수립 절차도 지연됐다. 여수시는 지난해 5월 시민단체와 여수세계박람회장 관련 의견 수렴을 위해 간담회를 열었는데, 당시 시민단체들은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 시작 11개월이 지났음에도 상호 연계가 부족한 시설계획으로 실현 가능성이 작고, 완공 후 운영에도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여수시 관계자도 “마스터플랜에 여수시민의 염원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시민단체 의견에 힘을 실어줬다.
여수광양항만공사 관계자는 여수세계박람회장 마스터플랜과 관련해 “지역사회 및 지자체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보완하는 단계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여수세계박람회장은 상당한 공간이 빈 데다 운영상 문제도 있지만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단기간에 문제 해결은 어려운 상황이다. 부산광역시도 추후 엑스포를 개최하게 되면 사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부산광역시는 2030 엑스포 추진 당시 사후 활용 방안으로 엑스포홀을 MICE 시설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상업, 관광시설 등을 도입하고 신해양산업을 유치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부산광역시가 대한민국 제2의 도시라는 점에서 여수세계박람회장보다는 사후활용에 유리하다. 그럼에도 상업 시설이 엑스포홀에 원활히 입주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부산광역시가 2040년 엑스포 유치를 추진할 경우 2030 엑스포 개최 희망지였던 북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유치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나마 북항은 부산역과도 가깝고, 부산광역시 중심에 자리하지만 다른 지역에서 엑스포를 개최하면 상업 시설 유치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명확한 사후 활용 방안을 제시하지 못해 엑스포 개최 후 시설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면 그 부담은 국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여수=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
OKX·한투 코인원 인수설에 업계 촉각…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판 흔들리나
·
사상 5번째 긴급조정권 가능성…삼성 이재용 "우리는 한 몸" 노사 대치 돌파구 열까
·
하나금융, 두나무에 1조 원 투자…'금가분리' 변화 신호탄 되나
·
[엑스포 재도전 가능할까] 북항이냐 맥도냐…개최지 선택이 첫 관문
·
[엑스포 재도전 가능할까] 부산·경남·전남 '공동개최', 지방선거에 달렸다
·
[엑스포 재도전 가능할까] 예산 집행 내역도 '깜깜'…이러고도 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