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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라임 펀드' 민사 2심도 투자자 1명만 승소

나머지 청구는 기각, 1심 이어 2심도 원심 유지…불완전판매 손해 발생 시점 앞당겨 배상액 확대

2026.05.27(Wed) 15:11:04

[비즈한국] 라임자산운용 펀드(라임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한 대신증권 민사소송 2심에서도 투자자가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투자자 1명에 대한 손해배상은 인정했으나 투자자들의 계약 취소 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투자자들은 사기적 부정거래에도 계약 취소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고위험 상품 투자자의 보호가 불가능하다는 ‘나쁜 선례’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대신증권이 라임 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민사소송 2심에서도 일부 배상 책임을 인정받았다. 사진=이종현 기자

 

5월 15일 서울고등법원 제18-2민사부는 대신증권 투자자 3명(원고)과 대신증권(피고) 간의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원심을 유지하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대신증권이 투자자 A 씨에게만 약 2억 6725만 원과 이자를 배상할 것을 주문하고, 계약 취소를 통한 원상회복 등 나머지 투자자의 청구는 기각했다.

 

소송은 2022년 10월 처음 제기됐으며 1심 결과가 나오기까지 3년 가까이 걸렸다(관련 기사 대신증권 '라임 사태' 3년 만에 민사 1심 판결…손해배상 인정, 계약 취소는 기각). 대신증권과 투자자 양측 모두 2025년 9월 항소했고, 지난 3월 한 차례 ​변론 기일이 열린 후 2개월 만에 선고 결과가 나왔다.

 

1심에서는 투자자 23명이 원고로 나섰지만 이 중 투자자 A 씨를 제외한 22명의 청구는 모두 기각됐다. 재판부는 금융분쟁조정위원회가 결정한 배상 절차에 참여하지 않았던 A 씨에 대한 배상만 인정했다. 이에 2심에서는 투자자 가운데 A 씨를 포함한 3명만 참여해 계약 취소와 전면 배상을 청구했으나, 이번에도 A 씨의 배상만 인정됐다. 다만 2심 재판부가 불완전판매로 인한 손해 발생 시점을 2020년 9월로 앞당겨 산정하면서 A 씨의 배상 규모가 확대됐다.

 

라임 사태란 라임자산운용이 설정·운용하던 펀드가 2019년 환매 중단되면서 1조 원 넘는 피해가 발생한 사건이다. 대신증권은 펀드 주요 판매사 중 하나로, 대신증권이 판매한 라임 펀드 대부분은 반포WM센터에서 판매됐다.

 

펀드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음에도 거짓 설명이 기재된 자료로 불완전판매를 한 장 아무개 전 반포WM센터장은 사기적 부정거래 및 부당권유로 인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벌금 2억 원과 징역 2년형을 받았다. 대신증권은 위반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주의·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이 인정돼 벌금 1억 원을 부과받았다.

 

라임 펀드 투자자들은 사기적 부정거래가 인정됐음에도 계약 취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판결에 반발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투자자들은 2심 판결도 계약 취소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부당한 결과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앞서 1심 법원은 △투자 제안서에 상품 손실에 관한 설명이 포함된 점 △펀드 가입 신청서에 투자 제안서와 약관을 교부받았다고 표시된 점 △가입 과정에서 상품의 투자위험, 원금 손실 가능성 등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고 표시된 점 △장 전 센터장이 유죄를 받은 자본시장법 위반죄(사기적 부정거래)는 민·형사상 ‘기망’과는 다르다는 점 등을 이유로 계약 취소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투자자 측은 ​ “​받은 자료가 어떤 자료인지 따지지 않은 판결”​이라고 반박했다.

 

정구집 대신증권 라임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장 전 센터장이 사기적 부정거래와 불완전판매로 유죄를 받았고 이에 관해 대신증권의 책임이 인정되지 않았나. 법률상 공백이 있거나 증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 형사 재판에서 거짓 자료를 배포하고 상품 가입을 권유했다는 내용이 나왔는데도 계약 취소를 인정하지 않는 점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향후 사기적 부정거래로 인한 상품 판매가 발생해도 계약 취소는 불가능하다는 나쁜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사기적 부정거래에 유죄 판결이 나왔는데도 투자자에게 책임을 지우면 앞으로 국내 금융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어떻게 믿고 가입하나”라며 “정부가 만든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를 향한 관심이 높은데, 이 상품도 사실 고위험 상품이다. 지금도 금융시장에 크고 작은 문제가 있는 상품이 계속 나오는데, 이번 판결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상품의 가입자가 보호받지 못한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신증권은 라임 사태 민사 소송의 2심 결과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양측 모두 상고 여부에 대해서도 확답하지 않은 상태다. 투자자 측은 계약 취소를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에서 상고를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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