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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해외거점 통합 본격화, 핵심은 수보다 실효성

7개 도시 선정했지만 지역별 기능 제한·기관 참여 부족 한계 드러나

2026.06.26(Fri) 11:25:25

[비즈한국] 정부가 해외 각국에 흩어져 있는 공공기관 해외사무소를 한 곳으로 묶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베트남 하노이, 케냐 나이로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벨기에 브뤼셀 등 5개 도시를 우선 통합 거점 도시로 지정한 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 베이징과 세네갈 다카르를 추가로 선정했다. 이러한 공공기관 해외사무소 통합은 그동안 해외사무소가 흩어져 있어 현지 진출을 추진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공공기관 해외사무소가 이러한 통합에서 빠져 있거나, 해외사무소가 많은 일부 지역이 선정되지 않은 점이 문제로 꼽힌다. 또 이러한 통합 거점 설립에 정부가 각각의 목표 사업을 두고 있어 이러한 목적과 다른 사업을 하려는 기업들이 도움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해외 공공기관 사무소를 통합하는 ‘K-마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주요 거점 누락과 지원 기능 제한으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다. 이미지=생성형 AI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공기업 지방 이전 준비를 하고 있고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최대한 이전할 것”이라면서도 “분산을 시켜 놓으니까 집중 효과가 떨어진다. 이번에는 몰아서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성격이 같은 공기업들은 한 지역에 모으겠다는 의미다. 이러한 이재명 정부의 공공기관 통폐합은 국내에서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세계 각국에 나가 있는 공공기관 해외사무소를 한 곳에 모으는 ‘K-마루’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공공기관은 수출지원, 개발협력, 금융지원 등 다양한 정책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해외에 법인, 지점, 사무소 등을 설치·운영 중이다. 해외사무소는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국제협력 사업 수행, 현지 정보수집 등 정책 집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각종 ‘K 열풍’ 속에 공공기관 해외사무소가 난립하면서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우리 기업들이 도움을 받으려다 오히려 여러 곳에 분산된 해외사무소를 찾아 돌아다녀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정부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해외무역관의 여유 공간에 다른 공공기관이 공동 입주하는 방식의 협업 플랫폼인 K-마루 정책을 도입했다. 정부는 지난 2월 LA와 하노이, 나이로비, 두바이, 브뤼셀 등 5개 도시를 1차 선도지역으로 지정한 데 이어 5월에는 베이징과 다카르를 추가 지역으로 선정했다.

 

그런데 이러한 K-마루가 지역별로 지원하는 사업이 정해져 있어 다른 사업 목적을 가진 기업들은 도움을 받으려면 과거와 같이 여러 사무소를 돌아다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LA의 K-마루는 KOTRA 무역관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입주해 K-푸드와 소비재에 맞춘 지원 체계를 만든다. 하노이 K-마루의 경우 KOTRA 무역관에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입주해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금융·마케팅 원스톱 체계를 구축한다. 나이로비 K-마루는 KOTRA 무역관에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가 들어가 도시화 수요에 맞춘 인프라 프로젝트 진출을 지원한다. 두바이와 브뤼셀 K-마루는 KOTRA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입주해 각각 유럽과 중동의 기술인증을 받는 것을 지원하게 된다. 5개 K-마루를 통해 모두 7개 공공기관 간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LA에 총 11개, 하노이에 26개, 두바이에 10개 공공기관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게 많은 공공기관이 합류한 것은 아닌 셈이다. 결국 K-마루 설립 목적과 다른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체의 경우 여전히 여러 공공기관 해외사무소를 돌아다녀야 하는 셈이다. 나이로비나 브뤼셀의 경우 공공기관이 많이 진출한 지역이 아니라는 점에서 K-마루로 적합한 지역이냐는 의문도 나온다.

 

현재 공공기관들은 113개국, 218개 도시에 715개의 해외사무소를 두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29개 기관의 사무소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고, 하노이(26개), 베이징(23개)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해외사무소가 가장 많은 자카르타는 K-마루에서 빠진 셈이다. 베이징에서 멀리 떨어진 상하이(13개)나 하노이와 거리가 있는 호치민(12개)도 많은 공공기관 해외사무소를 두고 있다. 유럽의 경우 프랑스 파리(11개), 폴란드 바르샤바(10개), 영국 런던(10개) 등에 공공기관 해외사무소가 몰려 있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의 진출을 돕기 위해서는 이 지역의 해외사무소 통합 진행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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