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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상폐' 대동전자 주총서 터진 소액주주 울분 "4년 동안 뭘 했나"

홍콩 관계사 거래 불투명에 풋옵션 부채까지…경영진 '해명'에 주주들 '부글부글'

2026.06.25(Thu) 16:39:25

[비즈한국] “회사가 성장하는 데 대주주 자본만 들어갔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주주의 가치를 폄하하는 것 아닙니까?”

 

25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대동전자 본사에서 열린 제54기 정기주총 현장은 정리매매와 상장폐지 절차를 거치며 막대한 손실을 떠안은 소액주주들의 분노가 주총장을 가득 채웠다. 4년 연속 감사의견 한정을 방치하며 상장사를 비상장사로 전락시킨 경영진을 향해, 주총장을 찾은 10여 명의 주주들은 날 선 질타를 쏟아냈다.

 

대동전자 제54기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하려는 주주들이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 사진=최영찬 기자


이날 주총의 화두는 단연 ‘감사의견 한정’ 사유였다. 대동전자는 2023년부터 홍콩에 위치한 관계사 ZEGNA DAIDONG LTD와의 거래 및 관계에 대한 불투명성을 이유로 감사의견 한정 의견을 받아왔다. 이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했고, 대동전자는 올 3월 30일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됐다.

 

이날 주총 현장에서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동전자는 기존 사유에 더해 홍콩 관계사인 ‘​ZEGNA DAIDONG LTD’​의 풋옵션 관련 부채 평가보고서 미제출이라는 새로운 한정 사유가 추가 기재돼 주주들과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이경식 대동전자 감사위원회 감사위원장은 이에 대해 “지정 회계감사법인으로부터 자료를 제시해달라는 요청을 받지 못했다”면서 “사전에 타당한 설명이나 구체적인 자료 요청이 있었다면 충분히 제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7월 초 회계법인 측을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관우 대동전자 대표가 소액주주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최영찬 기자


한 소액주주는 “ZEGNA DAIDONG LTD의 최대주주와 대동전자의 최대주주가 동일인물 아니냐”며 “그런데 4년 동안 자료 하나 제대로 못 챙겨서 한정 사유를 못 풀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이관우 대동전자 대표는 “중국과 홍콩 간 거래 특수성 때문에 파악이 어렵다”며 “회계법인과 협의하고 자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감사 기한 내에 대응할 물리적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어려움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사실상 같은 사람이 지배하는 자회사의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는 것은 핑계이며, 단순한 말장난에 불과하다”면서 “너무 안일하게 대응한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장폐지를 앞두고 최대주주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의 적정성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회사는 소액주주 보호를 명목으로 지난 4월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주당 1만 5040원에 주식을 장외매수 했다. 이 기간 소액주주가 보유한 대상 주식 65만 3714주 중 30만 1334주가 계약을 체결했다. 소액주주들은 회사가 보유한 부동산 등 순자산가치를 감안할 때 매수 가격이 지나치게 낮았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이관우 대표는 “시장 거래가를 토대로 이사회 논의를 거쳐 최대주주 재량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깊은 허탈감을 드러낸 또 다른 주주는 “대동전자가 50년 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대주주뿐만 아니라, 긴 시간 동안 회사를 믿고 기다려준 수많은 주주들의 자본이 투입되었기 때문이다”면서 “소액주주들이 함께 만든 회사의 가치를 단순히 공개매수 가격이라는 숫자로 폄하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깜깜이 투표’라는 촌극도 발생했다. 부의안건인 ‘이익잉여금 처분계산서 승인’과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건과 관련해 주주들에게 제공되어야 할 기본적인 자료가 투표 직전까지 배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주주들은 소액주주들만의 힘으로 결과를 바꿀 수 없다는 현실을 자조하며 투표를 포기하고 주총장을 빠져나갔다.

 

이관우 대동전자 대표가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영찬 기자


대동전자는 TV 베젤 금형 사업을 하는 기업으로, 오랜 기간 소니와 파이오니어 등 글로벌 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성장해왔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고객사들이 생산 효율화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생산 기지를 중국 등 현지 업체로 대거 이전하면서 실적이 악화했다. 2025년 4월 1일부터 2026년 3월 31일까지 연결기준 매출은 183억 원으로 전년 동기(301억 원) 대비 39.2%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0억 원으로 84.7% 급감했다.

 

국내사업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매출(46억 원)은 전년 동기(87억 원)와 비교해 거의 반토막났으며 영업손실 규모는 39억 원으로 21억 원(114%) 늘었다. 4층 규모 공장은 1층 일부 구역만 가동 중인 상태다. 직원 수도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43명, 12월 말 40명에 이어 올 3월 말 34명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등기임원 5명에 대한 실제 지급 보수 총액은 13억 원으로 전년 동기 7억 7000만 원 대비 68%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 5월부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어 세금 추징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소액주주는 “국내 매출이 40%가량 급감하고 지속적으로 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직원들마저 감축하고 있는데, 정작 경영진은 고통 분담은커녕 거액의 돈을 챙겨간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경영진도 어려움에 동참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퇴임한 전임 대표이사가 직을 수행한 기간의 노고를 고려해 지급된 10억 원 규모의 특별 상여금 등 일회성 비용이 포함된 것으로 내부 계산 근거를 바탕으로 이사회 결의를 거쳐 적법한 이사 보수 한도 내에서 지급된 것”이라며 “​​이 비용은 매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주주총회 말미까지 사측과 소액주주 간의 평행선은 결국 좁혀지지 않았다. 소액주주들은 경영진의 해명에 실망감과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 주주는 현장을 나서며 “세간에 떠도는 기사와 제기된 여러 의혹들에 대해 명쾌한 해명을 듣고 싶어 주총장을 찾았는데, 사측이 변명으로만 일관해 결국 제기된 의혹을 하나도 풀지 못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려야 해 너무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무력감을 토로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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