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티빙이 최근 별도로 문을 연 SNS 채널 ‘빙틈’이 개설 3주 만에 멈춰섰다. 관련 상표까지 출원하며 공식 계정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용자 접점을 넓히려던 시도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맞물리며 주춤하는 모양새다.
#콘텐츠를 밈 형태로 재가공해 이용자 반응 유도
티빙이 SNS 채널 다각화에 나선 가운데 관련 브랜드 권리 확보에도 착수했다. 지난달 새로운 SNS 채널 ‘빙틈’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 같은 이름의 상표를 출원하고 브랜드 육성에 나서면서다. 특허청에 따르면 티빙은 이달 빙틈의 국·영문 상표 6건을 광고·마케팅, 콘텐츠 전송,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걸쳐 출원했다.
빙틈은 티빙이 지난달 11일 인스타그램 ‘부계정’ 콘셉트로 개설한 계정이다. ‘빽빽한 삶에 빈 틈을 준다’는 채널 성격을 자사 브랜드명에 접목한 것으로, 지난달 tvN에서 동시 방영돼 지난 16일 종영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취사병 전설이 되다’ 등을 숏폼 밈으로 재가공해 초반 반응을 모았다.
기존 공식 채널이 신작 공개 일정이나 예고편, 주요 장면 클립 등 콘텐츠 홍보에 초점을 맞췄다면 빙틈은 이용자 참여형 콘텐츠에 무게를 뒀다. 작품 속 장면이나 출연진을 ‘밈(meme)’ 형태로 재가공하거나 여러 콘텐츠를 한데 묶어 이용자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30일 ‘세계 감자의 날’ 이벤트로 자사 작품 캐릭터를 감자에 비유한 투표 콘텐츠는 좋아요 2만 개, 댓글 230여 개를 기록했다.
빙틈의 등장은 최근 콘텐츠 업계의 SNS 운영 방식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영상 콘텐츠가 원본뿐 아니라 숏폼과 밈 형태로 재확산되며 소비되는 흐름 속에서 플랫폼이 직접 이용자 참여형 콘텐츠 생산에 나선 사례로 볼 수 있다. 이용자들의 자발적 2차 창작에만 기대기보다 플랫폼 스스로 콘텐츠 재가공과 확산을 주도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다.
OTT 사업자들의 공식 SNS 채널은 신작과 인기작의 프로모션 창구 역할을 해왔다. 현재 티빙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역시 오리지널 시리즈 ‘샤먼: 미신전’, ‘코미디 숏리그’ 등 신작 홍보 영상과 화제가 된 드라마·예능 장면을 짧게 편집한 숏폼 콘텐츠를 주로 게시하고 있다. 넷플릭스코리아 등 다른 OTT 사업자들도 유사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티빙 관계자는 “공식 계정이 정보 전달 중심의 역할을 수행한다면, 빙틈은 콘텐츠를 일상적인 소재와 트렌드에 접목해 보다 유연한 방식으로 소개하는 채널”이라고 설명했다.
상표 출원 역시 이 같은 채널 운영을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하나의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SNS 채널 운영부터 콘텐츠 유통·프로모션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권리 범위를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브랜드 육성 나섰지만…정보 유출 후폭풍 계속
다만 티빙의 새 마케팅 전략은 예상치 못한 변수와 맞닥뜨렸다. 티빙이 회원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공지한 6월 3일 이후 빙틈의 게시물 업로드도 중단됐다. 당시 함께 운영이 멈췄던 공식 계정과 스포츠 채널은 8일 만인 지난 10일 운영이 재개된 상태다. 반면 빙틈은 25일 오전 10시 기준 게시물 20개, 팔로워 880명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신규 채널이 정체성을 구축해가야 할 초반에 장기간 공백이 생긴 셈이다. 빙틈이 이용자 참여와 반응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성격의 채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채널 확장 흐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티빙이 관련 권리 확보에 나서는 등 장기 운영 구상을 드러낸 만큼 향후 운영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티빙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파장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 규모는 1953만 명으로, 국내 주요 정보 유출 사건 가운데 쿠팡(약 3756만 명), 싸이월드·네이트(약 3500만 명), SK텔레콤(약 2324만 명)에 이어 역대 네 번째 규모다. 티빙은 지난 5월 30일 시스템 이상 징후를 인지한 뒤 6월 2일 회원 정보의 외부 유출 정황을 확인했고, 다음 날인 3일 이를 공식 공지했다.
유출 정보에는 이름과 연락처, 이메일, 비밀번호, 환불 계좌번호뿐 아니라 CI(연계정보)와 DI(중복가입확인정보)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결합·제휴 계정으로 티빙에 가입한 이용자와 휴면 회원 정보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용자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손해배상 소송에 착수한 상태다.
티빙 관계자는 “빙틈은 이용자 반응을 토대로 채널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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