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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의 JD파워 쾌거에 숨은 ‘꼼수’

브랜드 순위 과대포장…차종별 순위는 부끄러운 수준

2017.02.28(Tue) 16:25:57

[비즈한국] 지난 22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Power)가 발표한 ‘2017 내구품질조사(VDS·Vehicle Dpendability Study)’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6월 신차만족도에서도 역대 최고성적을 거두며 초기품질에서 인정받은 데 이어 내구품질에서도 쾌거를 이룬 것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의 2017 내구품질조사에서 현대·​기아차가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속내를 뜯어보면 쾌거라고만 할 수 없어 보인다. 사진=제이디파워


그러나 제이디파워의 자료를 꼼꼼하게 따져보면 현대·기아차가 자사 보도자료를 통해 밝히지 않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높은 벽을 실감할 수 있다. 제이디파워의 내구품질조사는 브랜드(nameplate)와 차종(segment)으로 나뉜다. ‘렉서스’와 ‘도요타’처럼 제조사가 동일해도 별도 브랜드로 간주한다. 차종은 총 18개 세그먼트별로 ‘톱 3’ 차량을 발표한다. 

 

# 일반 브랜드 3위? 제이디파워에는 ​‘일반 브랜드’ ​순위가 없다

 

현대·기아차는 자체적으로 ‘일반 브랜드’ 부문을 별도로 집계했다. 상위에 자리한 렉서스, 포르쉐, 메르세데스-벤츠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간주해 이들을 제외했다. 이렇게 일반 브랜드만을 따지만 현대차는 도요타, 뷰익에 이은 3위다. 기아차는 6위다. 그러나 전체 브랜드로 집계하면 현대차는 6위, 기아차는 11위다. 

 

제이디파워는 일반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를 나눠 순위를 집계하지 않는다. ‘일반 브랜드’ ​순위는 현대·​기아차가 자사의 순위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만든 카테고리다. 사진=제이디파워


제이디파워는 일반 브랜드 순위를 별도로 집계하지는 않는다. 일반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를 나누게 되면, 차종별 순위도 일반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로 나눠서 발표해야 하는데, 제이디파워는 그렇게까지 하지 않는다. 현대·기아차는 제이디파워가 만들지 않은 별도의 카테고리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자사 성적을 돋보이게 만든 셈이다.

 

# 도요타는 금메달 10개, 은메달 2개…현대차는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

 

차종별 순위를 보면 현대·기아차의 위치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도요타는 ‘렉서스’와 ‘도요타’를 합쳐 전체 18개 세그먼트 중 10개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올림픽으로 따지면 금메달 싹쓸이다. 부문별 2위에 오른 두 차종이 더 있으므로 메달권에 이름을 올린 것만 12개 차종이다.

 

차종별 순위에서 도요타는 18개 종목에서 금메달 10개, 은메달 2개를 땄다. 현대·​기아차는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에 그쳤다. 사진=한국도요타자동차


현대·기아차는 세그먼트별 순위에 쏘나타, K7, 투싼, 쏘울 등 자사 차량 4개가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세그먼트별 1위에 오른 차종은 없고 톱3 안에 든 차종이 4개라는 뜻이다. 한국에서 존재감이 별로 없는 도요타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높은 벽임을 실감할 수 있다. 

 

각 차종은 △전반적 신뢰도 △파워트레인 신뢰도 △보디 및 인테리어 신뢰도 △피처 및 액세서리 신뢰도, 4개 영역에서 평가된다. 중형차(midsize car) 부문을 살펴보면 1위를 받은 도요타 캠리는 4개 영역에서 모두 5점 만점을 받았다. 쉐보레 말리부와 공동 2위에 오른 현대차 쏘나타는 파워트레인 신뢰도에서 3점, 나머지 영역에서 4점을 받았다. 

 

신차를 평가하는 신차만족도와 달리 내구품질조사는 구매한 지 3년 이상 된 2014년형 차량의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순위에 오른 현대·기아차의 쏘나타(YF), K7(VG), 투싼(ix), 쏘울(PS)은 현재 판매되는 차종이 아닌 한 세대 전 모델들이다. 

 

현대차 쏘나타(LF) 신형 모델이 2014년 출시된 이후 현대·기아차의 라인업이 대거 신형으로 교체됐으므로 내년부터는 현대·기아차의 차종별 순위를 기대해 볼 여지는 남아 있다. 그러나 경쟁자들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기 때문에 성적을 장담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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