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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 공개 ‘LG페이’, 삼성페이와 뭐가 다를까

다이나믹스와 협력 통해 특허문제 우회…반응속도·보안이 승부처

2017.03.22(Wed) 17:42:45

[비즈한국] 삼성전자가 인수한 스타트업 중 가장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기업은 ‘루프페이’다. 루프페이가 보유한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기술은 ‘갤럭시S6’​에 최초로 탑재돼 ‘삼성페이’라는 훌륭한 모바일 결제 기능으로 재탄생했다. 스마트폰에서 자기장을 일으켜 기존 카드 단말기에 마그네틱 정보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폭넓은 호환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에 질세라 LG전자도 이와 유사한 모바일 결제 기능 도입을 발표했다. 이름마저도 비슷한 ‘LG페이’다. 지난 2015년 최초 발표됐지만 실제 윤곽이 드러난 것은 지난 2월 공개된 LG ‘G6’ 발표부터다. 그 사이 방식 자체가 아예 바뀌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 심지어 LG G6가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는 즉각 이루어지지 않아 그 배경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기능 자체는 이미 G6에 탑재됐지만, 특허 문제 및 금융사와 협력 등을 이유로 업데이트를 통해 차후 서비스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LG전자가 마침내 최신 스마트폰 G6에 탑재된 모바일 결제 시스템 LG페이의 서비스 세부 계획 및 일정을 공개했다.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결제 솔루션 기업인 다이나믹스(Dynamics Inc.)사와 협력을 통해 오는 6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것. 또 이를 위해 철저한 필드 테스트를 거친 다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며, 이미 국내 8개 신용카드사와 협의 중이고 이미 7개 사가 서비스 참여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 다이나믹스는 어떤 회사

LG전자와 협력 계약을 체결한 다이나믹스사는 지난 2007년 설립된 신용카드 결제 솔루션 기업이다. 본사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200명 이상이며 핀테크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업력을 쌓기 시작한 만큼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이 회사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기존 플라스틱 카드의 크기와 두께에 얇은 배터리를 탑재하고 작은 액정장치와 버튼을 달아 한 장의 카드를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카드’다. 이는 LG전자가 당초 추진했다가 백지화 한 화이트카드 방식과 좀 더 유사해 보이기도 한다.

다이나믹스사가 만든 스마트카드. 버튼에 따라 각기 다른 마그네틱 정보가 읽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다이나믹스 홈페이지


가령 다이나믹스의 대표 제품인 스마트카드 ‘e플레이트’는 결제 전 신용카드 위의 버튼을 선택해 ‘비자’나 ‘마스터카드’ 중 결제할 카드를 선택하거나, 결제 통화를 ‘유로’와 ‘파운드’ 중 미리 선택할 수 있다. 이때 고정된 마그네틱 정보를 가진 기존 플라스틱 카드와 달리 카드가 바뀔 때마다 다른 마그네틱 정보를 전송해야 하는 기술이 적용된다. 이를 스마트폰에서 구현한 것이 바로 LG페이인 셈이다.

이 회사가 LG전자에 제공하기로 한 기술은 2007년에 개발한 ‘무선 자기 통신(WMC)’이다. 다이나믹스사는 해당 기술을 2007년에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주장대로라면 삼성전자가 인수한 루프페이보다 5년이나 더 앞선 셈이 된다. 다만 다이나믹스가 이 기술을 스마트폰에 적용한 경험이 아직까지 없다는 점이 불안 요인으로 지목된다.

# 방식 같지만 알고리즘은 달라

지금까지 발표된 내용으로만 보면 삼성페이의 MST 방식과 LG페이의 WMC 방식은 기존 긁는 형태의 마그네틱 카드 단말기에 가까이 대는 방식으로 결제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사실상 같은 기능이다.

다만 마그네틱 정보를 전달하는 알고리즘이 다르다는 것이 LG전자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LG페이를 직접 보지 못해서 뭐라 할 수는 없지만, 특허 문제 등 충분히 기술적 검토를 끝내고 발표한 것 아니겠느냐”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LG페이와 삼성페이는 사용하는 방식 자체는 같지만 반응 속도나 보안 수준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사진=봉성창 기자


사용하는 방식 자체는 같지만 인식 속도나 보안 측면에서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삼성페이 역시 아직까지는 인식 속도가 빠르다고 보기는 어렵다. 카드 단말기 종류나 구조에 따라 이리저리 대봐야 인식하는 불편함도 있다. 마그네틱 방식 자체가 보안 측면에서 취약하다는 점에서도 LG페이가 어떻게 보안 문제를 처리하는 지도 관건이다.

삼성페이가 가진 강점은 지금까지 많은 회원 확보로 쌓은 운영 노하우와 그에 따른 각종 제휴 서비스다. LG전자 역시 이를 따라잡기 위해 서비스 초기 각종 혜택과 함께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6월 업데이트 예정, 발표 서두른 이유

결과적으로 LG전자는 루프페이를 인수한 삼성전자와 달리 협력 계약을 통해 좀 더 저렴한 비용으로 특허 문제를 해결한 셈이 됐다. 다만 실제로 양사 간 특허 분쟁이 벌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시점은 다소 미묘하다. 오는 6월은 이미 경쟁 제품인 ‘갤럭시S8’이 출시되고도 한참 시간이 지난 후라서 그렇다. 게다가 LG페이 자체가 뒤늦게 탑재되는 기능인 만큼 G6의 차별요소로 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LG페이 서비스 발표를 강행한 이유는 G6 구매를 망설이는 사람들을 붙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MST 기반의 삼성페이는 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물론 애플과도 경쟁에서 우위에 있을 정도로 차별화 된 기능이라는 평가다.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삼성전자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 LG G6 초반 판매량이 심상치 않자 카드 제휴 프로그램 등을 통해 ‘갤럭시S7’의 체감 가격을 크게 낮추며 반격에 나섰다. 사실상 공짜폰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8 출시 전까지 교체 수요를 최대한 빼앗기지 않기 위해 매우 적극적”이라며 “다음달 갤럭시S8이 출시되면 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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