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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경영복귀' 이재현 CJ 회장, 확연히 달라진 모습

외부 행사에서 직접 식수…휠체어 없이 설 정도로 건강 호전

2017.05.17(Wed) 18:44:17

[비즈한국]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4년 만에 경영일선에 모습을 드러내며 복귀 신호탄을 알렸다. 지난해 8·15 특별사면 전까지 형집행정지를 받아 병상에 누워 있었던 이 회장은 이날 휠체어에서 일어나 부축 없이 서는 모습을 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7일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에 위치한 CJ블로썸파크 개관식에 참석해 부축 없이 혼자 서서 직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 ‘CJ블로썸파크’에서는 개관식 겸 ‘2017 온리원 컨퍼런스’가 열렸다.

 

축구장 15개 크기(연면적 11만㎡)의 CJ블로썸파크는 식품·소재·바이오·식물자원 등 CJ제일제당 각 사업부문의 연구개발 역량을 모은 국내 최초·최대의 식품·바이오 융복합 연구개발(R&D) 연구소로, 600여 명의 전문 연구 인력이 일하고 있다. 온리원 컨퍼런스는 지난해 뛰어난 성과를 거둔 임직원들을 시상하는 그룹 차원의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돼 관심을 끌었다. 이 회장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인 것은 4년 만이다. 2013년 7월 수천억 원대 비자금 조성 및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기 때문. 이날 CJ블로썸파크 입구에는 아침부터 많은 취재진들이 찾았다.

 

경영복귀를 준비 중인 이 회장의 건강상태는 많은 관심을 받았다. 구속 중 이 회장은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만성신부전증이 있던 이 회장은 부인 김희재 씨에게 신장을 이식받는 수술을 받았지만, 거부반응을 보여 건강이 악화됐다. 면역체계가 약화돼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는 과정에서 신경근육계 유전질환인 ‘샤르코 마리투스(CMT)’도 심해졌다. 건강 악화로 회장은 형집행정지 허가를 받고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2014년 항소심에 출석한 이 회장의 모습이 눈길을 모았다. 환자복을 입고 휠체어를 탄 채 법원에 나타난 것. 얼굴에는 마스크를 쓰고, 팔에는 링거를 꽂고 있었다. 투병생활 때문인지 살이 많이 빠져 환자복 사이로 보이는 다리가 일반인의 팔만한 굵기로, 뼈밖에 없어 보였다.

 

이날 행사는 그룹 내부용으로 취재진은 실내까지 볼 수는 없었다. 다만 CJ블로썸파크 정문에서 진행된 기념식수 행사를 위해 이 회장이 건물 밖으로 나와 최근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회색의 더블버튼 재킷 양복을 입은 이 회장은 여전히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 공판 때보다 안색이나 표정은 좋아졌지만, 바지 안으로 보이는 다리의 실루엣은 여전히 말라 있었다.

 

이 회장은 식수 앞까지 와서 직원의 부축을 받고 휠체어에서 일어섰다. 이어 주변의 도움 없이 혼자 섰다. 식수 행사 중 이 회장은 옆 직원의 도움을 받아 삽으로 흙을 뿌리기도 했다. 끝으로 이 회장은 식수를 지켜보고 있는 직원들에게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짓고는 휠체어를 타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 회장은 취재진을 향해서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CJ 측에 따르면 개관식에서는 이 회장이 직접 단상에 올라 인사말을 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2010년 제2도약 선언 후 획기적으로 비약해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 그룹경영을 이끌어야 하는 제가 자리를 비워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했고 글로벌 사업도 부진했다. 가슴 아프고 깊은 책임을 느낀다”며 “오늘부터 다시 경영에 정진하겠다.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9월 12일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려 휠체어를 탄 채 서울 서울고등법원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비즈한국DB


이날 행사장에서의 이 회장 모습을 보면, 건강 악화로 수감생활을 제대로 이행하지도 못하고 8·15 특사로 풀려났지만 약 1년 만에 혼자 설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이 회장 측은 대법원 상고를 취하하면서 “이 회장은 사지 근육이 점차 위축·소실돼 마비되는 불치 유전병 CMT가 급속도로 악화됐다. 걷기, 쓰기, 젓가락질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 유지조차 힘들어진 상태다”라며 “또한 죽음에 대한 공포, 재판에 대한 스트레스 등으로 극도의 불안감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고 취하서를 제출하고 한 달 후 이 회장은 8·15 특사에 포함돼 풀려났다.

 

이후 이 회장은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향했으며, 지난달 중순 귀국해 서울 장충동 자택에 머물며 서울대병원에 통원 치료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자유의 몸이 되면서 치료도 제대로 받을 수 있고, 재판 스트레스도 줄면서 건강이 빨리 회복되지 않았겠나”라고 귀띔했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이 회장의 두 자녀인 이경후 CJ 미국지역본부 상무대우와 이선호 CJ 부장은 취재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CJ 관계자는 “이날 개관식에 참석해 실내 행사에는 임직원 자리에 앉아있었다. 다만 실외에서 이뤄진 식수 행사에는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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