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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패닉' 검찰 내부 "직급 잘못 붙은 줄…"

기수 뛰어넘는 파격 인사에 “어디까지 손볼지 걱정”

2017.05.19(Fri) 12:09:28

[비즈한국] “돈봉투 만찬 논란으로 서울중앙지검장 및 법무부 검찰국장에 대한 감찰이 실시되고 당사자들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인사를) 실시하는 것입니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된 윤석열 검사의 특검팀 시절 출근 모습. 사진=최준필 기자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사법연수원 23기인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하는 인사를 내며 이렇게 설명했다. 청와대는 “검찰 내 잘못된 인사 문화를 정상화하는 점도 있다”고 설명했지만 검찰 안팎에서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이는 아무도 없다. 특히 사의를 표명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사법연수원 18기)과 안태근 법무부 감찰국장(사법연수원 20기)을 검사장이 아닌, 각각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좌천한 것에 대해 검찰은 ‘충격’에 빠졌다. 

 

검찰 관계자는 “그래도 검찰은 ‘조직 문화’라는 게 있고, 서울중앙지검장은 19기나 20기 중에서 발탁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능력은 둘째 치더라도 23기이기 때문에 조직을 거느리기에는 너무 낮은 기수”라며 “기존 정권에서 탄압을 받은 정치검사라고 해도 다섯 기수나 건너 뛴 인사는 너무 파격적이다. 검찰에 대한 문재인 정권의 파격인사가 어디까지 갈지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돈 봉투 만찬’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검사는 “원래 수사팀에게 검찰총장이나 차장검사, 부장검사가 돈을 주고 회식을 하라고 격려하는 것이 검찰 내 문화”라며 “압수수색만 한 번 나가도 적게는 20여 명, 많게는 100여 명이 넘는 검사와 수사관이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고생한다.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할까봐 중국집을 시켜먹더라도 탕수육 같은 요리라도 시켜먹으라고 격려금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적 인식과 약간의 괴리가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게 검사 내 근로 강도”라고 덧붙였다.

 

검찰 출신 변호사 역시 “원래 검사는 하는 일에 비해서 받는 돈이 적고, 밑에 수사관들을 늦게까지 남겨서 일하려고 하면 저녁도 사주고 해야 하기 때문에 위에서 큰 수사가 아니더라도 격려금을 주곤 한다”면서도 “직접 상관이 아닌 법무부 검찰국장이 돈을 준 것을 문제 삼을 수는 있어도 이걸 명분으로 검찰 내 요직이자, 에이스로 인정받아온 이영렬 지검장과 안태근 국장을 날린 것은 문재인 정권이 ‘검찰 손보기’를 위해 명분으로 삼았다는 게 명백히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가 돈 봉투 만찬 논란에 휩싸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안태근 감찰국장의 사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검사장 급에서 차장검사로 좌천한 것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을 제대로 손 볼 것으로 보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 법무부, 대검 합동감찰반은 만찬 회동에 참석한 참석자 전원에 대한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에 이들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지 이틀만이다.

 

문제는 이들이 대부분 지난 정권에서 ‘잘나간다’는 평을 받았던 인사들이라는 점. 당시 회동에도 이 지검장과 안 국장, 국정농단 수사에 참여한 서울중앙지검 소속 부장검사 6명과 법무부 소속 과장급 검사 2명 등 10여 명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원래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자리만 해도 쉽게 주어지는 자리가 아니다”며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는 기수 내에서 소위 ‘실력있다’는 평가를 받아야만 가능하고, 국정농단 사건과 같이 중요한 사건을 맡으려면 특수 수사 영역으로 인정을 받아야만 가능한 데 이들을 손본다는 것은 ‘검찰 내 실세’를 손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창재 법무부 차관(장관대행)이 사표를 썼다는 얘기를 듣고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멘붕이 왔었는데, 윤석열 검사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됐다는 얘기를 듣고 직급을 잘못 붙인 줄 알고 한참 가만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의 검찰 관계자는 “감찰국장으로 임명된 박균택 대검찰청 형사부장(사법연수원 21기)은 사람이 유하고, 위에서 시키는 일에 충실히 따르는 스타일”이라며 “앞으로 검찰 내에서는 박 검사장처럼 앞선 박근혜 정권이 주도한 정치 사건에 깊숙이 관여하지 않고 조용히 작은 사건들을 해온 사람들이 큰 자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민준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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