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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욱의 나쁜골프] '지천명' 50세 타이거 우즈에게 고마운 것들

골프를 지배한 '왕'이 아니라, 기준을 세우고 역사를 새로 쓴 '황제'

2026.01.19(Mon) 17:04:29

[비즈한국]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50세가 되었다. 1975년 12월 30일생이다. 타이거 우즈가 50세라니, 정말 ‘어느덧’이다. 50세면 시니어 투어, PGA 투어 챔피언스에 나갈 수 있는 나이다. 위대한 스포츠 선수들과 같은 시대를 살았다는 것은 참으로 행운이다. 특히 ‘왕’도 아닌 ‘황제’라고 불린 선수들과 함께했다는 점은 더 그렇다. 지금도 현역으로 코트를 누비는 NBA의 르브론 제임스를 ‘킹(King)’이라 부르지만, 마이클 조던은 ‘농구 황제’다. 골프의 레전드 아널드 파머 역시 ‘King’이라 불렸지만, 타이거 우즈가 올랐던 ‘황제의 권좌’에는 오르지 못했다.

 

타이거 우즈는 21살이던 1996년 프로에 데뷔했다. 또 한 명의 골프 전설 톰 왓슨과의 성대결로도 화제가 됐던 미셸 위의 모교, 스탠퍼드대학교를 2년 만에 중퇴한 뒤였다. 훗날 타이거 우즈는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로 대학을 마치지 못한 것을 꼽기도 했다.

 

21세에 프로로 데뷔해 마스터스 최연소 우승, PGA 투어 통산 82승과 메이저 15승, 683주 세계 랭킹 1위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긴 그는 골프의 위상을 바꾸며 ‘타이거 효과’로 투어의 상금과 인기를 폭발적으로 키웠다. 빨간 셔츠와 강렬한 스윙은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리지 않고 로망이 되었고, 골프는 그 이전과 이후로 나뉠 만큼 달라졌다. 사진=생성형 AI

 

등장과 동시에 타이거 우즈는 말 그대로 센세이션이었다. 데뷔 해에 2승을 거뒀고, 1997년에는 전 세계 모든 프로 골퍼가 꿈꾸는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역대 최연소 챔피언에 올랐다. 21세 105일, 약관을 갓 넘긴 나이에 오거스타 내셔널의 클럽하우스를 본뜬 지구상에서 가장 멋진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이다. 이후 타이거 우즈는 매년 자신의 이름 앞에 ‘winner’라는 타이틀을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샘 스니드와 함께 PGA 투어 통산 82승으로 역대 최다승 공동 1위, 메이저 대회 15승으로 잭 니클라우스에 이어 역대 2위다. 사실 최근 10여 년간의 부상과 각종 사건이 없었다면 이미 여러 기록을 갈아치웠을 숫자다. 미국 선수임에도 유러피언 투어에서 41승을 거두며 역대 3위에 올라 있다는 점도 놀랍다.

 

타이거 우즈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절대 깨지지 않을 기록’이다. 그는 4개의 메이저 대회를 연속으로 우승했다. 2000년 디 오픈, US 오픈,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뒤 2001년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까지 우승했다. 한 해에 모두 우승했다면 ‘캘린더 그랜드 슬램’이었겠지만, 이 전무후무한 기록은 ‘타이거 슬램’이라는 이름으로 남았다.

 

타이거 우즈는 무려 683주 동안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13년간 정상에 머문 셈이다. 스포츠 역사에서 그 높고도 아슬아슬한 자리를 13년이나 지켜낸 선수가 과연 또 있었을까.

 

자산 역시 전설적이다. 타이거 우즈의 자산은 약 13억 달러로 알려져 있다. 스포츠 선수 가운데 자산이 10억 달러를 넘는 인물은 마이클 조던과 르브론 제임스 정도다. 그러나 타이거 우즈는 혼자만 돈을 벌지 않았다. 그의 등장 이후 골프 대회 상금은 몇 년마다 두 배씩 뛰었다. 라이벌로 불렸던 필 미켈슨은 “골프 선수들은 타이거 덕분에 돈을 번다. 나도 그렇다”고 말한 바 있다.

 

골프를 ‘점잖은 스포츠’에서 다이내믹한 ‘흥행 스포츠’로 바꾼 것 역시 타이거 우즈다. 그가 출전한 대회와 그렇지 않은 대회의 TV 시청률은 최대 60%나 차이가 났다. 존재만으로도 흥행이 보장됐고, 이 현상은 ‘타이거 효과’로 불렸다.

 

영향력은 프로 선수들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주말 골퍼들에게도 타이거 우즈는 강렬한 로망이었다. 그의 야구 모자, 빨간색 셔츠, 스윙 폼은 수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자부심을 갖고 따라 하던 상징이었다. 조금 과장해 말하면, 골프의 역사는 타이거 우즈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타이거 우즈의 골퍼 인생은 투쟁과 극복의 역사이기도 하다. 최근의 허리 수술만 해도 일곱 번째라는 이야기가 있고, 십자인대와 아킬레스건 수술, 족저근막염을 겪었으며 차량이 전파된 교통사고도 있었다.

 

타이거 우즈의 50세는 젊은 시절의 타이거 우즈가 저물어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에게 기대하는 것은 아직 남아 있다. 다시 한 번 타이거처럼 포효하며 오른손을 힘차게 치켜올리는 어퍼컷 세리머니를 보고 싶다. 이미 우리에게 너무도 많은 것을 해주고 남겨주었음에도, 여전히 기대와 미련이 남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가 타이거 우즈이기 때문이다.​

 

​​​필자 강찬욱은? 광고인이자 작가. 제일기획에서 카피라이터로 시작해 현재는 영상 프로덕션 ‘시대의 시선’ 대표를 맡고 있다. 골프를 좋아해 USGTF 티칭프로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글쓰기에 대한 애정으로 골프에 관한 책 ‘골프의 기쁨’, ‘나쁜골프’, ‘진심골프’, ‘골프생각, 생각골프’를 펴냈다. 유튜브 채널 ‘나쁜골프’를 운영하며, 골프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와 생각을 독자 및 시청자와 나누고 있다.​​​ 

강찬욱 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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