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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탈환 3전4기' 롯데 신동주의 반격카드는?

일본롯데 주총 안건에 '이사직 복귀' 4번째 제출…신동빈 회장의 횡령·배임 물고 늘어질 듯

2017.06.16(Fri) 14:32:21

[비즈한국]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다시 경영권 탈환에 나선다. 일본롯데홀딩스 주총에 이사직 복귀 안건을 제출한 것. 이로써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 경영권에 4번째 도전하게 된다. 그럼에도 롯데그룹 경영진 복귀는 험난해 보인다.

 

지난 4월 롯데 오너 공판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최준필 기자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최근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에 자신과 부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이사직 복귀를 이달 말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의 안건으로 제출했다.

 

일본롯데홀딩스는 일본 내 롯데계열사의 지주회사다. 또한 한국롯데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19%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으로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자리인 것. 반대로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서는 경영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

 

이번 주총에서 신격호 회장 부자의 복귀에 대한 표결이 이뤄질 경우 2015년 벌어진 ‘롯데가 형제의 난’ 이후 네 번째 형제간 표 대결이다. 앞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은 2015년 1월 열린 일본롯데홀딩스 임시주총에서 신동빈 회장 측에 의해 이사직에서 해임, 롯데그룹 경영권을 잃었다.

 

이에 신동주 전 부회장은 같은 해 8월, 2016년 3월과 6월, 총 세 차례에 걸쳐 이사직 복귀를 시도했지만, 주총 표 대결에서 신동빈 회장에 패했다.

 

‘3전 4기’의 이번 도전에서 신 전 부회장 측은 이전과 다른 반격의 카드가 있는 것일까. 신 전 부회장은 종업원지주회 표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롯데홀딩스 표 대결에 있어 승패를 좌우하는 주요주주는 28.1%를 보유한 광윤사와 27.8%의 종업원지주회, 20.1%의 그 외 관계사 등이다. 이들 중 신동주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에 올라 있는 광윤사를 제외한 주요주주들은 그동안 신동빈 회장을 지지해왔다. 다만 종업원지주회는 변동의 기미가 보이는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신동빈 회장이 현재 한국에서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점을 호소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일본에 ‘롯데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이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을 지지하는 일본롯데의 종업원과 퇴직 임원들로 구성됐다. 이런 모임의 요구도 있는 만큼 표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이번 주총에서도 신동주 전 부회장의 승리는 어렵다는 것이 재계의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은 동생 신동빈 회장이 횡령과 배임으로 그룹에 손해를 끼쳤다는 점을 부각해 자신에게 표를 달라는 전략인 것 같다”며 “하지만 롯데 오너의 비리 문제가 비단 신동빈 회장의 문제만이 아니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 역시 배임·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 전 부회장의 주장이 주주들에게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대법원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한정후견인(법정대리인)을 지정하기로 최종 확정한 것도 주총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줄곧 동생이 아닌 자신이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바로 ‘아버지의 뜻’이기 때문이라고 공세를 펼쳐왔다.

 

최근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이기택)는 신 전 부회장이 제기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한정후견인 결정 불복 재항고 사건에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신 총괄회장의 한정후견인은 사단법인 선(이사장 이태운 변호사)으로 최종 확정됐다.

 

이는 신 총괄회장이 95세의 고령으로 법률행위를 동의·대리하거나 신상에 대한 결정권을 갖는 자가 필요할 정도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법원 결정으로 그동안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장한 ‘아버지의 뜻’에 따른 승계 정당성이 힘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일본롯데홀딩스는 이사회를 통해 임기가 만료되는 신 총괄회장의 임기 연장안을 상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사회가 신 총괄회장 이사 임기를 연장하지 않으면 이달 말로 예정된 주총에서 신 총괄회장의 퇴임안을 최종 승인하게 된다. 이는 신 전 부회장의 이사진 복귀 안건과 대척돼 신 전 부회장 측에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신동주 전 부회장 측에서는 자신들의 뜻이 관철될 때까지 안건으로 계속 제출해 경영권 복귀를 시도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쉽지 않은 싸움에도 불구하고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총에 안건을 계속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은 3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다. 주총 표대결에서 승산이 있고 없고를 떠나, 이사직 복귀를 통해 대주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안건을 상정하는 것”이라며 “현재 일본롯데는 지분을 가진 몇몇 일본인 경영진들이 수십 년 동안 그룹을 일궈온 창립자 신 총괄회장을 해임하고 쫓아냈다. 이에 대한 명예회복을 하고, 회사를 되찾아 원상복구하겠다는 것이 신동주 전 부회장의 가장 큰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의 재계 관계자는 “그룹을 신동빈 회장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총 표대결을 승리해 이사직에 복귀하는 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이 방법 외에는 경영에 복귀할 수 있는 길이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 이 길을 포기한다면 롯데그룹에서 떠나야 한다. 그러다보니 주총에 매달리는 것 아니겠느냐. 신동주 전 부회장 입장에서도 답답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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