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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사업 주력화 백종원의 더본코리아, 부동산 개발도 '선수급'?

'백종원 브랜드' 사라진 논현동 주변 건물 매각…더본코리아 "새로운 상권 찾는 중"

2017.08.03(Thu) 10:50:18

[비즈한국] 최근 서울 논현동 먹자골목에 위치한 한 빌딩에서 ‘백종원 브랜드’가 대거 빠져나가 화제가 됐다. 한 빌딩을 독차지할 정도로 성업 중이었던 백종원 브랜드가 빠지고 다른 브랜드들이 들어서면서 ‘천하의 백종원도 임대료 인상 앞에선 어쩔 수 없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비즈한국’ 취재 결과, 백종원 대표의 회사인 더본코리아는 주변 건물을 매각해 수년 만에 수익률 70%에 달하는 75억 원의 시세차익을 봤다. 다수의 브랜드를 활용해 낙후된 지역에서 상권을 일으키면서 동시에 부동산을 매입해 시세가 오르면 되파는 부동산 개발자의 모습을 보인 셈이다. 

‘백종원 브랜드’들. 사진=더본코리아 홈페이지


최근 3년간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프랜차이즈 산업은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의 ‘2016년 가맹본부 정보공개서 등록 현황’에 따르면 2015년 대비 지난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9.2%(4268개), 브랜드가 8.9%(5273개)가 증가했다. 가맹점만 전국에 21만 8997개(2015년 말 기준, 전년대비 5.2% 성장)가 있었다. 대한민국을 ‘프랜차이즈 공화국’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

 

가장 많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하는 가맹본부는 더본코리아인 것으로 조사됐다. 1994년 1월 설립된 더본코리아는 현재 돌배기집, 빽다방, 새마을식당, 역전우동, 한신포차 등 20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대표이사는 요리연구가 겸 방송인인 백종원 씨(51)다. 

 

더본코리아 다음으로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많은 가맹본부는 놀부(13개), 소프트플레이코리아(12), 한국창업경제연구소(10개), 이랜드파크(8), 이바돔(8), 리치푸드(8) 순이다. 올해는 이랜드파크와 리치푸드가 각각 2개, 3개 브랜드 등록을 취소해 순위에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백종원 씨는 요식업계에서 ‘창업의 신’으로 통했다. 하지만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백종원거리​’에서 더본코리아의 프랜차이즈 점포가 하나둘씩 빠져나가면서 뒷말이 무성하다. 더본코리아가 운영 중인 직영점을 모두 없애고, 가맹사업에 매달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한때 백종원 거리에는 19개 점포가 몰려 있었으나, 현재는 5개 점포만 남아 있다. 

 

한 요식업계 전문가는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직영점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직영점 없이 가맹점만 운영될지도 모르겠다. 갑질 논란이 불거진 프랜차이즈 브랜드 대다수가 이런 경우라서 더본코리아에 대한 염려의 목소리마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더본코리아의 직영점은 급속히 줄었다. 더본코리아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던 직영점은 최대 59개점으로, 이 중 30개점(50.8%)의 직영점이 등기에서 폐지됐다. 직영점 2개점 중 1개점이 문을 닫은 셈이다. 

 

요리연구가 겸 방송인인 백종원 씨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더본코리아의 대표이사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3월 소유 건물 2채를 원할머니보쌈 가맹본부에 매각함으로써 75억 원의 시세 차익을 챙겼다.  사진=더본코리아 홈페이지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2013~2015년) 동안 백스비빔밥 직영점은 3개점에서 1개점으로, 홍콩반점 직영점은 2개점에서 1개점으로 줄었다. 원조쌈밥집과 죽채통닭의 경우 남아 있던 1개 직영점마저 없앴다. 직영점이 늘어난 브랜드는 새마을식당과 빽다방뿐이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직영점을 줄이는 게 아니다”며 “직영점이 장사가 잘 되면 그 인근 상권이 살아나고, 당연하게 상가 임대료도 올라가게 되는데, 간혹 상가 건물주가 감당하기 힘든 임대료를 제안하곤 한다. 결국 직영점을 닫을 수밖에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맹본부는 예비 가맹점주들을 위한 교육시설로서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직영점을 없애고 가맹사업에 전념한다는 건 잘못된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생긴 브랜드 원키친을 포함해 대한국밥, 마카오반점, 절구미집, 죽채통닭, 한신포차, 해물떡찜, 홍마반점 등의 직영점이 아직까지 개설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직영점을 개설할 상권을 찾느라 늦어지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한신포차는 더본코리아가 보유한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에서 네 번째로 가맹점이 많은 브랜드다. 더본코리아 홈페이지에 공개된 가맹점 보유 현황 자료에 따르면 빽다방이 542개점으로 가맹점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홍콩반점(195), 새마을식당(163), 한신포차(102), 역전우동(76), 돌배기집(66) 순이다. 반면 가맹점이 5개점 미만인 브랜드는 대한국밥(5), 백스비빔밥(3), 마카오반점(2), 원키친(2), 성성식당(2), 절구미집(1), 알파갈매기살(1), 찜하다(1)다.  

 

한편 상가 임대료 인상으로 직영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더본코리아는 백종원거리에 소유하고 있던 건물 두 채를 매각했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3월 소유 건물을 다른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 매각하면서 75억 원의 시세 차익을 챙겼다. 

 

더본코리아는 2012년 7월 44억 원에 매입한 건물을 원비아이에 74억 3787만 원에 매각했으며, 2014년 2월 130억 원에 매입한 건물을 원앤원에 174억 7603만 원에 매각했다. 매각 시점은 지난해 3월로 동일하다. 원앤원은 원할머니보쌈으로 유명한 외식문화기업이며, 원비아이는 원앤원의 관계회사다. 매각 전까지 원비아이에 매각한 건물에는 더본코리아의 절구미집 직영점이, 원앤원에 매각한 건물에는 더본코리아의 본가 직영점이 운영되었다. 

 

더본코리아가 건물을 매입한 지 2년과 4년 만에 원할머니보쌈 가맹본부에 매각하면서 75억 원의 시세 차익을 챙기자 비판적인 목소리도 들린다. 앞서의 요식업계 전문가는 “프랜차이즈 가맹사업보다 부동산이 더 큰 돈이 된다는 게 증명된 셈”이라며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실망스러운 결과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

 

이에 대해 더본코리아 측은 “건물을 매입하고 매각하는 과정에서 세금만 수억 원을 납부했다”며 “절대 부동산 투기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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