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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와 안일 사이' 카카오뱅크 일주일, 엇갈리는 은행업계

"고액 자산가 등 대면 영업 영향 없어" vs "적응 늦을수록 위기"

2017.08.03(Thu) 13:47:36

[비즈한국]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 일주일 만에 여수신 1조 원, 150만여 명의 고객을 이끌어 내며 폭발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시중은행들 내부적으로 카카오뱅크의 ‘새로운 시도’를 높게 평가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적어도 겉으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가 8월 3일 오전 7시 기준 영업개시 일주일 만에 여수신 1조 원, 고객 150만 명을 기록했다. 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는 8월 3일 오전 7시 기준, 가입계좌수(신규고객수) 151만 9000좌를 돌파하고 예금, 적금 등 수신액 6530억 원, 대출실행액 4970억 원으로 총 1조 15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7월 27일 서비스를 시작한 지 일주일 만이다. 인터넷은행 선발주자인 케이뱅크가 100일 만에 가입자 40만 명, 여수신 1조 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반응이다.

 

시중은행들은 내부적으로 점차 여유를 찾는 모양새다. 카카오뱅크가 영업 개시 직후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리면서 시중은행들이 다소 긴장한 표정이었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은행들이 점포수와 인력을 줄이고 비대면 거래를 늘리는 추세에 카카오뱅크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관심 있게 지켜보고는 있지만 ‘한계가 분명하다’는 인식이 내부적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업계에서는 실제 이용자보다 호기심에 가입한 고객이 많고, 이용자들도 소액 거래자가 대부분일 것으로 본다. 150만 가입자들이 지속적으로 카카오뱅크를 이용하고 우량고객이 늘어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일부 시중은행이 카카오뱅크 출범 직후 해외송금 수수료 인하 등 유사상품을 내놓긴 했지만, 내부적으로 “그 이상의 대응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시중은행들의 ‘여유’는 시각 차이에서 나온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은 큰 틀에서 서로 다른 시장으로 봐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비대면 거래 확장에 영향을 받겠지만, 그동안 구축한 오프라인 네트워크와 전문성 등 기존 인프라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쉽게 넘어설 수 없는 진입장벽이라는 얘기다. 

 

고액 자산가들이 대면 상담과 거래를 선호하는 점이 대표적이다. 수년 전부터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됐지만 고액 자산가 대부분은 50대 이상에 집중돼 있다.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자산가 영역이 공고하다는 것이다. 또한 일반 예·적금, 대출 과정에서도 자산관리 등 전문 상담뿐만 아니라 보안에 대한 우려 등으로 20~30대 젊은 세대 역시 대면 거래를 선호한다는 점도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거래에 큰 위협을 느끼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다른 은행 지점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 수준의 다양한 상품, 카드, 보험 등의 종합금융서비스로 확장하면 위협이 될 것”이라며 “한데 묶어 보기보다는 각자 차별화된  영역이 생기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시중은행 일각에선 “카카오뱅크가 장기적인 ‘은행의 미래’를 보여줬다”는 말도 나온다. 앞서의 시중은행들의 인식들이 멀리 내다보지 않는 안일한 생각이라는 지적이다. 

 

한 시중은행 본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에 대해 내부적으로 가장 주목한 점은 ‘편의성’이다”라며 “단순한 형태의 금융업무에서 번거로움을 줄이고 접근성을 높인 점은 신선했다. 과거 애플 아이팟의 등장과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자리를 잡는다면 시중은행들도 ‘한계가 있다’며 안심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도 그동안 비대면 채널을 늘리려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했지만 이용도가 낮았다”며 “​최근 IT 인력을 충원하면서 다양한 금융서비스에 특화된 형태든, 카카오뱅크를 응용한 새로운 형태든 여러 방향을 열어두고 고심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전환에 적응이 늦을수록 어려움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내부적인 고민”이라고 말했다.

문상현 기자 m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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