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문재인 정부, 공공기관장 옛 낙하산을 새 낙하산으로 막는 중?

KAI 사장, 국방과학연구소장 논란…60개 자리 놓고 벌서 낙하산 하마평 줄줄이

2017.11.08(Wed) 18:31:36

[비즈한국] 적폐로 몰리며 청와대와 검찰, 감사원의 집중포화를 받은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최근 상임 부처로부터 ‘사장 인선을 준비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장 인사에 상위 부처가 직접적으로 지시한 것을 두고 이미 청와대에서 인선 정리가 끝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잡듯 감사를 벌이고 적폐기관으로 몰아세운 뒤 친정부 인사를 기관장으로 내려 보내는 것이 새 정부의 인사 스타일이라는 것.

 

공공기관장 인선을 앞두고 낙하산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공동취재단

 

적폐청산 1호로 방위산업 비리 척결에 칼을 뽑아든 정부는 KAI(한국항공우주) 신임 사장에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을 임명했다. 야당에서 문재인 정부의 자기 사람 챙기기 논란은 있어왔지만 새 정부의 ‘낙하산’ 논란이 최초로 불거진 것이 KAI였다.

 

재계와 정가에서는 KAI​ 사장 인사를 두고 ‘정도가 심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당초 김조원 전 사무총장은 금융감독원장 유력 후보로 거론됐고 일부 언론에서는 내정자라고까지 보도됐다. 그런데 돌고 돌아 KAI​ 사장에 낙점되자 이 같은 비판이 나온 것. 김 전 사무총장은 노무현 정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내고 문재인 대통령 선거캠프에서도 활동해 현 정부에 지분이 있다는 관측이 많다. 

 

김 전 사무총장은 금융감독원장 하마평에 오르내릴 때 금융 경력과 전문성이 없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도 김 전 사무총장이 KAI​ 사장으로 임명됐다. 재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수장을 맡는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도 전문성을 두고 논란이 됐다”며 “이번엔 전혀 상관없는 방산업계로 진출하니 낙하산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방과학연구소 소장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내정자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다. 당사자로 지목돼 홍역을 앓은 ​예비역 대령 출신​ A 씨는 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강금원 회장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을 후원하며 쌍두마차 역할을 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A 씨는 문재인 대통령 선거캠프에서 공식적인 직함을 갖고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물밑에서 문 대통령의 국방관련 공약마련 등을 도맡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군에 정통한 한 인사는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군 관련 공약은 A 씨가 도맡았다”며 “정권 창출 시 한 자리를 맡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통상 국방과학연구소 소장은 예비역 소장 이상의 장성들이 맡아왔다. 공교롭게도 최근 국방과학연구소 소장 응모 자격 기준이 ‘예비역 영관급 장교 이상’​으로 낮춰졌다. 이를 두고 “소장 응모 정관 변경은 예비역 대령 출신인 A 씨를 위한 처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당은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기관 채용비리 조사가 전 정권 솎아내기의 신호탄이냐”며 “전 정부 적폐청산을 하기도 전에 자신들의 신(新)적폐부터 만들지 말라”고 발표했다.

 

현재 공공기관장 60여 곳이 공석 상태다. 한전, 무역협회, 강원랜드 등 기관장에는 벌써 캠프·감사원·​더불어민주당 등 친정부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금융감독원과 강원랜드 등은 감사원 감사 후 검찰 조사를 받는 ‘투 트랙 사정’이 들이닥친 뒤 적폐기관으로 낙인찍혔다. 이런 탓에 사정당국에서는 “적폐로 몬 뒤 공석이 난 기관장 자리에 자기 사람을 내려보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권이나 청와대에서는 낙하산 논란에 대해 전 정권의 적폐와는 다르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정권이 바뀐 뒤 손발이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며 “이 모든 것을 낙하산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도 “캠프에서부터 수많은 인원이 정권창출을 위해 힘썼다”며 “각자 자기 욕심을 차리는 것은 문제지만 청와대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정부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bizhankook.com


[핫클릭]

· 삼성전자 인사 키워드 '이사회 체제 전환', 후폭풍은?
· IDS홀딩스 피해자들이 검찰에 '뿔난' 까닭
· [단독]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 강원랜드 호텔을 자기 집처럼 사용?
· 전두환 장남 전재국 소유 '맥스코프' 부동산 사업 수익 거두나
· 미스터피자 '치즈통행세' 의혹, 서울우유 대리점도 같은 가격에 거래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