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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깨우는 통증까지 극복' 위식도역류질환 국산 신약에 쏠린 기대

약효·편의성 개선한 P-CAB 계열 3종 출시…국내 시장 8~9% 성장 힘입어 해외 공략에도 박차

2026.01.23(Fri) 14:27:16

[비즈한국]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이 국내 제약사의 ‘골드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복용 편의성과 빠른 약효를 앞세운 P-CAB 계열 신약이 잇따라 출시되고 시장을 키우면서 제약사 간 경쟁은 한층 격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국내 시장의 성공을 발판 삼아 해외로 영토 확장이 가속화되면서, K-신약이 글로벌 소화기 시장의 새로운 금맥을 캐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HK이노엔의 케이캡을 시작으로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까지 위식도역류질환에서만 최근 5년새 국산 신약 3종이 나왔다. 사진=각사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규모는 약 1조 4000억 원 수준이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스트레스로 인해 환자 수가 급증하면서 시장은 매년 8~9%씩 성장하고 있다.

 

특히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신약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커지고 있다. 국내 출시된 P-CAB 신약은 모두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했다. 2019년 3월 HK이노엔의 케이캡이 등장한 이후 P-CAB 신약이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5.6%까지 높아졌다.

 

P-CAB 계열 신약 등장 이전의 표준 치료제인 PPI(프로톤펌프 억제제) 계열 치료제는 위산에 약해 반드시 식사 전에 복용해야 하고 효과 발현까지 3~5일이 걸리는 한계가 있다. 반면 P-CAB 계열 신약은 식사 여부와 상관없이 복용할 수 있고 복용 즉시 약효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밤중에 위산이 역류해 잠을 깨는 ‘야간 산 역류’ 현상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환자들의 삶의 질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도 받는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위 내용물이 역류해 식도 점막을 자극해 통증과 염증을 유발하는 만성 질환이다. 가슴 뒤쪽이 타는 듯한 통증, 신물 역류, 목 이물감 등이 주요 증상으로 꼽힌다. 증상이 심해지면 식도 협착이 생기거나 식도 선암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정훈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일상생활에서 담배를 피운다면 반드시 금연해야 하고 커피, 콜라, 오렌지 주스, 토마토 주스 등 역류성 식도 질환 증상을 유발하는 음료는 피해야 한다. 위속에 오래 남는 기름진 음식도 줄이고 잠을 잘 때에는 상체 부위를 약간 높게 하고 꽉 끼는 옷을 삼가며 식후에 곧바로 눕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P-CAB 신약에 대한 의료계의 평가는 고무적이다. 웨일코넬의과대학 필립 O. 카츠 박사는 “PPI 대비 빠른 약효 발현과 지속적인 위산 조절을 제공하는 P-CAB의 등장은 위산 억제 요법의 중요한 진화”라면서 “기존 PPI 요법으로 증상이 지속된 환자들의 치료 간극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최근 5년 새 국내 신약으로 출시된 P-CAB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만 3개다. 2019년 3월 출시된 30호 신약 HK이노엔의 케이캡(성분 테고프라잔)을 시작으로, 2022년 7월 34호 신약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성분 펙수프라잔), 2024년 10월 37호 신약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성분 자스타프라잔)가 각각 출시됐다. 케이캡은 지난해 매출 20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며, 펙수클루는 1000억 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자큐보 국내 유통을 맡은 제일약품은 출시 1년 만인 지난해 매출 700억 원 달성을 자신하는 가운데 올해 매출 목표를 1700억 원으로 제시하며 공격적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 신약은 국내 성공을 발판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케이캡은 2022년 4월 중국을 시작으로 18개국에 출시됐으며 총 53개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파트너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케이캡은 미국 진출도 눈앞에 두고 있다. HK이노엔의 미국 파트너사 브레인트리는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케이캡의 신약 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다. 미국에 출시된 P-CAB 계열 신약은 2023년 11월 FDA 승인을 받은 다케다제약의 보퀘즈나(성분 보노프라잔)뿐이다. 보퀘즈나의 매출은 향후 30억 달러(4조 4034억 원)로 기대된다. 2024년 매출 5530만 달러(812억 원)에서 지난해 1억 7500만 달러(2568억 원)로 216% 이상 증가했다. 케이캡도 FDA 승인을 받으면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연 매출 1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 밖에 펙수클루는 인도 등 6개국 출시를 포함해 약 30개국에 진출했으며, 자큐보는 중국을 포함해 약 21개국 진출 계약이 체결됐다.

 

국내 후발 주자도 P-CAB 신약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동제약과 대원제약은 P-CAB 신약 후보물질 ‘DW-4421(성분 파도프라잔)’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대원제약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뿐 아니라 비미란성 질환 임상을 동시에 진행하며 적응증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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