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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Z 폭렬격전' 확률 조작 의혹 쓰나미 게임업계 덮치나

'단순 오류 vs 조작 증거' 팽팽…반다이남코, 소스코드 공개 불사

2017.11.20(Mon) 14:14:32

[비즈한국] 일본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가 서비스하는 인기 모바일게임 ‘드래곤볼Z 폭렬격전’에서 유료 아이템 확률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게임사 측은 극구 부인했지만, 일부 게임 사용자들은 환불을 요청하는 등 해명이 석연치 않다는 분위기다.

 

드래곤볼Z 폭렬격전은 지난 2015년 초 서비스를 시작한 인기 모바일게임이다. 일본 모바일게임사 아카츠키가 개발하고 반다이남코가 유통을 맡았다. 원작 애니메이션의 인기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는 데다, 독특한 퍼즐 방식 전투로 인해 전 세계에서 2억 건의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우리나라에는 2016년 3월 정식 서비스됐다.

 

# 과금 액수 따라 확률 역차별?…반다이남코 “절대 아니다”

 

최초 조작 의혹은 드래곤볼Z 폭렬격전 일본 서비스에서 불거졌다. 지난 14일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유료 아이템이 공개됐는데, 확률 표시 부분에 오류가 발생한 것이 발단이 됐다.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이른바 ‘가챠(Gotcha)’라고 부르는 모든 확률형 유료 아이템의 경우 각 결과별 뽑기 확률을 게임 내에 표시하도록 돼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캐릭터 5명은 10%의 확률로 나온다고 표시돼 있는데, 캐릭터 목록에는 2~3명뿐이 등장하지 않았다. 의심을 산 부분은 누락 오류가 각 사용자마다 달랐던 점이다. 이로 인해 게임사가 사용자 성향에 따라 특정 캐릭터는 아예 나오지 않도록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확률형 유료 아이템 조작 논란이 불거진 드래곤볼Z 폭렬격전. 사진=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이유는 드래곤볼Z 폭렬격전의 게임 특징에 있다. 아무리 캐릭터가 많더라도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캐릭터는 정해져 있다. 때문에 사용자들은 해당 캐릭터를 뽑기 위해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쓰기도 한다. 사용자들은 반다이남코가 이러한 점을 악용해 유료 결제액이 많은 사용자를 선별해 의도적으로 특정 캐릭터가 나오지 않도록 조작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혹은 꼬리를 물고 커졌다. 가령 접속이 많지 않은 사용자에게는 확률을 높여 주는 것 아니냐는 추가 의혹이 대표적이다. 그러자 많은 사용자들이 본인의 경험담과 함께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계정(부계정)에 유독 뽑기 운이 좋았다며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 전원 20만 원 규모 보상…이례적으로 소스코드까지 공개 

 

확률조작 논란은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 드래곤볼Z 폭렬격전 사용자 커뮤니티로 급격하게 퍼졌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반다이남코는 급히 진화에 나섰다. 업데이트 이틀만인 지난 16일 장문의 사과문을 냈다.

 

사과문에서 반다이남코는 “단말기의 메모리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이 오류를 일으켜 실제와는 다른 내용이 표시됐다”며 “표시 내용과 무관하고 캐릭터 출현 비율은 설정대로 동일하게 제공됐다”고 밝혔다.

 

반다이남코가 공개한 드래곤볼Z 폭렬격전 소스코드. 일반 게임 사용자는 제대로 의미를 알기 어렵다. 사진=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제공

 

반다이남코는 혼란을 끼친 것에 대한 보상으로 뽑기를 할 수 있는 게임 내 아이템인 ‘용석’ 300개를 일괄 지급했다. 용석 300개는 현금으로 환산하면 국가 별 환율에 따라 20만 원에 달하는 큰 액수다. 또, 문제가 발생한 하루 동안 사용한 용석을 전부 반환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속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용자들은 오히려 더욱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정말 단순 실수였고, 실제로 사용자가 입은 피해가 없다면 이렇게 큰 보상을 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급기야 일부 사용자들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환불을 요청하기도 했다. 애플은 이러한 문제를 파악하고 요청 사용자에게 과거 3개월간 유료 결제액을 전부 환불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환불이 까다로운 구글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반응이 없다.

 

반다이남코는 이례적으로 게임 소스 코드까지 공개하며 어떠한 확률 조작도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 갈수록 커지는 확률형 아이템 불신…모바일게임 산업 근간 흔든다

 

일본 게임업계는 드래곤볼Z 폭렬격전의 확률조작 파문이 전체 확률형 모바일 게임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반다이남코는 단순히 표기 오류일 뿐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오랜 시간 쌓인 사용자들의 불신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조작 파문은 과거 논란과는 양상이 좀 다르다. 단순히 확률을 지나치게 낮게 설정한 것이 아니라, 게임사가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자별로 다르게 확률을 책정했다는 의혹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도덕적 논란을 넘어 법적으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파문이 확산되자 사건 다음 날인 15일 게임 개발사 아카츠키의 주가는 전일 대비 무려 19%나 하락하며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약 2000억 원이나 증발했다. 반다이남코 홀딩스 역시 4%나 하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심지어 닌텐도, 구미(gumi) 등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게임회사 주식까지 약세를 보였다.

 

드래곤볼Z 폭렬격전은 퍼즐 방식의 독특한 전투 시스템과 원작 내 캐릭터를 소유할 수 있는 가차 시스템으로 현재까지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게임 내 스크린샷 캡처


모바일게임 내 확률형 유료 아이템 논란은 우리나라에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강화안이 도입되면서 많은 주요 게임들이 확률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핵심인 게임 내에서 뽑기 단계가 아닌 홈페이지나 공식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개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병희 전 소프트맥스 사업팀장은 “사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유료 결제를 통해 뽑기를 하려고 하는 순간에 열 번 뽑아 한 번도 안 나온다고 알리면 결제 비율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가챠는 그 자체로 게임 사용자들에게 재미를 주는 만큼 게임 사용자에게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시키고 신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확률 조작 논란에 대해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은 전부 본사에서 관리하며, 한국 내에는 어떠한 담당 부서도 없어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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