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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융단폭격에 3연임 빨간불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반격 카드는?

"음해세력이 흔들고 있다" 사전차단 나섰지만 '김승유 라인' 부활설까지

2017.12.22(Fri) 18:10:52

[비즈한국]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연임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당국 수장이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와 CEO(최고경영자) 선임 과정에 문제를 제기한 데다 노동조합의 반발이 거세져 진화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오고 나서 금융권에서는 조심스럽게 김 회장의 3연임을 점쳤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회장이 경남고등학교 동기 동창으로 알려졌고 부금회(부산 출신 금융인 모임)가 금융권에서 급부상하며 연임에 무게가 실렸던 것. 하지만 김 회장과 대척점에 서있다고 알려진 최흥식 전 하나금융지주 사장이 금융감독원장에 취임하고 3연임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에 제동이 걸렸다. 사진=임준선 기자

 

김정태 회장은 지난 4일 하나금융그룹 창립 12주년 기념식에서 “전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이 음해성 발언으로 흔들기를 하고 있다”고 해 화제가 됐다. 자신과 연관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음해세력’에 의한 조직 흔들기 배후로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을 ‘저격’​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는 18일 금융감독원에 조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요청서에는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행장의 △아이카이스트 부실 대출 △사외이사 및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와 부당한 거래 △김정태 회장을 매개로 한 중국 특혜 투자 등이 담겼다. 

 

10월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아이카이스트 부실 대출의혹이 불거졌다. 창조경제 1호 기업으로 불리던 아이카이스트에 KEB하나은행이 특혜성 대출을 해줬다는 의혹이다. 아이카이스트는 정윤회 씨 동생인 정민회 씨가 근무하고 있던 회사로 비선 실세가 관여해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는 기업이다.

 

복수의 금융업계 관계자는 아이카이스트에 대출이 나가기 전 김 회장과 아이카이스트 관계자가 하나금융지주 본사에서 만났으며 이후 추가 대출이 이루어졌다고 의혹을 제기한다. 하나금융의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이 사석에서 수차례 아이카이스트를 치켜세우며 칭찬을 하고 박근혜 정부의 입맛에 맞는 일에는 앞장서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나은행 측은 “대출이 옛 외환은행에서 나갔고 현재의 통합 하나금융과 관련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회장님과 아이카이스트 관계자가 만날 이유도 없다”​고 반박했다.

 

KEB하나은행은 2015년 7월 15일~2016년 7월 15일 아이카이스트에 20억 2000만 원을 대출해주고 이중 8억 5700만 원을 회수하지 못했다.

 

김정태 회장는 자신의 아들 김 아무개 씨가 운영하던 (주)인카루셀이 특혜를 보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을 받는다. 인카루셀은 아기용품을 판매하는 회사로 2015년 설립 직후 물티슈 전문 제조회사 ‘에이제이’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에이제이의 박문규 회장은 하나금융 사외이사다. 에이제이와 부당한 거래를 맺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인카루셀은 아기용품을 판매하는 회사로 2015년 설립 직후 물티슈 전문 제조회사 에이제이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지주의 자회사들은 2016년 8월 인카루셀이 판매하는 ‘마맘터치’와 에이제이의 ‘베베숲’을 출산휴가 중인 휴직자들에게 선물이라는 명분으로 배포하고, 고객 사은품 명목으로 상당량 구입했다. 

 

KEB하나은행과 자회사 직원들은 위로부터 “표시나지 않게 현금으로 결제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고 경비를 비자금화하여 영업본부별로 구입하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나금융이 에이제이가 제조하는 물품을 인카루셀로부터 사들이며 박문규 하나금융 사외이사와 김정태 회장의 아들 김 씨가 직접적 수익을 올렸다.

 

적폐청산공투본은 “금감원이 하나금융지주와 자회사 및 KEB하나은행의 영업본부별 경비 집행 내역 등의 회계자료 및 인카루셀 매출 내역, 하나금융지주 및 자회사의 기부금 내역 등을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김정태 회장은 하나금융이 영위하는 뉴스테이 사업에 사적 관계가 있는 인사를 끌어들여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하나금융은 2014년 7월 16일 자본금 50억 원의 HN주택임대관리(주)를 설립했다. 하나금융이 출자한 이 회사는 은행 폐점포를 활용하는 임대 및 뉴스테이 사업과 연계해 주택임대관리 사업을 한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하면서 자연스레 일부 점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HN주택임대관리의 역할이 충분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시작된 사업이다.

 

문제는 HN주택임대관리의 자본금 출자에서 이상한 지분구조가 나타난 것. 하나금융 측은 HN주택임대관리에 하나금융투자가 14.6%, 하나생명이 5%를 출자했고, 나머지는 강남건영이 30%, 개인투자자인 이규식 경신금속 대표가 지분의 50.4%를 출자했다. HN주택임대관리는 하나금융의 계열사라기보다 한 개인의 회사에 가까운 것.

 

또 2016년 9월에는 HN주택임대관리가 출자해 ‘JT투자운용’​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JT투자운용은 국토교통부 소관의 리츠AMC회사(부동산투자회사)로 주로 임대주택을 지어 임대를 놓고 수익을 거두는 사업을 영위한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 역시 이규식 경신금속 대표다. 하나금융이 출자한 HN주택임대관리와 JT투자운용 모두 이 대표의 회사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하나금융의 자산인 폐점포를 활용하기 위해 세운 회사에 김정태 회장과 친분관계에 있는 개인이 최대주주로 등재되어 있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하나금융은 “은행 VIP일 뿐 회장님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것이 아니다”며 “리츠 사업이 수익성이 없어 자본을 대기가 어려웠는데 이규식 대표가 지분을 보태줘 오히려 하나금융이 도움을 받은 셈”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금융당국이 회장 교체 시기가 된 금융사에 대해 ‘지배구조 문제와 현역의 셀프연임’을 지적해 김 회장의 연임에 제동이 걸렸다. 금감원 내부와 금융업계에서는 하나금융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게다가 최흥식 금감원장은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가 낸 조사 요청서에 대해 “(조사요청서가) 접수된 만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 측은 “제기된 의혹들은 음해적인 성격이 있다”며 “지금 단계에서 별다른 입장을 밝힐 것이 없다”고 말했다.​ ​

 

통상 주인 없는 회사로 불리는 금융사에서는 회장 교체기에 연임을 노리는 CEO와 차기주자들의 내부제보나 고발이 빈번히 일어난다. 김정태 회장이 음해세력이 흔들기를 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한 것도 이런 연장선에서 나온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이 과거 ‘금융 4대천왕’​으로 불린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을 직접 저격하며 공격적 태세를 갖춰 어떤 수싸움이 일어날 지 금융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과 김병호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은 유력 차기 회장 후보로 점쳐져왔다. 함영주 행장이 김정태 회장의 복심으로 분류됐다면 김병호 부회장은 김승유 라인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문재인 정부 금융권에서 다시 김승유 라인이 급부상했고, 함 행장이 김정태 회장과 궤를 함께한 만큼 차기 회장직에 김병호 부회장을 점치고 있다. 

금재은 기자 silo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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