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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900 돌파, 비상하는 코스닥 뒤에 숨은 '먹구름'

셀트리온 등 특정 종목 '쏠림' 심화…공매도도 함께 늘면서 조정 우려도 나와

2018.01.16(Tue) 18:08:12

[비즈한국] ​지난해 말부터 ​증권시장이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선 이번 호황이 오는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하는 한편, 단기과열에 따른 과부하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난해 20% 넘게 급등한 ​코스피와 코스닥의 성장세는 최근까지 꺾이지 않고 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2521.74로 마감했고, 코스닥지수는 901.23였다. 지난해 같은 날짜의 코스피는 2025.16, 코스닥지수는 632.04였다. 특히 코스닥 지수는 2002년 3월 29일(927.30) 이후 약 16년 만에 ​900선을 넘었다. 

 

16일 코스닥 지수가 16년 만에 900선을 돌파하여 901.23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도 상승해 2,521.74로 장을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닥 고공행진의 이유는 정부가 ‘투자 변수’로 떠오른 것이 꼽힌다. 지난 11일 금융위원회는 코스닥 투자를 늘리기 위해 △연기금의 거래 과정에서 세금·금융 혜택 방안 추진 △코스피·​코스닥의 새 통합지수 KRX300 발표 △상장문턱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 혁신을 위한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발표 다음날인 12일 코스닥은 2002년 4월 19일(858.80) 이후 처음으로 852.51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닥지수가 4%까지 뛰어오르며 매수를 5분간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에서 급등세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2009년 이후 9년 만이다. 가장 최근의 사이드카는 2016년으로 당시는 매도를 정지시키는 사이드카였다.

 

증권가에선 이러한 기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연구원은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은 개인보다는 기관 유인 의도가 강해 보인다”며 “단기 부양이 아닌 장기적 체력 강화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도 “정부 정책이 안정성보다 벤처기업 활성화 등 ‘기술’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신성장동력을 키운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단기 과열에 따른 ‘거품’ 우려도 나온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특정 업종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치게 몰리면서 ‘투기’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앞서의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대해 기대 이하라는 반응이 높았다. 그동안 추진해왔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고, 개인 투자와 관련한 세제 방안은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엔 혜택이 적다는 이유였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다만 시장이 정부 정책에서 주목한 건 KRX300이다. 최근 특정 업종이 주목 받는 이유는 이 부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RX300은 코스피 232개, 코스닥 68개 종목으로 구성된 새 자본시장 통합지수다. 기존 통합지수인 ‘KTOP30(코스피 29종목, 코스닥 1종목)’​과 ‘KRX100(코스피 91종목, 코스닥 9종목)’​에 코스닥 비중이 작다는 지적에 따라 한국거래소가 새로 개발했다. 

 

오는 2월 5일 공식 발표되는 이 지수에는 에너지, 헬스케어, 유틸리티 등 9개 산업군 별로 선정했다. 앞서의 관계자는 “새 지수가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둘로 나뉜다”며 “연기금이 기준으로 삼고 자금을 투입할 것이란 기대, 제약·​바이오업종이 차지할 비중이 기존 지수보다 높아져 제약·​바이오 업종이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란 예상 두 가지다”라고 말했다.

 

코스닥에서 시총이 3조 원을 넘는 기업은 8곳으로, 이 가운데 7곳이 제약·​바이오 업종이다. ‘대장주’로 불리는 셀트리온은 1월 들어서만 54.9% 급등했다. 시총 약 43조 원(16일 종가 기준)​으로 재계 5위 규모로 올라섰다. 삼성그룹(468조 원), SK그룹(123조 원), LG그룹(106조 원), 현대차그룹(93조 원) 다음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도 일제히 급등세다. 

 

세 업체를 합친 ‘셀트리온그룹’의 시총(21%)은 코스피에서 시총 20%를 차지한 삼성전자와 비슷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코스닥 시장 상승분 중 절반은 셀트리온그룹이 이끌었다. 특정 업체가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공매도가 이들 업체에 몰리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최근 한 달 사이 코스닥 공매도는 2조 8962억 원으로, 지난해 전체 규모의 절반이 이 기간에 이뤄졌다. 공매도 상위 10종목 중 절반 이상은 셀트리온을 포함한 제약바이오주다. 

 

특히 ‘셀트리온그룹’의 최근 한 달 공매도 규모는 1조 원을 넘는다. 셀트리온 8365억 원, 셀트리온헬스케어 2970원, 셀트리온제약 579억 원이다. 셀트리온제약은 지난해 3월 이후 7차례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됐지만 여전히 공매도 상위 종목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 매도하고, 나중에 주식을 사서 갚는 투자기법이다. 

 

증시가 과열됐다가 폭락한 과거 사례를 보면, 특정 종목이나 산업이 시장을 이끈 경우가 많았다. 1975~1978년까지는 건설 중심, 1985~1988년에는 건설·​무역·​금융 중심으로 거품이 있었다. 건설주는 1980년 경기 침체로 폭락했고, 금융주는 1989년 증시 침체로 내려앉았다. 1999년 IT·​벤처 버블은 2002년 꺼졌고, 2006년 중국 관련주 급등은 2년 뒤 글로벌 금융 위기로 폭락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16일 코스닥은 제약·​바이오주뿐만 아니라 반도체, 기계·​장비, 화학 업종이 상승을 이끌긴 했지만 시장 쏠림 현상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지난 1년 사이 코스닥 상장종목 1192개 가운데 주가가 오른 종목은 절반도 안 된다. 739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피도 다르지 않다. 864개 종목 가운데 주가가 오른 종목은 406개다. 역시 절반을 못 채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적당한 거품은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최근의 특정 업종 쏠림은 과열된 것으로 본다”며 “정부 정책이 전체 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현재 주가는 실제 실적이나 전망에 대한 기대와 함께 공매도 물량이 겹쳐 만들어진 가격인 만큼, 향후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문상현 기자 m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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