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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노동이사' 재도전, "가능성 크다"는 노조에 사측의 반응은?

HR 전문 권순원 교수 추천에 국민연금 "긍정적"…사측 "주주들 반응 지켜봐야"

2018.01.23(Tue) 10:51:47

[비즈한국] 오는 3월 KB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KB노조협의회)와 우리사주조합이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천하겠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임시 주주총회 이후 노동이사제가 뜨거운 감자로 재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KB노조협의회는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지만 주주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노동이사제는 주식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이사회 구성원 중 일부를 직원이 추천하는 후보자에게 배정하는 제도다. 박홍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 절차는 포장만 요란할 뿐 실제로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며 “사외이사 예비후보 풀과 인선자문위원 선정이 불투명하고 회장이 직접 사외이사 추천에 참가하는 등 (사외이사 선임은) 대표이사 회장의 손바닥 위에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1월 국제의결권자문기구(ISS)는 하승수 변호사가 정치적 비영리단체 활동 중이라는 이유로 반대의견을 냈다. 하 변호사는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을 거쳐 현재는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다만 KB금융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보유 지분 9.62%)이 노동이사제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점은 KB노조협의회​에게 있어서 고무적이다. 당시 국민연금은 하 변호사 선임에 찬성했지만 외국인 주주들이 대거 반대했다. KB금융의 외국인 주주 비율은 69.6%. 국민연금 주식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일부 위원회에 대한 대표이사의 영향력 행사를 막는 것은 사외이사의 독립성 확보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국민은행 본점. 사진=최준필 기자


최근 6명의 KB금융 사외이사 중 이병남, 최영휘, 김유니스경희, 3명은 연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KB노조협의회 측은 HR 분야 전문가인 이병남 사외이사의 빈자리를 권 교수가 메워줄 것으로 기대한다. KB노조협의회 관계자는 “ISS는 이미 법률전문가가 KB금융 사외이사로 있어서 하 변호사가 필요 없다는 의견을 냈다”며 “인사·노무 분야에서 오래 일한 권 교수를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권 교수는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실무평가위원, 금융경제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권 교수도 참여연대 근무 경력이 있지만 현직이 아니라는 점에서 하 변호사에 비해 비교적 정치적 논란에서 자유롭다.

권 교수는 그간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철폐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해와 노조 측의 입장을 대변해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12월 한국노동연구원 주최로 열린 ‘최저임금 제도개선 공개토론회’에서 “해고 회피와 장기고용 관행에 기반을 두어 성장한 우리 기업은 경기변동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노동시간과 임금을 활용했다”며 “최저임금 회피에 따르는 처벌비용을 높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권 교수의 선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뉜다. 앞서의 KB노조협의회 관계자는 “금융위원회 혁신위원회에서도 회사 영향력 밖에 있는 새로운 사외이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며 “지금의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하면 선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반면 다른 은행 노조 관계자는 “정부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공공금융기관이 먼저 노동이사제를 도입해야 파급력이 생길 것”이라며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 차원에서 요구하고 각 지부가 힘을 실어야지 한 지부가 단독으로 추진하는 건 회사와의 전면전을 의미하는 것인데, 기득권 세력이 물러나지 않는 이상 쉽지 않은 일”이라고 내다봤다. 

KB금융 관계자는 “오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반응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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