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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김부겸 장관 다녀간 후 롯데백화점 소방시설 다시 보니

소화전 막고 매대 설치, 비상구엔 물품 적재…롯데백화점 "시정하겠다"

2018.05.04(Fri) 16:37:05

[비즈한국] 지난 3월 21일 오후 2시, 전국 백화점, 영화관, 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제406차 민방위의 날 화재대피훈련’이 일제히 실시됐다. 이날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롯데백화점 노원점을 방문해 소방시설을 직접 점검하고, 주민들과 함께 화재대피훈련에 참가했다. 이 모습은 KBS를 통해 생중계됐으며, 이를 계기로 롯데백화점 노원점은 화재로부터 안전한 다중이용시설로 각인됐다.

 

그로부터 43일이 지난 5월 3일, ‘비즈한국’이 롯데백화점 노원점의 소방시설을 점검해보니 민방위 훈련 때와는 달리 기본적인 화재 예방 안전 수칙도 지키지 않는 등 허술한 관리가 다수 발견됐다. 오는 10일 ‘재난대응안전한국훈련’이 예정된 롯데백화점 노원점의 소방시설 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지난 3월 21일 민방위의 날을 맞아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화재 대피 훈련까지 한 롯데백화점 노원점을 5월 3일 ‘비즈한국’이 재점검해 보니 기본적인 화재 예방 안전 수칙도 지키지 않는 등 허술한 관리가 다수 발견됐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 오후 5시. ‘비즈한국’​은 롯데백화점 노원점에 도착하자마자 지하 1층 식품관으로 향했다. 저녁 반찬거리를 구매하는 주부들로 북적이는 식품관에는 보행거리 20m마다 소형 소화기가 2대씩 구비돼 있었다. 소화기, 소화전, 발신기, 휴대용 조명등이 설치된 곳에는 3~4m 높이에 위치표시 푯말도 부착돼 재난상황 발생 시 소방시설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푸드코드홀의 방수함기구용 소화전과 발신기는 롯데그룹 계열사의 패스트푸드점의 테이블과 의자, 또 다른 음식점의 유아용시트와 서빙용 카트로 인해 막혀 있다. 사진=유시혁 기자

푸드코드홀의 방수함기구용 소화전과 발신기는 롯데그룹 계열사인 패스트푸드점의 테이블과 의자, 또 다른 음식점의 유아용시트와 서빙용 카트로 막혀 있었다. 사진=유시혁 기자


하지만 푸드코드홀과 수입식품관의 상황은 달랐다. 롯데그룹 계열사의 한 패스트푸드점은 방수함기구용 소화전 앞을 테이블과 의자로 막아놓았고 다른 음식점도 발신기가 설치된 곳에 유아용 시트와 서빙용 카트를 방치했다. 수입식품관에서 외부로 통하는 비상구에는 상품 박스가 잔뜩 쌓여 있어 통행마저 불가능했다. 지난해 12월 21일 제천 화재 참사 당시에도 비상구 앞이 목욕용품을 두는 창고로 활용돼 피해자들이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참변을 당했다.

 

비상계단을 통해 외부로 나갈 수 있는 지하 1층 비상구에는 상품 박스가 잔뜩 쌓여 진입이 어려웠다. 사진=유시혁 기자


지상 1층은 더 심각했다. 매장 직원들이 소화기와 발신기가 설치된 곳을 막고 가판영업을 하고 있었다. 비상 시 백화점 이용객들이 이곳에서 소화기를 꺼낼 수도, 발신기를 누를 수도 없도록 방치해둔 셈이다. 

 

소화기가 설치된 곳이지만 책상이 가로막아 밖에서는 이곳에 소화기가 있는지 알아보기 어렵다. 사진=유시혁 기자

 

소화기가 설치된 곳 앞을 가로막고 가판 영업을 하는 모습. 위급 시 소화기를 바로 사용할 수가 없다. 사진=유시혁 기자


문제의 현장을 촬영하자 롯데백화점 직원 5명이 다가왔다. 롯데백화점 노원점 부점장을 비롯한 롯데백화점 직원들은 “바로 시정조치하겠다”면서 소방시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점을 인정했다. 그리고 지상 2층부터 지상 8층까지 기자와 동행하며 소방시설 관리를 점검해나가기로 했다. 

 

소화전과 휴대용 조명등이 설치된 지상 2층 비상구 입구에도 상품박스와 스탠드옷걸이가 방치돼 있었다. 2층 물류창고가 비상구 바로 옆에 배치돼 있어 상시 안전거리를 확보할 수 없는 공간이었다. 롯데백화점 직원이 상품박스와 스탠드옷걸이를 방치해둔 매장담당자에게 “빨리 치우라”고 지시했다. 

 

비상구 바로 앞을 물품으로 쌓아 놓아 화재 시 탈출이 불가능하게 되어 있다. 사진=유시혁 기자

비상구 바로 앞에 물품을 쌓아 놓아 화재 시 탈출이 불가능해 보였다. 사진=유시혁 기자


2층의 한 의류매장은 소화전 앞을 ‘ㄱ’자 형태의 계산대로 막아 놓았다. 직원이 드나드는 통로가 있어 소화전까지 진입이 불가능하진 않았지만, 외부에서 볼 때 이곳에 소화전이 있음을 인지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여기는 롯데백화점의 자체 브랜드 매장으로, 다른 층의 같은 위치에는 매장이 없이 소화전이 바로 보인다. 롯데백화점 노원점이 자사 브랜드에 특혜를 제공한 것은 아닌지 의심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자사브랜드 매장은 소화전 앞을 계산대로 이용하고 있었다. 다른 층의 같은 공간은 소화전을 이용할 수 있도록 비워둔 것과 대비된다. 사진=유시혁 기자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벽과 1m 간격을 띄우고 계산대를 배치했으므로 문제 될 게 없다”면서 “안내표지도 기둥에 잘 부착해놨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소화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외에도 소화전에 있는 벽면에 진열대를 설치해 모자, 의류 등의 상품을 진열한 매장도 있었다. 일부 매장은 소화전 입구에 전신거울이나 화분을 두기도 했다. 이를 촬영하려 하자 롯데백화점 직원들은 기자의 손을 저지하거나 문제가 될 물품을 치워버렸다. 

 

이곳 소화전 앞은 의류 진열대가 가로막고 있었으나 기자가 촬영하자 롯데백화점 직원들이 황급히 의류를 치우고 사진 촬영을 저지했다. 사진=유시혁 기자


롯데백화점 노원점 관계자는 “매장 직원만 2500명에 달한다. 최근 아르바이트생이나 직원이 바뀌면서 소방교육을 받지 못한 경우가 있다 보니 미흡했던 것 같다”면서 “소방교육을 재실시하고, 바로 시정조치 하겠다”고 말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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