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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상속자 '친부' 구본능과 희성그룹의 역할은?

이미 지배구조 개편 구본능·구본식 양분…"당분간 구광모 지원 어려울 듯"

2018.05.25(Fri) 19:03:40

[비즈한국]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지난 20일 타계하면서 장남 구광모 상무가 그룹 경영에 본격 참여하게 됐다. 구광모 상무는 앞으로 구본무 회장 소유의 그룹 지주회사 (주)LG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주)LG 지분은 5월 현재 고 구본무 회장 11.28%,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 7.72%, 구광모 상무 6.24%, 구 회장의 동생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3.45%를 보유하고 있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엄수된 지난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동생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유가족들이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아직 구광모 상무의 지분 확보 방안이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내야 할 상속세만 9000억~1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험로가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구 상무의 친아버지인 구본능 회장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구본능 회장은 동생인 구본식 부회장과 희성그룹을 양분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했고, 희성전자를 통해 친아들인 구광모 상무의 LG그룹 경영권 강화를 지원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LG그룹은 창업주인 고 구인회 명예회장부터 2대 구자경 명예회장, 3대 고 구본무 회장에 이르기까지 장자승계 원칙을 지켜왔고 여성은 그룹 경영에서 배제했다. 고 구본무 회장은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구광모 상무를 2004년 양자로 입적했다. 가족회의에 따른 결정이었다. 

 

구본능 회장은 1996년 사별한 첫 번째 부인 강영혜 씨와의 사이에서 1978년 구광모 상무를 낳았다. 이후 1998년 17세 연하의 차경숙 씨와 재혼해 딸 연서 씨(20)​를 낳았다. 구광모 상무를 양자로 보내면서 아들은 없는 상태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엄수된 지난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구자경 명예회장은 4남 2녀를 두었는데 장남인 구본무 회장과 삼남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LG그룹에 몸담았다. 차남인 구본능 회장은 1996년 희성전자 등 LG그룹에 속해 있던 6개 계열사를 분리해 희성그룹을 설립했다. 구자경 명예회장의 4남인 구본식 부회장도 희성그룹을 경영하고 있다.

 

구본능 회장과 구본식 부회장은 LG그룹에서 안정적으로 일감을 받으며 희성전자와 삼보이엔씨 등 10개 비상장 계열사를 둔 중견그룹으로 희성그룹을 성장시켰다.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희성전자는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용 백라이트유닛(BLU), 액정표시장치모듈(LCM), 터치스크린모듈(TSP)을 생산하는데, LG디스플레이에 ​매출 의존도가 60%에 달​한다. ​​2015년 2조 7000억 원대에 달하던 희성전자의 ​​매출은 LG디스플레이​가 제품 전략을 바꾸자 ​2017년 2조 100억 원대로 떨어졌다. 

 

구본능 회장이 아들 구광모 상무를 구본무 회장에게 ​양자로 보냄으로써, LG그룹 가풍대로 장자승계 원칙을 따르면 희성그룹 후계는 구본식 부회장 아들인 구웅모 씨(29)가 맡게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실제로 구본능 회장은 2011년 8월 19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에 올라 2017년 10월 사퇴할 때까지 KBO 활동에만 전념했고 희성그룹 경영은 구본식 부회장이 맡았다.

 

그런데 2017년 9월을 전후로 구본능 회장과 구본식 부회장 일가는 계열사 간 지분거래를 통해 그룹 지배구조를 당장이라도 분리경영이 가능한 수준으로 개편했다. 구본능 회장은 2017년 9월 6일 희성금속 지분 28%, 희성정밀 지분 43.3%를 모두 삼보이엔씨에 넘겼다. 희성그룹 계열사인 삼보이엔씨는 2017 시공능력평가 49위의 중견건설사로 같은 해 연결기준 매출 7594억 원, 영업이익 954억 원을 거둔 건설사다.

 

그런데 희성전자가 93.4%를 보유한 삼보이엔씨는 지난해 9월 구본식 회장 일가가 거의 100%를 소유한 회사로 바뀌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 축은 ‘구본능 회장→희성전자→희성폴리머·희성촉매·희성화학·깨끗한나라’로 이뤄진다. 다른 축은 ‘구본식 부회장·구웅모 부자→삼보이엔씨→희성금속·희성정밀’이다.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사진=박은숙 기자


구본능 회장이 지난해 9월 지분거래를 통해 확보한 현금은 130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계 관계자는 “구본능 회장이 확보한 돈으로 친아들인 구광모 상무의 LG그룹 경영권 강화를 지원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현재 개편된 희성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구본능 회장이 희성전자를 어떤 식으로 처분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구본능 회장은 2014년 말 자신이 보유한 (주)LG 지분 5.13% 중 1.1%(190만 주)를 구광모 상무에게 무상증여했다. 이 거래를 통해 구광모 상무는 구본무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에 이어 (주)LG 3대주주에 올랐다. 구본능 회장은 이후에도 자신이 보유한 LG그룹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했다. 2015년 (주)LG 지분 0.58%를 추가 매각하면서 지분율을 3.45%로 낮추었고 2017년 11월 LG상사 주식 64만 2766주(1.7%) 전량을 (주)LG에 넘겨 자금을 확보했다. 

 

앞서 언급했듯 구광모 상무가 구본무 회장의 (주)LG 지분을 전부 물려받게 되면 상속세는 9000억~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주식에 대한 상속세는 고인 사망 전후 2개월씩 4개월간의 평균 주가로 평가한 지분가치에 50% 최고 세율을 적용하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에게는 할증까지 붙는다. 다만 상속세는 5년간 분할 납부할 수 있다.

 

​당분간은 ​구본능 회장이 구광모 상무에게 자금을 지원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구본능 부회장이 세금 탈루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5월 9일 서울 여의도 LG그룹 사옥을 압수수색했다. 2017년 12월 LG상사 등 그룹 계열사를 세무조사한 국세청으로부터 사주 일가가 계열사 주식을 양도하는 과정에서 100억 원대 양도소득세를 탈루했다는 고발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구광모 상무의 친아버지인 구본능 회장이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그간 구광모 상무의 지분 확보를 지원해온 구본능 회장이 수사 대상에 포함되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구광모 상무의 향후 역할 등 구체적인 사항은 주총 이후 이사회를 통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구 상무로 후계구도가 명확히 정해져 세부적인 문제는 차차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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