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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라이벌 열전] '프리미엄 커피 오션' 스타벅스 이석구 vs 폴바셋 김용철

시장 레드오션화 속 차별화 전략으로 지속 성장 노리는 두 업체 CEO의 진면목

2018.05.30(Wed) 18:05:28

[비즈한국] 커피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평이 무색할 정도로 국내 커피전문점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한국농수산유통공사 발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커피 판매 시장 규모는 6조 404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커피전문점 시장은 4조 원을 돌파해 62.5%를 차지했다. 국내 커피시장 규모가 폭발적인 성장을 한 배경에는 커피전문점의 역할이 크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만 330곳. 레드오션으로 자리 잡은 커피업계에서 스타벅스와 폴바셋은 고품질 커피라는 공통분모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스타벅스코리아 역대 최장수 CEO 이석구 대표(69)와 항공사 출신 김용철 폴바셋 대표(57)가 있다. 

 

이석구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왼쪽)와 김용철 엠즈씨드(폴바셋) 대표이사. 사진=각 사 제공


# 12년째 스타벅스 이끄는 ‘삼성맨 출신’ 이석구 대표  

 

이석구 대표는 대부분의 커리어를 삼성에서 쌓았다. 1949년생으로 1973년 연세대학교 졸업 후 1975년 삼성물산 경리과에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85년 홍콩지사 부장, 1993년 경영관리실 이사보를 거치는 등 20년 넘게 삼성맨으로 지냈다. 1999년 신세계그룹에 합류한 그는 2001년 신세계 이마트부문 지원본부장 부사장을 맡았고 2002년부터 5년간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2007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햇수로 12년째 대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대표는 스타벅스를 국내 커피전문점 업계 압도적 1위로 키워냈다. 1999년 이화여대 앞 1호점을 시작으로 국내시장에 진출한 스타벅스는 이 대표 취임 후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이석구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 사진=스타벅스 제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스타벅스 매출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1조 263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매출액 대비(1조 20억 원) 26%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1144억 600만 원으로 전년 대비(852억원) 34.2% 증가해 최대 실적을 냈다. 직영매장 수도 4월 기준 1160개를 돌파했다.

 

이 대표는 틈날 때면 앞치마를 두르고 고객들을 찾아 서비스를 하는 등 현장경영으로 유명하다. 이 같은 철학은 스타벅스 취임 전 조선호텔 대표로 있을 때도 발휘됐다. 이 대표가 호텔의 얼굴이자 고객을 처음 접하는 ‘도어맨’을 체험한 뒤 직원들을 상대로 ‘고객 알아보기, 고객 알려주기’ 캠페인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그동안 스타벅스에서 모바일 주문시스템 ‘사이렌 오더’, ‘콜마이네임’ 등 IT에 기반한 서비스와 국내 소비자들을 위한 메뉴 및 MD(상품) 개발에 주력했다. ‘사이렌 오더’는 본토인 미국에 역수출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사이렌 오더는 스타벅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매장 반경 2km 내에서 사전 주문하면 기다리지 않고 매장에서 바로 음료를 받아가는 시스템으로 2014년 전 세계 스타벅스 중 한국에서 처음 도입됐다. 누적 주문 건수는 현재까지 4000만 건에 달한다. 

 

이 대표는 포화상태에 이른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품질을 내세운 고급화 전략으로 경쟁사들과 매출 격차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최근 수년간 가성비를 앞세운 저가커피 열풍에 맞선 정반대 전략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커피에 대한 전문적 식견을 갖춘 소비자들이 급증하는 추세에 맞춘 전략”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오픈한 국내 최대 매장 ‘더 종로점’을 비롯해 최근 들어 리저브 매장을 확대하는 등 행보를 보인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리저브 매장은 전 세계 커피 원산지 가운데 극소수 농장에서 재배되는 최고 품질의 원두만을 선별해 로스팅한 프리미엄 커피를 판매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올해 다양한 특성과 개성을 맞추거나 지역사회 특성을 맞춘 매장들을 선보여 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프리미엄 이미지 정착시킬 적임자, ‘항공사 출신’ 김용철 대표

 

매일유업의 자회사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폴바셋 역시 스타벅스와 마찬가지로 높은 가격의 고품질 커피를 내세운 프리미엄 전략으로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매장수는 100여 개에 불과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폴바셋의 점포별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7억 6000만 원으로 스타벅스(11억 4000만 원) 다음으로 높다. 폴바셋 역시 스타벅스처럼 직영체제를 유지하며 고품질 콘셉트를 9년간 유지한 결과 이제는 스타벅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폴바셋을 이끄는 수장은 지난해 12월 대표로 취임한 김용철 대표다. 1961년생인 김 대표는 항공사 출신이다. 김 대표는 1961년생으로 인하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6년부터 대한항공에 입사했다. 2017년 퇴직 직전에는 여객노선 영업총괄 상무를 지냈다. 

 

김용철 엠즈씨드(폴바셋) 대표이사. 사진=엠즈씨드 제공


폴바셋은 매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0년 15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14년 274억 원, 2015년 488억 원, 2016년 654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756억 원을 달성했다. 점포수도 2009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1호점을 론칭한 이후 지난해까지 93개의 점포를 오픈했다.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이 포화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성장이란 평가다.

  

김 대표는 취임 6개월째를 맞이한 만큼 뚜렷한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 그가 항공사 시절 기내식 서비스를 운영하며 외식 비즈니스 사업 경험을 쌓은 만큼 풀바셋을 필두로 하는 매일유업 외식사업에 힘을 실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한항공 서울여객지점 상무 시절 ‘하늘을 나는 호텔’이라 불리는 A380 여객기에 프리미엄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바 있어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정착시키고 외연을 확장하는 데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김 대표 취임 후 폴바셋은 기존과 다른 전략을 꾀한다. 최근 서울 서초동에 100호점 ‘폴바셋 서초본점’을 오픈하며 차별화 전략에 나섰다. 이곳은 기존 매장과 달리 ‘파시티에’ 콘셉트를 내세워 매일 커피와 함께 전문 파시티에들이 만든 다양한 타입의 케이크를 맛볼 수 있다. 

 

또 폴바셋은 사업 초반부터 쌓아온 고급화 전략으로 정체성이 확립된 만큼 대중적인 메뉴를 보강해 변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폴바셋은 고급화 전략을 내세워 아메리카노를 메뉴에 넣지 않고 대신 아메리카노보다 두 배 많은 원두를 사용해 긴 시간 추출하는 ‘룽고’를 제공했다. 서초본점에서는 아메리카노 메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폴바셋 측은 “앞으로도 서초본점의 파티시에같이 새로운 콘셉트의 매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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