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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전투력 뒷걸음질? '국방개혁 2.0'에서 진짜 중요한 것

목표의 방향성 맞으나 실현 쉽지 않아…철저한 계획 세워 성공해야

2018.07.30(Mon) 06:23:38

[비즈한국] 지난 27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국방개혁 2.0’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직후 이뤄진 브리핑에서 송영무 장관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기무사 개혁을 포함한 국방개혁 성공을 위해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개혁 2.0은 군 구조, 국방운영, 병영문화, 방위산업, 네 분야 개혁 방향과 더 강한 국방력을 갖출 실행방안으로 42개의 과제를 제시했다. 분야별로 국방부가 제시한 과제를 간단히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국방개혁안 ‘국방개혁 2.0’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먼저 군 구조 분야에서 주목할 것은 목표다. 앞으로 안보상황이 어떤 방식으로 변화하든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오랫동안 논쟁이 있었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해 한미연합사령부의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전쟁 수행의 핵심이 될 합참의 지휘능력을 강화할 예정이지만 과거와는 달리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점을 못 박지는 않았다. 

 

이를 위해서 육군 지상작전사령부를 창설하고 해병대는 본연의 임무인 상륙작전 능력을 강화하고 해군은 전투함과 항공기를 확충하고 공군은 기존 전력증강에 추가로 정보‧감시‧정찰(ISR) 능력을 강화하는 등 부대구조 또한 개편한다. 

 

무기체계 분야에서도 북한 핵무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3축체제’, 즉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한국형 대량응징보복(KMPR), 킬체인(Kill Chain) 작전능력을 위한 무기체계 개발과 도입은 남북관계 개선과 상관없이 추진한다. 다만 무기체계 확충과 별개로, 육군은 11만 8000명을 감축하여 50만 명으로 규모를 줄이고 이를 보충하기 위한 첨단기술을 도입한다. 사람은 줄이는 대신 예산을 늘려, 미래에는 독자적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군대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국방운영 분야에서의 핵심 키워드는 글로벌 스탠다드(Global Standard) 강화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진행되거나 진행된 국방운영의 변화를 따라잡아 선진국 수준의 운영을 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장군 정원을 436명에서 360명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2005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군은 군단 2개, 사단 6개, 여단 4개를 줄였지만 장성 정원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이런 장군 정원에 칼을 대고 국방부 내부의 예비역 출신 비율을 줄여 민간인의 국방부 업무 분담 강화와 군인의 정치적 중립 준수를 위한 특별법 제정 등을 추진한다. 

 

이 외에 세계적으로 무척 적은 비율인 여군의 비중을 8.8%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확충해나가고, 동원예비군의 동원기간은 줄이는 대신 훈련 보상비와 무기 현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병력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육군은 로봇 전력을 크게 확충할 예정이다. 사진=김민석 제공


병영문화 개혁 내용도 국방개혁에서 중요하다. 후진적 병영문화로 인한 사기저하와 비전투 손실은 군 문화의 구형 무기나 방산비리, 비효율적 지휘구조만큼이나 우리 군의 역량을 좀먹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사법제도를 손봐서 영창제도를 폐지하고 군사법원의 권한을 줄이며 병 봉급 인상과 함께 병사의 휴대폰 사용 허용과 민간인력을 활용해서 제초작업 청소사역의 부담을 줄이고 군 의료체계를 개선하여 비전투 손실과 인권 보호를 통해 군대에 대한 인식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방위사업 분야는 노무현 정부 때 방위사업청 개청 이후 지금까지의 방산비리나 획득사업의 문제점을 개선했다. 불법과 합법의 경계로 논란을 일으킨 로비스트 업무를 일명 ‘방위사업중개업’이라는 이름으로 양성화 및 불법행위를 차단하도록 하고 방산비리로 인한 뇌물수수는 가중처벌하는 것으로 바꾼다.

 

전문성에 대해서 지적을 받았던 방위사업청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획득전문교육기관을 세우고 어떤 무기를 어느 정도의 예산과 기간, 성능으로 만들 것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사전개념연구제도를 도입한다. 국내 및 해외 신무기가 정말 제 성능을 내는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지 파악하는 기술기획 전담기관이 생기고 기존의 방위사업청 방산진흥국을 방산진흥원으로 신설해 국내 방위사업의 성장, 특히 중소기업 보호와 수출사업화에 중점을 둔다.

 

병력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육군은 무인기 전력을 크게 확충할 예정이다. 사진=김민석 제공


이번 국방개혁 2.0은 전체적으로 참여정부 때 ‘국방개혁 2020’ 이후 최대 규모라 할 만하다. 국방개혁 2020 이후 이명박 정부 때 발표한 ‘국방개혁 307’과 박근혜 정부 때 ‘국방개혁 기본계획’은 국방개혁 2020에서 적용된 내용을 안보 상황에 맞게 소폭 수정한 정도기 때문이다.

 

반면 그동안 새 정부에서 추진된 국방개혁보다 그 내용이 방대하여 급진적 개혁에 대한 걱정과 논란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한 언론은 “핵무장 120만 북한군 앞에서 병력 12만 줄인다니” “북핵은 그대론데 ‘공세적 작전개념’ 빠져” “6‧25 정전일에 대북전력 줄였다” 등으로 이번 국방개혁을 통해 우리 군의 전투력이 오히려 뒷걸음질 친다는 비난을 하고 있다. 비난의 핵심 포인트는 문재인 정부가 신무기 개발을 축소할 것으로 의심하고 우리 군의 병력축소로 국방력이 크게 약화된다는 두 가지다. 

 

그 중 우선 문재인 정부가 신무기 개발 및 생산을 축소한다는 내용은 아직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 일부 언론들은 북한 핵무기를 위한 3축체제가 전부 혹은 거의 축소될 것이라고 보도를 했으나 국방부는 “현존하는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3축체계’ 전력 발전은 정상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들은 국방개혁 2.0에 신형 탄도탄인 현무4 미사일, 미사일 방어 유도탄인 철매-2 PIP 등이 내용이 없다는 점을 들어 이를 부정하는 보도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이런 전력감소의 진실공방은 머지않아 밝혀질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은 이런 주장에 대한 믿을 만한 증거를 찾기 어렵다. 현재 이들 3축체제의 소요와 예산은 이미 일부가 집행돼, 정말로 문재인 정부가 대규모 무기사업을 취소한다면 이를 위한 연구용역과 업무 추진방향이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에서 논의되어야 하지만 아직 그런 기색은 없다.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응하기 위한 KTSSM 미사일. 사진=김민석 제공


또한 일부 언론들은 이번 국방개혁 2.0이 청와대에서 두 차례 반려당한 것이 기존의 국방개혁 2.0이 북한을 자극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라는 보도를 했으나 다른 복수의 언론들이장성 축소 문제, 유사시 북한 급변사태 시 대응능력 등에 대해서 국방부와 청와대 사이에 논의됐다고 상반된 보도를 해 그 주장 역시 신뢰하기 어렵다. 

 

그나마 공개적으로 보도 및 논의가 된 것은 철매-2 PIP의 양산물량 축소 논란인데, 이 논란의 당사자인 송영무 장관의 공식적인 언급은 “생산물량 축소가 아니며” “요즘은 매년 무기체계가 달라지며” “새로운 것이 나오면 옮겨 탈 수 있다”는 내용이다. 북한의 눈치를 보고 전력을 축소한다기보다는, 철매-2 PIP보다 더 좋은 무기체계를 찾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국방개혁 2.0에서 이야기한 입체기동작전의 의미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공세적 작전’, 즉 방어보다는 빠른 공격에 치중하여 전쟁 발발 시 조기에 종결짓는다는 개념이 국방개혁 2.0에 없어졌으니, 북한을 자극하는 개념이 폐기되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송영무 장관이 추진하고 여러 차례 언급한 공정사단 창설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에서 이 또한 근거가 약하다. 공정사단은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과 별개로, 지상작전 중 가장 공세적 작전개념을 가진 부대이기 때문이다.

 

지난 칼럼에서 두 차례 언급한 것과 같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변경돼도 그동안 북핵 대응을 위해 연구한 무기와 전력은 그대로 북한의 안정화 및 유사시 급변사태 대응을 위해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핵포기를 진정성 있게 실행하든, 혹은 우리 몰래 다시 핵보유를 추진하든 북한의 기습공격에 대응하고 최대한 신속히 전쟁을 종결하기 위한 무기와 장비, 부대의 성격은 크게 달라질 수 없기 때문이다.

 

병력자원의 감소로 인한 전투력 약화에 대한 우려는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현대전이 아무리 첨단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라도 병사의 병력을 줄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방부는 이미 20년 가까이 저출산 시대에 맞춘 부대개편과 전투력 유지방안에 대해서 고민해 왔지, 현 정부 들어 갑자기 일어난 일은 아니다. 

 

일부 언론은 2023년에는 1개의 사단이 40km의 전선을 담당해야 한다고 비판하지만 사실 1개의 사단의 담당구역을 늘리기 위한 계획과 목표는 이미 노무현 정부 때부터의 목표였다. 10년여 동안 우리 군의 사단은 정보통신, 지휘통제, 정찰, 기동 분야에서 40km의 구역을 담당하는 사단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첨단무기들을 도입해 나가는 중이다.

 

저출산 현상이 심화돼서 복무기간을 줄이지 않아도 병력이 줄어든다는 것은 사실의 단면만 본 비판이다. 저출산 현상의 지속으로 병력 자원이 줄어드는 것은 맞지만 저출산 현상이 심화될수록 국가 전체적인 입장에서는 복무기간을 줄이는 방안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병사 징집은 사람을 공짜로 부려먹어 나라의 예산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징집병들의 사회진출을 늦추고 경제활동을 봉쇄하는 대가를 치르기 때문이다. 당연히 저출산 현상이 심화될수록 국가 전체적으로 징집제도를 유지할 때 생기는 손해는 커진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2.0은 현실적인 국가의 상황과 안보상황에 맞추어 최대한 노력을 하되, 그 대가로 국방예산의 확충이 필요한 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예산을 줄이면서도 국방력을 늘리는 개혁 방안이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은 법이다. 

 

북한의 핵심목표를 타격할 수 있는 F-15K 전투기. 사진=김민석 제공


국방개혁 2.0에서 아쉬운 점은 두 가지다. 바로 예비전력과 군수지원 분야. 이번 국방개혁 2.0에서 국방부는 예비전력의 내실화를 위해 훈련 보상비의 현실화, 장비와 무기 현대화, 과학화 훈련장 구축 등을 내세웠지만 이 정도의 대책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우리 군의 예비전력은 그 특성상 유사시 방어작전뿐만 아니라 급변 상황에서의 안정화 작전, 대 테러 임무에도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미 주방위군(National Guard)나 미군 예비군 같이 재해구난과 치안보조 임무에 전문적으로 투입 가능하고 해외 파병에 투입되어 전투임무까지 투입할 수 있는 수준의 전력 건설이 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루기는 어렵다. 예비역의 임무를 군역이 아닌 하나의 직업으로, 능력이 우수하지만 진급 적체로 군문을 떠나 사회에 진출한 우수한 전역 장병이 ‘전문화된 예비전력’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보상과 훈련 제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군수지원 분야의 확충도 시급하다. 국방개혁 2.0에서는 국방환경 변화를 선도하는 군수개혁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 내용에서는 애매한 지점이 많다. 더욱이 일부 전문가들은 군의 장성 숫자가 전투부대에만 집중돼 비전투 군수분야 장성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위기의 기회로 삼을 방법은 있다. 군수분야야 말로 전투부대와 달리 민간의 혁신적 기술과 운영방법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분야이기에 오히려 민간 전문가에게 군수분야의 계획, 운영에 관여할 수 있는 직위와 권한을 확대하고 유사시 군수운영에 대해서 민간 기업과의 합작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 최강으로 일컬어지는 미군의 힘은 보급에 있다고들 하지만 그 미군조차 적극적으로 민간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군수와 보급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고 ‘기업과 함께 전쟁하는 법’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국방개혁 2.0은 노무현 정부 때 야심차게 추진되었던 국방개혁 2020을 현실에 맞추어 완성해 나가는 마지막 다듬기라고 볼 수 있다. 계획 자체만으로는 단순히 예산 감소와 특정 군 차별로 폄하할 내용은 없다. 하지만 계획이 아무리 좋아도 세부 내용의 실행방안이 미흡하면, 그 개혁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국방부의 치열한 고민과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통해, 국방개혁 2.0이 원하는 결과를 이루어 대한민국의 미래 안보를 튼튼히 보장받길 바란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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