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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꿈?' 페이스북·트위터 호실적에도 폭락 아이러니

광고 외 수익모델 못 찾아…클라우드·AI 전쟁 펼치는 아마존·구글과 다른 양상

2018.07.30(Mon) 17:18:07

[비즈한국] 증시에서 오를 종목은 오르고 떨어질 종목은 떨어진다. 일견 당연해 보이는 얘기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어떤 종목이 오르고 떨어질지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승승장구하던 페이스북과 트위터 주가가 최근 급락했는데, 과연 떨어질 종목이었는지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 

 

페이스북은 지난 26일(현지시각)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직후 주가가 18.96% 급락했다. 시가총액 중 1197억 달러(약 134조 원)가 사라졌다. 나이키 시가총액과 맞먹는 규모가 날아간 셈이다. 시총 기준으로 미국 역사상 최대폭 하락이다.

 

페이스북 주가는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실적우려로 18.96% 하락한 176.26달러로 장을 마감,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134조 원가량 증발하면서 미 증시 역사상 시총 기준 하루 최대 폭락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마켓사이트 전광판에 표시된 페이스북 로고. 사진=AP/연합뉴스


국내 언론과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이 사용자 수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았고 올 3월 제기된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신뢰도에 금이 간 데다 가짜 뉴스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주가 하락의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주가가 20% 가까이 하락한 이유로는 충분히 설득력 있는 분석은 아니다. 페이스북은 2010년 회원 1억 70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적이 있고 2011년에도 악성코드 ‘렘니트’에 의해 개인정보가 대거 유출됐다. 특히 페이스북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나 늘었으니 말이다.

 

트위터도 이튿날인 27일 실적을 내놨는데, 사용자 수가 줄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가 20.54% 추락했다. 트위터의 기업 가치도 70억 달러(약 7조 8000억 원)가량 증발했다. 그런데 정작 트위터의 2분기 광고 수입은 6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세계 양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이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썼음에도 주가는 왜 폭락한 걸까.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지난 5~6년 새 인터넷·모바일 환경에서 가장 강력한 전달력을 가진 광고매체로 부상했다. 신문 등 종이매체는 물론 포털사이트의 자리를 빠르게 대체했다. 가장 큰 강점은 지인끼리 얽어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발휘하는 데다, 사용자의 나이·성별은 물론 취미 등 관심사를 정확히 저격해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네트워크 효과의 강화와 누적된 데이터의 힘이 앞으로 SNS 회사를 성장으로 이끌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 부양으로 이어졌다. 2013년 말 54달러에 불과했던 페이스북 주가는 2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다.

 

지난 27일 트위터가 2분기 실적에서 사용자 수가 전 분기보다 줄었다고 발표하자 주가가 20%나 폭락하며 미국 증시를 출렁거리게 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입회장 전광판에 비친 트위터 로고. 사진=AP/연합뉴스


주가는 기대감을 먹고 오른다. 미국 IT업계를 선도하는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주가가 최근 5년 새 급등한 이유다. 플랫폼 사업자로서 각자 분야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회사들이다.

 

문제는 다음 스텝이다. 페이스북의 경우 다음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스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페이스북은 개인정보 보호를 우선하는 ‘프라이버시 퍼스트’ 전략을 취하면서 성장에 한계가 왔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페이스북의 월간 사용자 수는 22억 명에 달한다.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 수는 30억 명 수준. 더 이상 사용자를 늘리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는다. 

 

특히 광고판 외에 페이스북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에게 보여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실생활과 경제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FANG 가운데 아마존과 구글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모든 정보의 창구와 스토리지로서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마케팅 활동도 가능하다. 최근 2년 새 세계적으로 반도체 호황이 밀어닥친 것도 IT 기업들의 대규모 스토리지 구축 작업과 관련이 깊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홈 등의 서비스를 준비하는 한편 쇼핑 플랫폼을 강화하는 등 오프라인에서의 네트워크 효과도 공고히 하고 있다. 

 

IT 기업이 자신과 관계가 적은 우주·항공·에너지 같은 영역에 투자하는 이유는 IT와의 관련성을 만들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기 위해서다. 지속적인 투자를 받기 위해 필요하기도 하다. 이런 노력들이 하나둘 구체화되면서 아마존은 2분기 시장 예상의 2배 이상인 25억3000만 달러의 역대 최대 순이익을 냈고,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시장 전망(9.59달러)보다 높은 11.75달러의 2분기 주당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비전 마련은 물론 실제 투자에 미진했다. 페이스북은 오프라인 플랫폼을 잡기보다는 인스타그램 인수 등 온라인 네트워크 플랫폼 강화에만 매진했다. 페이스북의 부상 이후 주춤한 트위터도 마케팅 비용만 늘릴 뿐 새 비즈니스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응축됐던 이런 실망감이 2분기 실적 발표를 빌미로 터져 나온 것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주가가 떨어질 기업이었던 셈이다. 

 

증권시장과 SNS가 존재하는 한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가치를 유지하겠지만 더 이상 성장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관측도 나온다. 대니얼 이브스 GBH 인사이츠 애널리스트는 ‘CNN머니’ 인터뷰에서 “페이스북과 트위터 모두 사업모델을 바꿀 때가 됐다. 광고로 돈을 버는 데에서 벗어나는 한편 보안·데이터 수집 관행의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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