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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새해맞이, 여행달인 15인이 살짝 공개하는 '나만의 그곳'

미얀마·피지·네팔, 하늘·바다·설산 등 실로 다양…1월 1일이 늦었다면 설연휴에라도

2018.12.29(Sat) 13:09:03

[비즈한국] 연말연시,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다. 묵힌 마음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한 해를 위한 새 마음을 담뿍 담아올 수 있는 여행을 꿈꾼다. 사실 우리가 늘 목말라 하는 건 시크릿 플레이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지 않고 잔잔하게 생각을 정리하며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비밀 여행지다. 여행작가와 여행기자, 여행사와 항공사 직원, 현지투어 담당자, OTA(Online Travel Agency) 팀장, 여행다큐 PD, 관광청 대표, 요트 탐험가 등 ‘여행의 달인’ 15인에게 2019 그들만의 새해맞이 장소를 물었다.  


흔한 곳들 말고, 사람에 치일 수도 있는 그런 곳 말고, 여행업계 관계자들이 숨겨놓은 ‘그곳’으로 떠나볼까. 사모아 사바이(Savaii) 섬 르 라고토(Le Lagoto) 리조트 앞의 일몰. 사진=인도네시아 관광청 제공


먼저, 보통의 세계인들은 어디에서 연말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고 있을까. 글로벌 호텔예약 플랫폼 아고다가 올 연말 전 세계 12월 31일 숙박 예약 건을 기초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대륙별로 아시아에서는 도쿄가, 유럽에서는 파리가, 북미에서는 뉴욕이 1위를 기록했다. 

도쿄는 중국과 싱가포르인들의 선호도가 높았고, 파리는 중동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았으며, 뉴욕은 타임스퀘어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 덕분에 전 세계인은 물론 자국민도 선호하는 새해맞이 장소다. 예약률 10위권 안에 드는 다른 도시들인 방콕, 타이베이, 오사카, 홍콩, 런던, 로마, 바르셀로나, 프라하, 베를린, 이스탄불, 하와이 역시 굳이 새해맞이 장소가 아니라도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인기 여행지들이다. 

그럼 이제 사람에 치일 수도 있는 그런 곳 말고, 여행업계 관계자들이 숨겨놓은 ‘그곳’으로 떠나볼까. 

사실 우리가 늘 목말라 하는 건 시크릿 플레이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지 않고 잔잔하게 생각을 정리하며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비밀 여행지다. 발리 우붓의 마야우붓 리조트 리버카페. 사진=발리 현지투어 업체 제공


‘지구별 워커홀릭’의 저자 채지형 씨는 베트남 무이네와 미얀마 바간을 꼽았다. “베트남 무이네는 사막과 바다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바다와 인접한 단출한 방갈로에 묵으며 생각을 정리하기 좋다”고 평했다. 미얀마 바간 역시 지평선이 보이는 평원에 펼쳐진 수천 개의 파고다를 바라보며 생의 의미를 되새기기 좋은 장소라고 추천 이유를 들었다.   

가이드북 ‘가고싶다’ 시리즈를 쓴 여행작가 신양란 씨는 “신비스럽고 몽환적인 아름다움이 있는 스페인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의 나스르 궁전에서는 현실의 고단함을 잠시 잊게 된다”고 말한다. 또 터키 카파도키아에서 지상의 풍경이 아닌 것 같은 황량한 대지 위로 떠오르는 새해의 태양을 보는 것도 새 마음이 들어 좋다고. 느리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선한 눈빛을 보면서 새로운 한 해를 차분하게 맞을 수 있는 라오스 루앙프라방도 추천했다.

‘걸어서 세계속으로’의 PD 이진아 씨는 탁 트인 바다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태국 코사멧 섬 핫싸이게우비치를 일출 포인트로 꼽았다. 또 서호주 네이처스 윈도우의 액자바위 사이로 떠오르는 해를 보는 맛도 일품이라고 전했다. 

기자 출신 여행작가 김빅토 씨는 베를린의 브란데부르크 문 앞에서 새해맞이 폭죽을 구경하는 것도 이색적이라고 소개했다. 또 “도쿄 아사쿠사에서는 길을 막고 너나 할 것 없이 다 같이 어울려 논다. 새해의 종을 치는 것을 듣고 떡국도 먹을 수 있다”고 전했다. 

여행 매거진 기자 엄지희 씨는 크로아티아 자다르의 바다오르골을 추천한다. “작은 도시지만 계단에서 멋진 노을과 함께 아름다운 바다오르골 소리를 들을 수 있어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시 새해를 시작하기에 더 없이 멋진 곳”이라 말한다. “프랑스의 안시도 좋다. 동쪽으로 스위스 국경과 맞닿아 있는 작은 호수 마을로 복잡하지 않고 소박한 곳이다. 정신없이 보냈던 일상에서 도망쳐 조용히 새해를 시작하고 또 마무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여행기획자 이민영 씨는 “안나푸르나 설산과 호수를 보며 맞는 새해의 웅장함이 좋다”며 네팔 포카라를 추천했다. 중세 도시의 돌바닥 위에서 춤추며 낭만적인 새해를 맞이할 수 있는 멕시코 과나후아또 역시 그녀만의 새해맞이 장소다. 눈 덮인 기암괴석 위로 열기구를 타고 날아오르며 새해의 황홀함을 만끽할 수 있는 터키 괴레메에도 한 표를 준다. 

음악여행 칼럼니스트 신경아 씨는 베트남 하롱베이에서 침실 있는 요트를 타고 바다에서 하루를 묵으며 해산물 안주에 샴페인을 곁들인 새해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또 태국 치앙마이의 사찰에서 새해 소원을 빌며 풍등을 날리는 것도 기념이 된다고. 

항공전문가 김도균 씨는 “비행기 안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것도 꽤 괜찮은 경험일 수 있다”며 “동서 방향으로 비행하면 시차 때문에 해가 천천히 뜨거나 빨리 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는 해가 아쉽거나 다가오는 해를 빨리 맞고 싶을 때 좋다”며 이색적인 새해맞이법을 소개했다. 지구의 한 점에서 살던 질서와는 완벽히 다르게, 몇 시간에 걸쳐 동이 트는 장관을 목격할 수 있다고.

요트 탐험가 김승진 씨는 피지의 야자섬 어딘가, 잔잔한 바다 위에 떠있는 요트에서 맞이하는 새해를 최고로 꼽았다. 싱가폴 바다에서 보트로 즐기는 신년 불꽃놀이도 추천한다. 불꽃놀이의 규모가 거대해 근처의 많은 요트들이 모여들어 불꽃놀이를 즐긴다고 한다. 보트에서도 함께 조명탄을 쏘아 올리며 새해를 축하한다. 

그는 또 “태국 코사무이 리조트 신년 파티도 이색적이다. 연말에 예약하면 파티 상품을 구입해야하는데 6시간 동안 이어지는 노래와 춤 공연을 보며 즐기는 뷔페는 비용이 아깝지 않다. 해변에서 대규모로 풍등을 띄우는데, 온 하늘을 덮는 풍경이 인상적이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관광청 한국지사장 박재아 씨는 피지의 타베우니 섬을 추천한다. 이곳은 날짜가 변하는 것을 가시적으로 볼 수 있는 지구상의 단 네 곳 중 하나. “정신없는 이벤트와 술자리에 흐느적거리지 않고 어제도 오늘도 아닌 중간에 서서 조용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간절할 때 좋은 장소”라고 말했다. 또 한때 세상에서 가장 늦게 해가 지는 곳 이었던 사모아의 물리누 곶도 추천했다. 

홍콩 란타우 섬에서 옹핑 360 케이블카에 탑승하면 눈앞에 광활하게 펼쳐진 남중국해와 란타우산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사진=KKDAY 제공


엑티비티 OTA 이승용 씨는 시드니의 피시마켓을 추천했다. “바다가 보이는 야외에서 값싸고 신선한 해산물과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직접 골라 먹으며 여유 있게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 또 홍콩 란타우 섬에서 옹핑 360 케이블카를 탑승하면 눈앞에 광활하게 펼쳐진 남중국해와 란타우산을 내려다 볼 수 있어 새해맞이에 그만이란다. 

발리 현지투어 업체 대표 추교홍 씨는 발리 우붓의 마야우붓 리조트 리버카페를 꼽았다. 옆으로 작은 계곡이 흐르고 온통 숲 속에 둘러싸인 리버카페에서 차를 마시다 보면 마치 고향에 온 듯 편안함과 포근함, 안락함을 느낄 수 있단다.  

여행브랜드 홍보회사 대표 윤종윤 씨 역시 인도네시아 발리의 락바를 권한다. “칵테일 한 잔 마시며 수평선에 펼쳐지는 선셋을 바라보는 시간은 잊을 수 없는 낭만을 선사한다”고 전했다. 

여행사 노랑풍선 마케팅팀 이운정 씨는 바르셀로나 시내와 지중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스페인 몬주익 언덕을 추천했다. 이곳 정상에 서면 스페인광장에서 펼쳐지는 연말연시의 화려한 불꽃놀이도 감상할 수 있다고. 

여행사 ‘플래닛월드투어’ 대표 한재철 씨는 중국 호남성 펑황고성을 꼽았다. “아름다운 소수민족의 이야기가 있는 곳이라 다채로운 세계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로맨틱한 연말을 보내고 싶은 이들에게는 알프스 몽블랑 밑에 콕 박혀있는 마을에서 여유를 부릴 수 있는 프랑스 샤모니를 추천했다. 

실제로 12월 마지막 주, 여행 달인들의 행선지는 참으로 다채로웠다. 그리스와 터키가 만나는 에게해에서 가족여행 중, 에콰도르 갈라파고스에서 트레킹 중, 베트남 달랏에서 커피 마시는 중, 이탈리아 산마리노 취재 중, 인도네시아 발리 리조트에서 독서 중, 남극점 출발점인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에서 쇄빙선 타기 직전, 남태평양 폭풍 속 항해 중 등 믿기 어려울 만큼 세계 각지에서 연말을 보내며 새해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뭐, 꼭 어디를 가야 맛인가. 장소를 바꾸지 않아도 내 마음 하나만 바꾸면 어디서든 새로운 새해맞이는 가능하다. 그래도 아쉽다면 2월 설연휴를 이용해 새해맞이를 ‘한번 더’ 할 수 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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