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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뉴페이스] '상고 라인' 진옥동 차기 신한은행장의 미션

고졸 입사 후 오랜 일본 경력…끝나지 않은 '신한 사태' 수습 숙제

2019.01.03(Thu) 09:59:00

[비즈한국] 지난 12월 21일, 신한금융지주는 신년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신한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장에 진옥동 신한금융 부사장이 내정됐다. 신한은행은 27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진 후보를 차기 행장으로 확정했다. 진 차기 행장은 올 3월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취임해 2020년 말까지 1년 9개월의 임기를 수행한다.

 

1961년생인 진옥동 차기 신한은행장은 덕수상업고등학교(현 덕수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졸업 후인 1980년 그는 기업은행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6년 후인 1986년에는 당시 새롭게 출범한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신한은행 인력개발실, 고객지원부, 종합기획부 등을 거쳐 1997년 일본 오사카지점에서 일했다. 2002년 한국으로 돌아와 여신심사부 부부장과 자금부 팀장을 지내다가 2008년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오사카지점장을 지냈다.

 

진옥동 차기 신한은행장. 그에게는 ‘고졸 신화’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사진=신한금융


진옥동 차기 행장은 2014년 SBJ은행(신한은행 일본법인) 부사장, 2015년 SBJ은행 법인장을 거쳐 2017년 1월 신한은행 부행장(경영지원그룹장), 2017년 3월 신한금융 운영담당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진 차기 행장은 SBJ은행 법인장 당시 보여준 탁월한 경영성과와 은행업 전반에 이해도를 갖춘 점 등 여러 측면에서 그룹의 최대 자회사인 신한은행장 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진 차기 행장에게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고졸 신화’다. 엄밀히는 1993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1996년에는 중앙대학교 경영학 석사까지 취득한 고학력자(?)다. 그렇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할 당시 그는 고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였고 학사와 석사는 훗날 직장생활을 병행하면서 취득한 것이기에 그렇게 불린다.

 

그간 금융권에서는 서강대, 성균관대 출신이 강세를 보였지만 덕수상고의 파워도 만만치 않았다. 진 차기 행장을 비롯해 이번에 신한아이타스 사장으로 내정된 최병화 신한은행 부행장, 서형근 IBK시스템 사장, 최근 퇴임을 결정한 김기헌 KB데이타시스템 사장 등이 덕수상고 출신이다. 예전부터 금융권 3대 고교 인맥으로는 덕수상고, 부산상고, 대구상고가 꼽혔지만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면서 파워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신한금융은 예전부터 고졸자를 대접해왔다. ‘신한 사태’의 장본인들인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선린상업고등학교 졸업),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군산상업고등학교 졸업, 입사 후 성균관대학교 졸업),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덕수상고 졸업) 등도 모두 ‘상고 신화’​를 쓴 인물들이다.

 

진 차기 행장이 2017년 신한은행 부행장으로 취임할 때 파격 승진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통상 신한은행 부행장은 부행장보를 거치지지만 그는 부행보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빠른 승진 배경으로 공식적으로는 그의 능력을 우선순위로 꼽지만 그의 오랜 일본 근무 이력도 한몫했다. 금융권에서는 재일교포가 보유한 신한금융 지분을 15~20% 수준으로 파악한다. 재일교포 출신 인사들이 신한금융 사외이사진에도 포진해 있을 정도다(관련기사 금융당국 지적에도 신한금융 사외이사 ‘재일교포 중용’ 논란).

 

신년 임원 인사 후 위성호 현 신한은행장이 불만을 드러내 파문이 일었다. 위 행장은 “할 말은 많지만 조직의 안정을 위해 말을 아끼고 싶다. 앞으로 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차기 신한금융 회장에 대한 의지로도 해석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임기는 2020년 3월로 시간이 많지 않다. ​​진 차기 행장이 ​디지털, 글로벌, 서울시금고 등 굵직한 현안은 물론 조직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관련기사 신한금융 넘버1·2 권력다툼? ‘차기’ 때 다시 맞붙을까).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상시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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