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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카풀 대타협, 1라운드 승자는 카카오?

택시업계 독자 플랫폼 개발 박차, 타다·풀러스 합의 과제…카카오가 모빌리티 선점

2019.03.08(Fri) 14:25:54

[비즈한국] 카풀 서비스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던 택시업계와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7일 극적으로 합의했다. 카풀은 출퇴근 시간인 오전 7∼9시와 오후 6∼8시에만 운행하는 한편, 택시산업을 키우기 위해 규제완화에 나선다는 것이 골자다.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전현희 위원장과 국토교통부가 중재자로 나섰다. 3명의 택시기사 분신과 전면 파업, 청와대 앞 집회 등 극단으로 치닫던 택시업계의 반발이 수그러들었다. 

 

지난 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택시·카풀 TF위원장인 전현희 의원과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택시 업계 대표자들이 택시-카플 사회적 대타협기구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택시업계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가장 큰 원인은 여론 악화다. 공유차 서비스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개선되고, 승차거부 등 택시업계의 영업 관행에 불만이 터져 나오며 택시업계에 여론이 등을 돌렸다. 

 

그간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등 단체들은 대타협 기구 참석에 불응하며 내부적으로 대책 마련에 부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와는 경쟁보다는 협력적 관계였는데, 갑자기 카카오택시 유료화나 자체 결제시스템 도입, 카풀 서비스 확대 등 공세를 펼쳐 위기감을 느꼈다”며 “카카오가 마치 점령군처럼 나선 데 대해 대응책을 강구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택시업계는 지난해 9월부터 ‘4차산업혁명위원회’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 협의에 불참하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카카오가 지난해 7월부터 모빌리티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데 대한 감정적 불만과 이에 맞설 마땅한 카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안 된다’를 고집하는 택시업계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면서 대타협기구 협의에 끌려나온 모양새가 됐다. 정부도 모빌리티 혁신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택시업계가 협상테이블에 앉아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협상장에 온 택시업계는 문제가 되고 있는 출퇴근 시간의 명시적 규정과 택시산업 생존을 위한 제도적 지원에 조건부 합의했다.

 

앞으로 택시업계도 산업 전환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정보기술(IT) 기업들과 손잡고 카카오에 맞설 수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 구축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유차 스타트업 관계자는 “대형 택시회사들과 손잡고 택시 이미지 개선 캠페인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호출 서비스, 배차 효율화 솔루션 등을 개발하는 등 카풀에 맞설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서 택시업계는 승차거부 근절 등 자체 정화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내부적으로도 택시업계 전반의 열악한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카헤일링(차량 호출) 서비스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합의는 했지만 여전히 택시 시장을 열어줄 생각이 없으며, 카카오모빌리티와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이번 합의 결과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자금, 기술, 네트워크 규모 측면에서 택시업계의 우위에 있어 단계적으로 시장을 넓힐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카카오는 이번 합의 결과에 대해 “넓은 범위에서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가능해지도록 규제 혁파 합의를 이뤘다. 이용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앞으로 사용자 편의를 높인 서비스를 계속해서 내놓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는 이번 합의 결과에 대해 “넓은 범위에서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가능해지도록 규제 혁파 합의를 이뤘다. 이용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카카오 카풀 스마트폰 화면. 사진=고성준 기자


일단 카카오는 결제망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카카오는 최근 진입장벽이 낮은 자전거 공유 서비스 ‘카카오 T바이크’를 시작했는데, 이는 카카오 모빌리티 플랫폼의 확대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 T바이크 사용자를 카풀 등 모빌리티 서비스 사용자로 넓히는 한편 결제플랫폼을 일원화 하겠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카풀이 하루 두 번밖에 이용할 수 없어 당장 이익 기여가 크지는 않겠지만, 모빌리스 서비스의 첫 수를 두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며 “카카오 T바이크도 모빌리티 사업 확대 전략의 밑그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한국에서 서비스가 막힌 우버도 지난해 음식배달 서비스 ‘우버이츠’를 통해 모빌리티의 밑바닥을 다지고 있다. 우버이츠 서비스가 보편화 되고 규모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카셰어링, 카헤일링 등 모빌리티 시장으로 전환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카카오는 이번 합의에 타다·풀러스 등 경쟁 업체들을 배제하고 단독 협상을 진행하면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기도 했다. 모빌리티 산업의 주도권을 챙길 수 있어서다. 택시업계는 타다·풀러스를 고소·고발 계획 등 여전히 각을 세우고 있다. 타다·풀러스도 모빌리티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카카오처럼 택시업계와 합의를 일궈야 하는 입장이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통령을 언급하며 “허용된 방식을 제한하고 금지하는 방식으로 타협하는 것이 나쁜 선례로 남지 않을까 걱정이다. 앞으로 의미 있는 유상카풀업체는 나오기 힘들 것”이라며 이번 합의를 비판하기도 했다. 택시-카풀 전쟁은 이제 2라운드로 돌입하게 됐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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