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중국 최대 전자 기업 샤오미가 한국법인을 설립한 지 5개월 만에 국내 첫 공식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그동안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며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의 ‘가성비’ 전략을 앞세웠다면 직영 매장을 접점으로 브랜드 존재감을 각인시키려 한 전략이 엿보인다.
샤오미는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직전 선보이는 신제품 1차 출시국에 한국을 포함시키며 소비자 구애에 나서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체험·구매와 사후관리(AS) 서비스를 결합한 통합 공간으로 꾸리고, 샤오미 특유의 ‘기기 간 연동’을 앞세워 연계 판매 전략을 병행한다. 약점으로 지적돼온 AS도 체계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전국 서비스망 확대나 구체적인 로드맵은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번 전략이 과거의 한계를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용성’ 초점 둔 국내 1호 매장, AS ‘동시에’
샤오미가 서울 여의도 IFC몰에 첫 오프라인 매장 ‘샤오미 스토어’를 열고 한국 가전 시장 공략에 팔을 걷어붙였다. 온라인 구매만 가능했던 제품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하고 고객의 체험을 중심으로 만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조니 우 샤오미코리아 사장은 “한국 소비자와의 연결을 강화하고 친구 같은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며 “전국으로 접점을 확대,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더 많은 소비자에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매장은 나흘간의 임시 운영 기간을 거쳐 오는 28일 정식 개장을 앞두고 있다. 국내 1호 매장이지만, 화려하거나 세련된 외형보다는 실용적인 구성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었다.
실제로 스마트폰부터 스마트TV, 생활가전은 물론 줄넘기와 선글라스 등 생활용품까지 전 카테고리 제품군 100여개 제품이 창고를 포함 60평(약 197㎡) 남짓한 공간에 진열돼 있었다. 계산대 옆에 마련된 AS 창구에는 전문 수리 인력 2명이 상주한다. 향후 3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폰·태블릿·스마트워치 등 모바일 제품은 중앙 테이블에, 100인치 초대형 TV를 비롯해 로봇청소기, 헤어드라이어, 면도기 등 제품은 측면 매대에 배치했다.


샤오미는 온·오프라인 간 서비스 품질 차이를 두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주문 후 매장에서 수령하는 서비스 등 두 채널 간 연동도 순차적으로 구축한다. 앤드류 리 샤오미코리아 총괄은 “온라인에서는 편리한 구매 환경을,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온라인 스토어와 오프라인 매장 판매 제품은 가격과 비용, 모델 모두 동일하게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말 많던’ AS, 직영 중심 재정비 나서지만…
주목할 점은 AS 체계의 전환이다. 외산 가전의 최대 약점이자 구매자들의 불만을 사는 주요 요소가 바로 미흡한 사후관리 시스템이다. 샤오미도 AS에서 매번 잡음을 냈다. 샤오미는 한국법인 설립 이후에도 AS 대상 스마트폰을 국내 정식 발매 기기로 제한하고 있다. 과거 샤오미의 스마트폰은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개별적으로 수입해 판매하다가, 2016년 샤오미 본사가 한국 총판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한때 매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당시 샤오미는 총판을 통해 국내 유입된 제품들에 대해 보증 기간 내에도 AS 의무를 지지 않는다는 논란으로 비판을 샀다. 현재까지 샤오미가 국내에서 운영하는 직영 AS 센터는 한 곳도 없다. 현재는 AS는 SK네트웍스서비스에 외주를 맡겨 전국 14개 지점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수리에 드는 비용이 일원화돼 있지 않고 센터마다 제각각이라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샤오미 ‘레드미 14C’의 액정 교체 비용은 구로점(7만 8000원)이 광명점(5만 3000원)에 비해 2만 5000원 비싸다. ‘레드미 노트 13프로 5G’도 구로점 가격(13만 3000원)이 1만 1000원 높은 반면 ‘레드미 노트 13’의 경우 광명점(10만 1000원)이 4000원 더 비싸다.
샤오미는 수리비 차이에 대해 현행법상 외주 업체의 수리비 책정에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법적 제약이 있다면 애플처럼 직영 수리점을 확대해 관리 감독 체계를 강화하고 수리비를 명확히 고지해 소비자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이와 관련해 중국 가전 브랜드의 수리비 가격 표준화 및 오프라인 센터 설립 의무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AS 체계 강화가 중요한 사안으로 다뤄졌다. 조니 우 사장이 제시한 개선책은 크게 △판매와 서비스를 한 곳에서 실행하는 오프라인 통합형 매장 △독자적인 AS 센터 운영 △안정적인 AS 제공을 위한 현지 파트너 협력 등 세 가지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서울·수도권과 전국 주요 거점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독자 AS 센터의 구축 규모나, 시기, 파트너 협력 강화 방안 등은 명확히 언급되지 않았다. 조니 우 사장은 관련 질문에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오프라인 AS 매장 등을 샤오미코리아가 한국에서 내딛는 첫 발걸음으로 생각해달라”고 밝혔다. 굵직한 방향성은 제시했지만, 실행력에 대한 구체성은 부족한 답변이었다.
이어 조니 우 사장은 “국내 경쟁사들의 훌륭한 서비스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사의 목표치와 소비자들의 기대치, 현재 실행 중인 서비스 수준 사이에 일정한 갭이 존재한다. 최대한 빨리 그 차이를 줄여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온·오프라인부터 사후관리까지 전열을 가다듬은 샤오미가 한국 가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지 관심이 모인다. 특히 샤오미는 글로벌 단위로는 스마트폰 점유율 3위, 스마트워치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0%대 점유율로 존재감이 미미하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AS 등 서비스 영역은 과거 많은 업체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주요 배경 중 하나다. 주요 브랜드들이 ‘테스트베드’로 삼는 한국 소비자의 높은 기준과 특성과 시장 환경 등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과거 실패를 발판 삼아 품질과 서비스 영역 강화에 집중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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