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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유OO' 첫 규제개혁 이끈 위쿡 김기웅 대표 "공생 고민해야"

식약처 허가기준 '공간→사람' 약속…"정부 의지 강해, 신산업은 막을 수 없는 흐름"

2019.03.11(Mon) 16:31:13

[비즈한국] “정말 깜짝 놀랐어요. 처음 시작하던 4년 전만 해도 주무부처 공무원을 만나기도 힘들었거든요. 이번엔 규제 개혁에 굉장히 전향적이고 적극적이더라고요. 의지가 강하다는 걸 느꼈어요.”

‘위쿡(WE COOK)’을 선보인 김기웅 심플프로젝트컴퍼니 대표는 4년 전 처음으로 공유경제의 한 축인 공유주방 개념을 국내에 도입한 주인공이다. 새로운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규제였다. 식품위생법 등 각종 법령에 발목이 잡히면서 여기까지 왔다.

공유주방인 ‘위쿡’을 운영하는 심플프로젝트컴퍼니의 김기웅 대표. 최근 중소기업벤처부가 개최한 규제 개혁 토론회에서 주무부처인 식약처에게 규제 완화 약속을 받았다. ‘통 큰’ 규제 개혁이 이뤄진 것은 처음이라 관심이 쏠린다. 사진=고성준 기자


만 3년이 넘는 노력 끝에 심플프로젝트컴퍼니는​ 결국 규제 완화라는 결실을 얻는다. 지난 7일 중소기업벤처부가 주관한 ‘스타트업과의 동행-O2O 규제 개선 아이디어, 스타트업에게 찾는다’ 토론회에서 주무부처인 식약처에 관계 법령 재검토 약속을 받은 것. 최근 공유경제 스타트업 생태계를 중심으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번처럼 ‘통 큰’ 규제 완화가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일단 (규제가 완화돼서) 정말 좋죠. 그간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처음만 하더라도 ‘공유주방, 키친 인큐베이터가 뭐냐’며 아무도 관심이 없었거든요. 사회적으로 규제 개혁이 화두가 되고,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해나가다 보니까 토론회 이전부터 주무부처 쪽에서 먼저 연락을 주셨어요. 마침 저희가 지난 4년간 내부 토론을 통해 만들어둔 구체적인 제안서가 있었고, 식약처에서도 공감이 있었어요.”

공유주방은 말 그대로 시설설비가 갖춰진 주방을 여럿이서 공유하는 개념이다. 위쿡은 개인이 마련하기 힘든 오븐이나 대형 냉장고 등을 갖춘 주방을 ‘푸드메이커’에게 일정 금액을 받고 제공한다. ‘푸드메이커’는 적은 초기 투자비용으로 자신만의 특별한 음식을 만들고, 사전에 자신의 음식에 대한 사전 검증까지 받을 수 있다. 때문에 공유주방은 무분별한 자영업자 생성과 실패에 따르는 위험 부담을 덜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공유주방은 말 그대로 시설설비가 갖춰진 주방을 여럿이서 공유하는 개념이다. 푸드메이커’는 적은 초기 투자비용으로 자신만의 특별한 음식을 만들고, 사전에 자신의 음식에 대한 사전 검증까지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진=고성준 기자


이제까지 공유주방의 발목을 잡아 왔던 규제는 크게 두 가지다. 생산 공간 하나당 하나의 사업자밖에 등록할 수 없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과 즉석판매제조가공업 허가 시설에서 만든 식품은 최종 소비자에게만 판매할 수 있다는 시행령이었다. 즉 주방 하나에 한 사업자만 등록할 수 있었기 때문에, 공유주방의 ‘푸드메이커’는 개인사업자로 등록하고 영업할 수 없었다. 

‘푸드메이커’는 위탁생산 형태로, 자신들이 만든 제품을 ‘위쿡’을 통해서 판매해왔다. 이 경우 위쿡을 운영하는 심플프로젝트컴퍼니가 제품 하자의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위험 부담이 있었다. 식약처는 이와 관련된 규제를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사업자 허가 기준을 ‘공간’에서 ‘사람’으로 바꾼 결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물론 모든 규제가 전부 풀린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푸드메이커’가 생산하는 제품은 개인에게만 판매할 수 있었다. 즉 B2B 대량 판매가 어려웠는데, 이 규제가 풀리기는 아직 어려워 보인다. 그 이유는 위생과 관련이 깊다. 제품의 문제가 생겼을 경우, 생산자의 책임인지, 보관에 부주의한 유통업자의 책임인지 소재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항상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가면서 사업을 운영해왔어요. 굉장히 비효율적이었죠. (규제에 묶여서) 식자재 구매를 대신 해야 한다든지, 뒤에서 불필요한 서류 작업이 너무 많았어요. 노동법 이슈도 있었고, 제품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리스크도 있었고요. 이제 사업 확장에 훨씬 용이해졌죠. 올해만 공유주방을 10개 늘릴 생각입니다.”

사업의 물꼬가 트였지만, 마냥 기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어깨가 무겁다. 가장 먼저 규제 완화 ‘혜택’을 거머쥔 상황에서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사진=고성준 기자


사업의 물꼬가 트였지만, 마냥 기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어깨가 무겁다. 사실 이번 공유주방의 규제 완화는 심플프로젝트의 노력과 더해 현실적 상황이 도와준 면이 있다. 정부의 규제 개혁 의지와 더불어 공유주방은 기존 산업인 F&B(식음료) 업계와의 마찰이 거의 없기 때문에 결정이 가능했던 것. 심플프로젝트컴퍼니가 뜻밖에 규제 개혁 시험대에 가장 먼저 오른 셈이다. 

김 대표는 공유차량, 공유숙박 등이 기존 산업과의 마찰로 인해 여전히 규제에 묶여 있고, 스타트업 생태계 대부분 기업이 규제 완화를 목 빠지게 기다리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혜택’을 거머쥐었다.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죠. 가시적으로 규제 개혁의 성과를 보여야 그 다음도 있다고 생각해요. 이전에는 실패 부담이 컸기 때문에 치킨집이라든지, 떡볶이집이라든지 자영업자의 선택이 보수적이었어요. 공유주방의 푸드메이커는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할 겁니다. 현재 지역을 기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공유주방 월정액 베타서비스를 구상하고 있어요. 월 가족 식비를 계산해서 그보다 낮은 가격을 정액제로 내고, 공유주방에서 나오는 음식으로 식단을 짜는 거죠. 공유주방의 순기능을 늘려나갈 생각입니다.”

김 대표는 “신산업으로 넘어가는 건 흐름인 거죠. 막을 순 없다. (마찰을 줄이기 위해선) 기존 산업 종사자를 어떻게 신산업에 끌어들여 공생하느냐를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진=고성준 기자


심플프로젝트컴퍼니​의 미션이 ‘시간, 돈, 공간 등으로부터 ​푸드메이커들을 ​자유롭게 하는 모든 것들을 제공한다’라고 소개한 김 대표. 그는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신산업과 기존 산업의 마찰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소비자가 바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사업이 나와서 소비자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행동 패턴과 구매 패턴이 바뀌기 때문에 그에 필요한 서비스가 나오는 거죠. 예를 들면 불과 5년 전만 해도 인터넷으로 식품을 사 먹지 않았는데, 이젠 그게 익숙해졌단 말이죠. 신산업으로 넘어가는 건 흐름인 거죠. 막을 순 없습니다. (마찰을 줄이기 위해선) 기존 산업 종사자를 어떻게 신산업에 끌어들여 공생하느냐를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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