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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시장은 지금 '모바일 든 Z세대 잡아라'

1위 리디북스, 전통강자 교보 등 '미래전쟁'…가벼운 장르물 인기, 최근 트렌드는 '구독'

2019.10.29(Tue) 18:20:44

[비즈한국] “출퇴근길에 주로 전자책을 보지만 시간이 날 때 서점에 와서 관심 있는 코너를 돌아요. 여기서 훑어본 책은 전자책으로 사서 읽고, 그 중 소장하고 싶은 책은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편이에요.”

 

10월 27일 오후 영풍문고 종로본점에서 만난 30대 여성 이현지 씨는 손에 전자책을 든 채 한국소설 코너에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전자책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이 씨처럼 종이책과 전자책을 모두 이용하는 독자의 독서 선호도가 높다. 종이책만 읽거나 전자책만 읽는 독자에 비해 두 종류 모두 이용하는 독자의 독서 행태가 더 적극적이라는 뜻이다.

 

#“모바일에 익숙한 Z세대 겨냥”

 

전자책 시장은 여전히 전체 출판시장의 5% 이내에 머물러 있다. 교보문고가 2006년​ 전자책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도 넘었음을 고려하면 더딘 속도다. 시장이 성숙한 영미권의 경우 전자책 비중이 약 20~30%에 달한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4명은 1년에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지만, 전자책은 독서를 하는 나머지 6명 중에서도 소수만이 소비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자책 시장의 미미한 점유율에도 관련 업체의 움직임은 활발하다. 국내 전자책 판매 1위 업체인 ‘리디’는 10월 22일 33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리디는 ‘리디북스’라는 전자책 플랫폼 외에도 IT 뉴스서비스인 ‘아웃스탠딩’과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 ‘라프텔’, 책 추천 소셜미디어 ‘책 끝을 접다’ 등을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 중이다. 2018년 기준 리디북스의 전자책 단행본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는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79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8% 증가했다. 교보문고, 예스24 등 전통적인 도서 유통업계 강자들도 기존의 e북 서비스를 다양화해 전자책 정기구독, 오디오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자책은 전체 출판시장에서의 점유율은 낮지만,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자책 콘텐츠와 단말기 매출 규모를 보면 2013년에는 100억 미만이었지만 2014년 54%의 증가 추세를 보였고, 2015년 14%, 2016년 80%의 성장세를 보였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전자책은 미래를 위한 사업이다. 종이책보다 모바일에 익숙한 Z세대가 주요 소비층이 됐을 때를 대비해 다양한 시도 중이다. 아직은 대체재보다 ‘보완재’라고 본다. 다음 세대가 본격적으로 등장했을 땐 준비된 곳과 준비 안 된 곳의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리디 관계자는 “기대만큼 성장 속도가 빠르진 않지만, 종이책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미권과 유사한 수준까지는 충분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교보 e북 카테고리에는 ‘로맨스, BL/GL, 판타지/라노벨, 코믹스’가 ‘소설, 시/에세이, 경제경영’와 같은 일반도서보다 위에 배치돼 있다. 사진= 교보 e북 화면 캡처

 

#웹툰·웹소설·장르소설 등 연재형·대여형 콘텐츠 인기


전자책 시장을 장르소설과 웹툰·웹소설이 견인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2019년 1월 발행한 ‘콘텐츠산업 2018년 결산 및 2019년 전망’을 보면 ‘완성형 매체로서 전자책보다는 비완결형 스토리콘텐츠로서 연재와 대여형 웹소설 콘텐츠 제작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교보e북 모바일 페이지를 살펴보면 카테고리에 ‘로맨스, BL(Boy’s Love)/GL(Girl’s Love), 판타지/라노벨, 코믹스’가 ‘소설, 시/에세이, 경제경영’와 같은 일반도서보다 상위에 배치돼 있다. 리디북스 또한 메인 페이지에 ‘일반도서와 로맨스, 판타지, 만화, BL’로 카테고리를 구분했다. 앞서의 업계 관계자는 “로맨스, 판타지 소설과 같은 웹소설은 팬층이 확실하다. 그만큼 작가가 책을 내면 돈이 된다는 뜻이다. 결제 수요가 꾸준히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전자책 시장에서 웹소설이 잘나가는 이유에 대해 리디 관계자는 “소설, 경영·​경제 등 일반도서를 말하는 출판계 전통 콘텐츠가 ‘디지털’ 흐름에 대응이 늦은 반면, 웹툰이나 웹소설은 디지털을 기반으로 시작한 분야다. 밀레니얼 세대를 주축으로 한 웹소설 생산자와 소비자는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호흡이 짧은 웹소설을 접했기 때문에 스마트폰 대중화 이후 ​이 분야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리디를 비롯한 새로운 플랫폼들도 이 흐름에서 작가와 독자 간 원활한 교류를 촉진했고, 실제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무한구독 서비스 경쟁 치열

 

한국전자출판협회 관계자는 “전반적인 전자책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웹툰이나 웹소설, 장르소설 분야는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밀리의서재’​는 2017년 10월 출시된 월정액 독서 구독 서비스로 전자책과 웹툰, 리딩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100만 명의 회원을 모았다.사진= 밀리의서재 모바일화면 캡처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전자책 업계의 주요 키워드를 ‘구독’으로 꼽았다. 구독 서비스를 전면에 세운 스타트업 ‘밀리의서재’는 전자책과 웹툰, 리딩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100만 명의 회원을 모았다. 앞서의 출판업계 관계자는 “기존 업체뿐 아니라 새로 등장하는 스타트업까지 무제한 구독 서비스에 뛰어든 상황이다. 첫 달 무료 서비스, 구독료 할인 등 혜택은 다들 비슷하지만 얼마나 독자의 구미에 맞는 서비스를 갖췄는지가 결국 차별점이 될 것이다. 구독경제 트렌드가 지속되는 한 전망은 밝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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