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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노 재팬 직격타' 롯데쇼핑 주총, 백화점·할인점 신규 출점 안 해

유통업 한계에 주택건설사업·전자금융업 추가…상암동 쇼핑몰 개발은 "아직 서울시와 협의 단계"

2020.03.27(Fri) 15:29:11

[비즈한국] 대규모 구조조정을 앞둔 롯데쇼핑이 27일 오전 10시 제50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사업목적에 주택건설사업·​전자금융업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의 건’, ‘사 내·외 이사 선임의 건’ 등 총 6개 의안을 다뤘으며 모두 박수로 통과됐다.

 

27일 오전 10시 진행된 롯데쇼핑 주주총회장 내부. 코로나19를 대비해 좌석 간 거리를 2미터 이상 띄웠다. 사진=김보현 기자

 

주주총회장 내부에는 대략 30여 명이 착석했다. 배당금 감소, 영업이익 축소, 영업점 구조조정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오전 10시에 시작한 주주총회는 40분 만에 끝이 났다. 

 

#실적 악화 책임 묻는 주주들 적극 발언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실적 악화에 대한 사과로 인사말의 포문을 열었다. 강 이사는 “리테일의 경계가 사라지고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따라 효율적·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법인 차원의 통합적 의사결정 구조를 전면 개편했다. 변화의 근본적인 목적은 부실 사업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 및 비용절감, 롯데쇼핑 각 사업부가 가진 자산과 핵심역량을 효과적으로 융합해서 미래 성장 모멘텀을 발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 측은 “2019년 연결기준 주주 총 수는 3만 5251명, 발행주식 총 수는 2828만 8755주이며, 이 중 의결권이 있는 주식 수는 자기주식을 제외한 2827만 640주”라고 발표했다. 총회에 출석한 주주는 본인 출석 14명(소유 주식 수 804주)이며, 위임 출석한 수는 392명(소유 주식 수 2216만 5697주)이였다. 의결권 있는 주식 총 수의 78.4%에 해당하는 주주가 참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희태 대표이사 인사말 이후 롯데쇼핑의 부진한 실적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전년보다 감소한 연결기준 매출 17조 6220억 원, 영업이익 4279억 원, 당기순손실 8401억 원을 기록했다. 

 

한 주주는 “2019년 3분기 매출액 4조 4000억 원, 영업이익 875억 원이었는데 같은 해 4분기 매출액은 4조 3천억 원, 영업이익은 435억 원으로 51.8% 감소했다. 또한 작년 배당금이 5200원이었는데 비해 올해는 25% 줄어든 3800원이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이유와 배당금이 줄어든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강희태 대표이사는 “영업이익 감소는 일본 불매 운동 관련 이슈 때문이다. 당기순손실을 많이 봐서 배당할 여력이 없지만 주주들을 위해 최소한의 배당률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롯데쇼핑은 정관 변경을 통해 새로운 사업 영위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제2호 의안으로 올라온 이 건은 온라인 사업 강화 및 부동산 사업 확대를 위해 추진됐다. 정관 내 사업목적에 주택건설사업, 전자금융업을 추가하고 보수위원회 명칭을 보상위원회로 단순 변경했다. 

 

주택건설사업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한 주주는 “광주 광산구 첨단지구에 계획된 주상복합 프로젝트(힐스테이트 첨단)는 경제성을 고려한 게 맞냐. 시간이 걸려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부지에 주상복합을 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이에 대해 강희태 대표이사는 “수익성을 고려한 결정이다. 상암동은 아직 서울시와 협의 단계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주는 “이번 점포 구조조정과 ​정관 변경이 ​연관 있을 것이다. 200개 점포 구조조정은 어떻게 진행되며, 역효과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말해 달라”고 발언했다. 강희태 대표이사는 “수익성 관점에서 성과가 나지 않는 점포 순서로 진행할 계획이다. 사업장 하나하나 검토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백화점 신규 출점 지양, 할인점은 수익 기준 구조조정 밝혀

 

롯데쇼핑은 올해 초 백화점, 마트, 슈퍼 등 700개 점포 가운데 200개를 3년 안에 정리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사드 보복 사태에 이어 지난해 일본 불매 운동,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슈까지 연이어 타격을 입으면서 실적 부진 해결을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강희태 대표이사 인사말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위기 대응을 위해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고 5개 사업부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하던 조직을 ‘원톱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또한 오프라인 점포의 재배치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사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에 기반한 비즈니스 혁신을 이뤄내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백화점 사업부문은 신규 출점을 지양하고 점포 재배치를 통해 수익구조를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할인점 사업 부문 또한 수익성 중심의 점포 개선에 집중하고 야간 배송, 핵심 상권 내 배송 등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혁신과 함께 오프라인 매장 내 공간을 풀필먼트화 해 온라인 물류 거점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전자제품전문점 사업부문과 슈퍼 사업부문도 온라인 사업 강화가 시급한 과제라고 설명했으며, 신설된 e커머스 사업부문도 4월 출범 예정인 계열사 통합 쇼핑 애플리케이션 ‘롯데 ON’ 서비스 등을 발표하면서 전체 사업부문이 디지털 전환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이날 주주총회를 통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년 만에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았다. 대신 전문경영인인 황범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사업부장·장호주 롯데쇼핑 쇼핑HQ 재무총괄본부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 외에도 사외이사로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재원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김용대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가 선임됐으며, 박재완 이사장·김용대 교수는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함께 선임됐다. 

 

퇴장하는 주주들. 사진=김보현 기자

 

한편 롯데쇼핑 측은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했으나 일부 미흡한 부분을 보였다. 직원들은 주주총회장 입구에서 입장하는 주주들의 체온을 쟀다. 총회장 내부에도 의자 간 간격을 넓게 뒀으며, 면장갑을 낀 안내직원이 덮개를 씌운 마이크를 발언하는 주주들에게 건넸다. 하지만 손소독제 사용이나 열화상 영상 가동, 발열증상 여부를 묻는 문진표 작성 등의 절차는 따로 마련되지 않았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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