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 서울 ADEX와 싱가포르 에어쇼를 통해 일부 자료만 떠돌던 KF-21 보라매의 공식 무장 능력이 마침내 확인되었다. KF-21의 최대 무장 탑재량은 약 7.7톤(1만 6800lbs)으로, 명목상 수치만 놓고 보면 경쟁 기종보다 열세인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 대규모 전면전에 필요한 타격 능력은 동등하거나 오히려 앞서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KF-21은 제너럴 일렉트릭(GE)사의 F414-GE-400K 쌍발 엔진을 탑재한 미디엄급(Medium) 전투기다. 체급 면에서 보잉의 F/A-18E/F 슈퍼 호넷, 닷소(Dassault)의 라팔(Rafale)과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된다. 도입 및 유지 비용의 경제성은 이미 정평이 나 있었으나, 공중전 및 지상 정밀 타격 능력에 대해서는 구체적 비교가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10개의 무장 장착점(Hardpoint)별 세부 운용 능력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하다.
단순 수치상으로 라팔은 14개의 하드포인트에 9.5톤, 슈퍼 호넷은 11개의 하드포인트에 약 8톤을 탑재할 수 있어 KF-21(10개소, 7.62톤)을 앞선다. 하지만 전투기 무장은 단순히 ‘많이 매는 것’보다 ‘어떻게 간섭 없이 운용하는가’가 핵심이다. 항공역학적 흐름, 파일런 간 이격 거리, 내부 배선 설계에 따라 실제 장착 가능한 무기 조합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공대공 교전 능력에서 KF-21의 효율성은 극대화된다. KF-21은 동체 하부 반매립 스테이션을 포함해 총 8곳에 미사일 장착이 가능하며, 특히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미티어(Meteor)’ 6발을 기본 운용한다. 반면 라팔은 하드포인트는 많으나 실제 미티어 장착 대수는 4발로 제한된다. 슈퍼 호넷은 더 많은 미사일을 달 수 있지만, 작전 반경 확보를 위한 외부 연료탱크 장착 시 실제 공대공 미사일 운용 대수는 KF-21과 동등한 수준으로 수렴한다.
공대지 타격 능력 역시 실질적 효율 면에서 압도적이다. KF-21은 소형 정밀유도폭탄(SDB)을 최대 16발까지 운용하며, 이는 체급이 더 큰 슈퍼 호넷과 동일한 수준이다. 라팔이 유사 무장인 해머(Hammer) 유도폭탄을 이론상 12발 달 수 있음에도, 무장 간 간섭 문제로 실전에서는 6발 남짓 운용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전략적 가치가 높은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운용에서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라팔은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스톰 쉐도우(Storm Shadow)를 이론상 최대 3발 달 수 있으나 실제로는 3발을 장착하는 경우는 없고, 항속 거리와 이착륙 하중 문제로 1~2발 운용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반면 KF-21은 한국 공군의 독특한 작전 환경(북한 지하 전략 목표 타격)을 반영해 네 발의 대형 공대지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는 하중 설계와 배선을 확보했다. 이는 전면전 초기 대규모 화력 투사 능력에서 KF-21이 우위에 있음을 시사한다.
지상 공격 후 공세적 제공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멀티롤 임무 수행 시 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라팔은 공대지 무장 장착 시 공대공 미사일 탑재량이 4발로 급감해 돌발적인 공중전 대응이 제한적이다. 보통 적기 1기에 2기의 미사일을 사용하기 때문에 예비로 남겨 둬야 할 미사일이 반드시 2기 정도는 필요해 실제 라팔의 멀티롤 임무 시 적기에 대한 실질 공격 기회는 1회에 불과하다. 반면 KF-21은 대형 공대지 미사일과 보조 연료탱크를 장착하고도 6발의 공대공 미사일을 유지할 수 있어 3회의 적 항공기 공격 기회를 가진다고 정리할 수 있다. 이는 공격 임무 완수 후에도 공세적인 공중 우세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물론 슈퍼 호넷이 어댑터를 통해 최대 14발의 AIM-120 암람(AMRAAM)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하는 등 확장성 면에서는 여전히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우리 군이 운용 중인 KGGB(한국형 정밀유도폭탄)은 무게가 500파운드(226kg)에 불과하지만 4발만 탑재 가능해 KGGB 및 국산 유도폭탄 운용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탄두 랙(Rack) 개발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미티어 공대공 미사일만 탑재 가능한 동체 하부 반매립 무장 장착대에 소형 유도폭탄을 장착하거나, 보조 연료탱크의 크기를 늘려 장거리 비행 능력을 높이는 등 KF-21의 ‘실질적 무장 능력’을 부단히 진화시켜 우리 군 전력 증강과 수출 경쟁력 향상을 동시에 노려야 할 것이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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