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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교육이 가야할 '새로운 길'

방역 차원 온라인 개학으로 급변하는 교육 환경 …'블렌디드 러닝'을 통한 수업의 질 향상 기대

2020.05.01(Fri) 15:49:23

[비즈한국] 지난 3월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학교의 개학, 개강 연기가 결정됐다. 대학은 수업의 공백을 줄이기 위해 비대면 형태의 온라인 개강이 3월 중순부터 시작되면서 제한적이지만 학사 일정이 시작됐다. 하지만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의 개학은 4월로 접어들어도 쉽사리 결정이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하지만 입시 뿐 아니라 수업 일수 등 기본적인 학사 일정의 혼란이 우려됐고, 지난 4월 9일 초중고 과정에도 학교 문을 여는 대신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다. 먼저 고등학교 3학년, 중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조금씩 대상을 늘려 4월20일 부터는 초, 중, 고등학생 540만 명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9일 고등학고 3학년(고3)이 온라인 개학을 한 가운데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학교 선생님들이 직접 작성한 교안을 인터넷 강의, 쌍방향 수업, PPT를 중심으로 하는 수업등을 실제로 행하는 모습을 공개수업의 형태로 보여주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학생도, 교사도, 그리고 학부모와 정부도 처음 경험해 보는 공교육의 온라인 개학은 이렇게 불가피한 상황에서 시작됐다. 적지 않은 혼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제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공교육의 온라인 개학은 새로운 교육 환경에 대한 가능성과 여러가지 숙제를 함께 남겼다.

 

# ‘기존 수업과 다름’ 인정해야

 

온라인 수업은 기본적으로 컴퓨터 앞에서 이뤄진다. PC나 태블릿, 혹은 스마트폰으로 교과 과정과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진다. 애초의 걱정은 ‘컴퓨터 보급’에 있었다. 컴퓨터의 부족이 저소득층 학생들의 교육 접근 기회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PC 문제는 크지 않았다. 꼭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한 것도 아니었고, 학교에서도 수업에 활용하는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필요한 학생들에게 빌려주었고, 인터넷 역시 LTE 라우터 등을 함께 제공해서 부담도 줄였다.

 

온라인 수업에 활용하는 서비스들이 네트워크 수용량을 감당하지 못해서 제대로 서비스되지 않는 혼란도 있었다. 54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는 결코 만만한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이 문제도 클라우드를 통해 대부분 해결됐다. 사실 이 부분은 갑자기 시작된 온라인 수업에 혼란을 줄이기 위해 학년별로 교육 플랫폼이 규졍되면서 트래픽이 집중되면서 생긴 일이다. 이후에 학교별로, 교사별로 다양한 수업 프로그램과 서비스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으로 분산되는 것이 기술적으로도, 또 교육 방법으로도 더 옳다.

 

온라인 개학은 코로나19 확산을 위해 불가피하게 진행됐다. 모든 교육주체가 처음 겪는 상황인 만큼 초기에는 혼란도 적지 않았다. 사진=이종현

 

실제로 가장 큰 혼란은 기기나 인프라보다 온라인 수업을 경험하고 바라보는 시선에 있다. '믿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다. 한편으로는 이미 학생들이 흔하게 경험한 ‘인강(인터넷강의)’이 공교육에도 들어오는 것 아닌가 하는 시선도 있다. 학교에 가지 않고, 모니터 앞에 앉아 공부하는 경험은 누구도 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이 똑같을 수 없습니다. 다름, 차이점을 인정하는 데에서 온라인 개학, 그리고 이후의 스마트 교육이 자리를 잡아가게 될 겁니다.”

 

송경훈 교육부 학교공간혁신팀 연구사는 온라인 수업의 특성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분위기가 자리잡혀야 한다고 설명한다. 교사도, 학생도, 학부모도 새로운 교육 환경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순히 수업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인정하고 교육 환경에서 오랫동안 필요로 해 왔던 새로운 형태의 학습 방법이 구체적으로 고민될 필요가 있다. 송경훈 연구사는 교실을 대체할 수 있는 컴퓨터 환경보다 다름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교육 방법을 찾는 것에 의미를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교사들이 각자의 수업에 맞게 온라인의 여러 도구를 활용할 수 있는 자유도가 필요합니다. 카메라와 마이크를 이용한 화상 회의 솔루션을 통해 현재 교실 환경처럼 수업이 이뤄질 수도 있지만 이 방법이 전부는 아닙니다. 온라인에 맞는 적절한 방법이 다양하게 제시되고, 공감대와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 21세기 교실 향한 한 걸음

 

실제로 온라인 개학 이후 교육 현장에서 나오는 중요한 이야기 중 하나는 화상회의를 이용한 쌍방향 수업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원격 수업의 방법은 ‘실시간 쌍방향형’, ‘콘텐츠 활용형’, ‘과제 수행형’ 등의 세 가지로 나뉜다. 준비할 시간이 길지 않았고, IT 인프라에 익숙하지 않은 교사들을 배려하기 위한 것 뿐 아니라 온라인 교육의 유연성을 위해 현장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그 중에서 실시간 쌍방향형 수업은 말 그대로 교실 환경을 그대로 옮겨 운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교육 흐름이 문제 풀이보다 과제를 통한 토론과 협업 위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면서 다양한 교육 방법이 요구되고, 또 동시에 제안되고 있다. 학생들은 스마트폰을 비롯해 온라인을 통한 정보 접근과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수업 내용과 환경만 갖춰진다면 공간이 수업에 끼치는 영향은 크게 줄어든다. 서울 계성초등학교 조기성 교사는 온라인을 통한 수업이 학생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팀원들과 협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힘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고색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교사가 온라인 영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

 

“학생들을 소그룹으로 나누어서 협업 과제를 진행했는데, 새 학기 시작 이후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각자의 회의실을 만들어 의견을 나누고, 다양한 도구를 통해 동시 작업과 발표까지 해냈습니다. 온라인 개학 이전에도 계속 해 오던 과제이긴 하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그 과정과 결과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데에서 오는 친근감, 그리고 인성 교육이나 함께 생활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지만 교사들은 스스로 가장 효과적인 학습 방법을 알고 있고, 또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며 온라인 수업의 체계를 다져가고 있다.

 

EBS를 비롯해 경기도의 평생학습 플랫폼 ‘지식’, 그리고 여러 교사들이 이미 오랫동안 유튜브나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를 통해 구축한 콘텐츠들을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교사의 수업 이후에 스스로 문제를 고민하고, 익히는 과제 수행 역시 중요한 학습 방법이다. 한편으로는 이를 두고 교사의 나태함으로 연결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IT 기술의 접근이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플립러닝처럼 독자적인 교수법을 통해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들도 있다. 어떤 방법이든 교사 스스로가 최적의 교육 방법을 결정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 교육 방법의 다양성 열리는 계기에 기대

 

온라인 개학은 교육 자체의 필요성보다는 코로나19로 인한 대안으로 시작되긴 했다. 하지만 교육 환경의 변화는 오랜 숙제였고, 이번 온라인 개학을 통해 그 가능성을 실제 현장에서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지금이 기회입니다. 교사들 입장에서는 빨리 답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고민과 시도가 이어지고 있고, 정상적인 개학이 이뤄진 뒤에도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을 통한 융합 수업 형태가 수업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경험이 만들어지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신민철 대구 진월초등학교 교사는 온라인 개학이 적지 않은 교사들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도구를 쓰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렵다기보다 새로운 접근에 대한 부담이 더 크다고 말했다. 생각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경험이 전 교사에게 퍼졌고, 이 내공이 앞으로의 교육 환경을 크게 바꿀 것이라는 기대도 덧붙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융합 교육은 우리 교육이 질적 성장하는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종현 기자

 

온라인을 통해 교육 관련 정보가 쌓이면서 학생들은 수업 시간 외에도 스스로 학습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모든 학습 과정이 데이터화되면서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데이터 중심의 교육 환경도 기대해볼 수 있다. 온라인 개학이 교육계가 고민하는 21세기 인재를 키우는 교육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온라인 개학이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경험’이 되지 않고, 교사들과 학생들, 학부모와 학교 모두에게 보람있는 경험, 의미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스마트교육 학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조기성 교사는 지난 10여년간 여러 교사들과 함께 쌓아온 경험들을 나누고 있다. 이번 온라인 개학을 통해 교사들과 학생, 학부모 모두에게 새로운 교육 방법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온라인 개학은 불가피한 이유로 시작됐지만 교육 환경 변화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온라인 개학은 ‘학교에 나가지 않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학교 대체론이 아니다. 교사들 역시 오프라인 학교 수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온라인은 새로운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21세기 교육론’의 중요한 틀이고, 오프라인 교육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완성도를 높이는 하나의 기회다. 코로나19가 한풀 꺾이면서 조심스럽게 개학이 이야기되고 있지만 이번 온라인 개학은 그 나름의 의미와 경험을 남기고 있다.​ 

최호섭 IT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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