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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지스자산운용, 삼성월드타워 공개매각 중 세입자와 수의계약 속사정

시세보다 수억 원 싸 공매 경쟁률 120대1…이지스 "매수 의사 보인 임차인에게 우선권 줘"

2021.02.03(Wed) 14:54:55

[비즈한국] 대출 규제 위반 논란으로 공개 매각 절차에 오른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삼성월드타워 아파트 일부 세대가 최근 비공개(수의계약)로 거래된 사실이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기존 소유주인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주거권 보장 차원에서 임차인에게 매수 우선권을 줬다는 입장인데, 그보다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자산을 조기에 매각코자 하는 의도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이 통째로 매입했다 공개 매각절차를 밟게된 서울 삼성동 삼성월드타워 아파트 전경. 사진=차형조 기자

 

부동산업계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삼성월드타워 3세대를 공매 절차 없이 수의계약으로 매각했다. 전용면적 83.84㎡(25.36평) 규모 14층 한 세대가 지난해 12월 4일 13억 7080만 원에, 전용면적 58.77㎡(17.77평) 규모 4층 한 세대가 같은 달 21일 8억 4190만 원에, 올해 1월 19일 58.77㎡(17.77평) 10층 한 세대가 8억 8770만 원에 거래됐다. 

 

삼성월드타워는 1997년 9월 한 중소건설사가 지하 2층~지상 14층 규모(46세대) 한 동으로 지은 ‘나 홀로 아파트’다. 강남구청과 지하철 수인분당·7호선이 교차하는 강남구청역 사이에 위치했다. 전용면적은 58.77㎡ 규모 20세대, 84.20㎡ 10세대, 84.72㎡ 10세대 83.84㎡(12층~14층) 6세대로 조성됐다. 건축주이자 기존 소유주인 백 아무개 씨 등 6인은 이 아파트에서 20여 년간 민간임대사업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당초 이 아파트를 리모델링해 되팔 계획이었다. 이 회사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이지스제371호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회사’는 지난해 7월 삼성월드타워 전체를 420억 원에 사들였다. 소유권 이전 등기 일주일 전에는 새마을금고 7곳에서 270억 원을 빌렸는데, 매입 직후 사모펀드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피하는 우회수단으로 활용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2019년 ‘12·16 부동산대책’에 따라 집값 대비 대출 한도(LTV)는 9억 원 이하 분 40%, 9억 원 초과~15억 미만 분 20%까지로 제한됐다. 새마을금고는 규정에 어긋난 대출이 이뤄졌다며 대출금 일부를 회수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결국 사업 계획을 철회하고 삼성월드타워를 시장에 내놨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보도자료를 통해 “비록 당사 자금 대출은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할지라도 국민들의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우려가 많은 가운데 이번 사태로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사과드린다. 조속히 펀드를 청산하고 투자금 및 대출금은 수익자와 대주에게 돌려주고 아파트는 이익 없이 시장에 내놓아 정상 회복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월드타워​는 지난해 10월 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입찰시스템 ‘온비드’를 통해 세대별로 공개 매각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이지스자산운용이 공매로 내놓은 삼성월드타워 물량은 36세대다. 평균 입찰 경쟁률은 119.88 대 1에 달한다. 온비드에 따르면 28세대를 개별 매각하는 지난해 10월 1차 공개입찰에 총 4079명, 8세대를 매각하는 2일 2차 공개입찰에는 총 237명이 참여해 각각 평균 145.67 대 1, 29.62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매수인은 가격경쟁 대신 추첨 방식으로 선정했다.

 

삼성월드타워 아파트 단지 입구 모습. 사진=차형조 기자

 

공매 가격은 이번 삼성월드타워 수의계약 거래가와 비슷하다. 지금까지 공매로 낙찰된 삼성월드타워 물건은 각각 △전용면적 58.77㎡ 16세대(낙찰가 8억 2360만~9억 1520만 원) △84.20m² 8세대(11억 7990만~13억 1100만 원) △84.72 8세대(12억 1370만~13억 1920만 원) △83.84m²(12~14층) 4세대(13억 7080만 원)다. 같은 평형이라도 고층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업계는 삼성월드타워 공매 가격을 주변 시세보다 수억 원가량 낮은 수준으로 보고 있다. 삼성동에서 영업 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삼성월드타워와 비슷한 시기 지어진 인근 서광아파트는 전용면적 80.91㎡ 규모가 지난해 6월 16억 5000만 원에 거래됐고, 지금 호가는 19억 원에 달한다. 삼성월드타워 공매가격이 시세보다 수억 원 싸다고 볼 수 있다. 자산운용사가 저렴하게 통매입한 주택을 같은 가격에 되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해 매물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고 말했다.

 

이번 수의계약은 자산 조기 매각을 염두에 둔 자구책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17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따라 삼성동을 포함한 서울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4개 동이 1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이곳에서 18㎡를 초과한 주거용 토지는 실거주 목적으로만 살 수 있다.  매수자는 향후 2년간 매매나 임대를 할 수 없다. 임차인이 있는 주택은 매매가 불가능한 셈이다. 삼성월드타워 46세대 중 지난해 10월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곳은 28가구에 불과했다. 수의계약은 자산 조기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임차인에게 매수권을 준 결과로 풀이된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주택 매매 시 임차인의 주거권을 보장하는 게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원칙이다. 실거주를 목적으로 매수 의사를 밝힌 임차인에게 우선적으로 매각했다. (수의계약) 매수자 중 회사나 펀드 이해관계자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예림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는 “사적 자치 원칙에 따라 소유자가 매각 방식을 달리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공평성을 기하고자 공개 매각 방식을 택한 것 같은데, 주거권 보장 차원에서 임차인에게 매수 기회를 줬다면 모든 임차인이 이를 공평하게 받았는지는 살펴봐야 할 것 같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 매도를 원하는 임대인은 임대차 계약 종료를 기다리거나 임차인과 퇴거 일자를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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