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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조 사기극 밸류인베스트코리아, 황우석 동원 '신라젠 물타기' 논란

최대주주 지위와 연관시켜 논란의 강사 초청 강연회…신라젠 "VIK는 한 때 최대주주, 현재는 전혀 무관"

2021.02.05(Fri) 13:13:41

[비즈한국] 1조 원대 다단계 금융사기 사건의 주역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가 한 때 최대주주였던 신라젠 홍보와 사기 행각 희석을 위해 황우석 박사 초청 행사를 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VIK 사건 주범으로 회사 대표였던 이철 씨는 공개적으로 가장 성공한 투자 사례로 항암바이러스 신약 후보 물질인 ‘펙사벡’ 특허를 가진 바이오 기업 신라젠을 꼽아 왔다. 

 

2015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초청 강연회에 참석한 황우석 박사(왼쪽)와 이철 대표. 사진=밸류인베스트코리아 피해자연합.


VIK는 한 동안 줄기세포와 동물복제 연구로 바이오 산업 분야에서 국제적인 관심을 받았던 황우석 박사 강연회를 통해 신라젠 최대주주로서 위상을 알리는 동시에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로부터 투자금 모금 확대 일환으로 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철 씨 등 VIK 관계자들은 초청 강연회에 앞서 황 박사가 재직 중인 수암생명공학연구원 방문 행사를 열었고 황 박사는 이에 대한 답방으로 2015년 8월 ​초청 강연회에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VIK 모집책 A 씨가 행사와 관련해 사회관계통신망(SNS)에 올린 게시물에는 “황우석 박사님과 그 일행이 회사를 찾아 줬다. 언젠가 그 때의 사실관계와 진실이 명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시돼 있다. 

 

모집책 B 씨는 SNS 게시물에서 “심적 고통으로 어려운 세월을 보내면서도 연구에 몰두해 오신 황 박사님의 풀 스토리를 듣고 진심과 밸류의 철학이 더해 가치 있는 일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는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황우석 박사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식지 않고 있어 당시 행사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황 박사는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로 재직하던 2004년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세계 최초로 배양하고 추출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 공로로 그는 그 해 대통령상인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하는 등 탄탄대로를 걷는 듯 했다. 

 

그러나 황 박사는 지난 2005년 논문 조작 사실이 드러나면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 같은 해 서울대는 그를 교수직에서 파면했고, 정부는 2006년 황 박사의 ‘제1호 최고과학기술인’ 지위까지 박탈했다

 

황 박사는 교수 파면 직후 2006년 7월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을 설립하는 등 연구를 지속하고 있지만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는 최고과학기술인으로 선정될 당시 받았던 상금 3억 원도 반납하지 않고 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사소송을 제기해 돌려 받겠다는 방침이어서 그를 둘러싼 논란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이철 씨는 신라젠에 대한 홍보 강화를 통해 자신의 사기행각을 희석해 나가고자 했었다. 이철 씨는 2015년 1월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열린 신라젠의 ‘펙사벡 기술설명회’​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초청해 축사를 맡겼다. 

 

이 씨는 VIK를 설립하기 전 유시민 이사장이 주축으로 창당한 국민참여당 지역위원장으로 2012년 총선 출마까지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황 박사 초청 강연회 두 달 뒤인 2015년 10월 이철 씨는 7000억 원대 불법 투자금 모금과 관련해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유사수신규제행위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다. 

 

VIK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3만여 투자자로부터 웹이나 모바일을 통해 자금을 유치하는 ‘크라우드펀딩’​ 방식을 통해 부동산, 비상장 주식 등에 투자한다며 투자금을 모았지만 불법 미인가 금융투자업체였다. 

 

이 씨는 7000억 원대 금융범죄에 대해 징역 12년형을 확정 받고 2018년 12월 재구속됐다. 그후 2016년 보석된 상태에서 벌인 2000억 원대 추가 사기 행각에 대해서도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고 현재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VIK의 신라젠 최대주주 지위는 이 씨의 첫 번째 구속을 전후해 마침표를 찍었다. 2006년 부산 동아대학교 학내 벤처기업으로 만들어진 신라젠은 처음엔 펙사벡 특허를 가진 미국 바이오기업 제네렉스의 연구를 수행하는 협력업체에 지나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VIK는 2013년부터 450억여 원을 투자해 신라젠 지분 1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신라젠은 2014년 3월 펙사벡 특허를 가진 원청인 제네렉스를 선급금 400억 원을 들여 인수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펙사벡 특허를 보유하게 된 신라젠은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기 임상 2상까지 우수한 항암 효과를 보여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철 씨가 구속되면서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겼다. 대주주를 교체해야 한다고 상장 주관사가 권고하자 VIK는 2015년 10월 이 씨 구속 직후 당초 1주당 3000~5000원에 매입한 신라젠 주식을 2만 5000원 안팎에 되팔면서 수백억 원대 차익을 챙기고 손을 털었다. 

 

이후 2016년 12월 신라젠은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이후 신라젠은 펙사벡 임상 호재로 주가가 폭등했고 2017년 11월 21일에는 장중 역대 최고가인 1주당 15만 2300원을 찍는 등 한 때 코스닥 시총 2위에 오르며 대장주로서 승승장구하는 듯 했다. 

 

하지만 2019년 펙사벡의 임상 중단 소식에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같은 해 8월에는 1만 5300원으로 떨어졌다. 신라젠은 펙사벡의 임상 중단 사실을 미리 알고 공시 전 주식을 대량 매도해 자본시장법과 특경법상 배임 혐의로 지난해 5월 문은상 대표가 구속됐고 같은 달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거래 정지된 주식 가격은 1주당 1만 2100원에 그친다. 

 

거래소는 지난해 6월 신라젠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하면서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다만 거래소는 지난해 11월 신라젠에게  개선기간 1년을 부여했다. 현재 회사는 양태정 변호사를 신임 경영지배인으로 영입하고 경영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신라젠은 올해 11월을 기한으로 1년간 경영개선 작업 결과에 따라 주식 거래 조기 재개나 상장폐지 기로에 선다. 

 

신라젠 관계자는 “VIK는 한 때 당사의 최대주주였을 뿐 현재 전혀 무관한 상태다. VIK는 영업활동 과정에서 기업 수십 곳에 투자했으며 당사는 VIK 피투자 회사 중 한 곳일 뿐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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