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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형준 당선' 베팅한 테라, 부산 지역화폐-블록체인 생태계 구축하나

부산시-테라 업무협약 체결 내용 커뮤니티 통해 확산…박 후보 측 "모든 가능성 열어둬"

2021.04.09(Fri) 11:28:22

[비즈한국] 블록체인 개발기업 ‘테라’가 최근 박형준 부산시장과 면담을 진행했다는 내용을 담은 문서가 각종 가상화폐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면담 내용은 ‘부산시 블록체인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MOU 체결 및 투자 확약’이 골자다. 이와 관련해 박 시장 측에 문의한 결과 “복수의 블록체인 개발기업과 면담 중이며 임기 활동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개발기업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 측과 테라 측이 서로 만나 면담을 한 것으로 예상되는 문서가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박 시장은 8일부터 본격적인 임기를 시작했다. 사진=연합뉴스


박 시장은 8일 부산시장 취임과 동시에 ‘코로나19 위기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첫 번째로 결재했다. 박 시장은 선거 공약에서도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책을 시정 중점 과제로 선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그중에서도 박 시장은 부산지역화폐 ‘동백전’ 발행 규모를 최대 2조 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월 충전 한도를 2000억 원까지 증액하고 개인별 캐시백 한도도 현재 3만 원에서 최대 6만 원까지 상향 조정한다.

 

박 시장은 후보 시절 위 공약 이행을 위해 시비 지원 규모를 1000억 원에서 2000억 원으로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금을 증액해 활성화된 사업은 ‘조삼모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시민들에게 그 부담이 돌아갈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 시장은 지역화폐 운영사 수수료 최소화를 위한 재구조화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이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 세금 감면을 통한 효율적인 정책 운영을 위해서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형중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지역화폐 사업을 할 경우, 블록마다 거래 명세가 저장되기 때문에 지역화폐를 악용할 가능성도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지역화폐가 꼭 필요한 곳에 쓰이면서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하고 있는 부산시와 테라간 MOU 면담 내용. 테라 기술을 활용해 동백전 사용자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소상공인에게는 수수료를 절감해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커뮤니티 사이트


이러한 가운데 최근 ‘부산시 블록체인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MOU 체결 및 투자 확약’을 제목으로 한 면담 내용을 담은 문서가 복수의 가상화폐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확산되고 있어 진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해당 문서에 따르면 부산시는 블록체인 금융 생태계 구축을 위해 테라의 금융 프로토콜을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테라의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해 시민들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소상공인의 수수료를 절감해 동백전 활성화를 꾀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면담이 이뤄진 시기는 문서가 퍼진 시점을 볼 때 선거 이전으로 추측된다.


테라는 타임커머스 ‘티몬’ 창업자인 신현성 대표가 권도형 대표와 공동으로 창립했다. 자사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를 활용해 블록체인 결제 시스템을 개발·제공하는 기업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화폐나 실물 자산을 기준으로 가격이 연동되는 암호화폐다. 암호화폐 특유의 가격 변동성을 줄이고 법정화폐와 동등한 가격으로 유지되면서 화폐의 가치를 저장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비트코인 등 기존 암호화폐보다 가격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예치나 이자 지급 등 금융 서비스를 블록체인 기술로 구현할 수 있다. 기존 암호화폐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더라도 가격 변동성이 커 현실적으로 금융 서비스에 적용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테라는 온라인 간편 결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자신들의 숙원 사업을 동백전으로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테라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테라는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기존 결제 시스템을 개선해 저렴한 수수료로 결제를 지원한다. 여기에 테라는 암호화폐를 생산할 때마다 발생하는 화폐주조차익 일부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5~10%의 상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홍보한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기존 암호화폐는 시장에 의해 가격이 결정돼 변동성이 크다. 암호화폐에 대한 내재적 가치에 대한 문제가 생기는 이유다. 반면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화폐를 기준으로 하기에 그 문제가 해결된다. 결국 코인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 카드사, PG사 없이도 지급 결제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테라는 자사 기술을 기반으로 2018년 5월 온라인 간편 결제 서비스 ‘테라X’를 출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내에 아직 암호화폐(가상화폐)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없어, 테라는 2019년 차이코퍼레이션과 ‘블록체인 연구 및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 제휴를 맺고 협업 중이다. 테라는 차이와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 공유 △블록체인 활용 상품·서비스 개발 △블록체인 기반 중·소상공인 수수료 절감 등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R&D 사업을 함께 진행 중이다. 

 

테라는 현재 테라는 차이 외에도 △몽골 법정화폐 ‘투그릭(Tg)’과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 활용 간편결제 서비스 ‘미미페이(MemePay)’ △두나무 자회사 디엑스엠(DXM)이 개발한 블록체인 보상지갑 ‘트리니토(Trinito)’를 통해 테라 코인의 예금 및 대차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박형준 시장은 동백전 활성화를 통해 소상공인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사진=동백전 앱 캡처


만약 문서에 담긴 면담 내용이 실제로 이행될 경우, 테라 역시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이블 코인도 화폐인 까닭에 시장에서 원활하게 유통이 이뤄져야 가치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또한 사용자들에게 상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네트워크를 원활히 운영하려면 사용자 수와 결제 규모를 늘려야 한다. 

 

​블록체인 기반 분산금융 서비스 대표업체인 메이커다오의 남두완 한국 대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부산시가 유력 부산시장 후보가 제안한 ‘테라’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축하한다!”며 “그들은 경쟁자이지만, 이긴 건 이긴 거다. 이는 업계에 굉장히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고 퍼블릭 체인의 스테이블 코인이 한국에서 이 같은 기회를 얻은 건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남 대표는 얼마 되지 않아 이 게시글을 삭제했다. ​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이 같은 면담 내용에 대해 “(테라 뿐만 아니라) 복수의 블록체인 개발기업과 지역화폐 활성화를 위한 면담을 진행했다. 다만 이는 공약의 구체성을 목표로 한 첫 번째 논의 단계였을 뿐이다. 아직 검토 단계이며 이제 (박 후보가) 임기 활동을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업체들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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