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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층 래미안 첼리투스 낳은 오세훈의 '한강 르네상스' 부활할까

한강변 35층 제한 완화 기대감 '솔솔'…정부·시의회와 조율 시급

2021.04.13(Tue) 11:14:52

[비즈한국]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하며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오 시장의 부동산 핵심 공약 중 일부가 한강 르네상스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은 제2의 ‘래미안 첼리투스’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술렁이고 있다. 

 

제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지난 8일 첫 출근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다시 보는 오세훈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

 

오세훈 시장은 선거기간에 “취임 후 1주일 안에 재건축 규제를 풀겠다”고 밝히는 등 규제 완화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35층 제한 폐지, 용적률 완화 등의 규제 완화 정책으로 서울시 집값 안정화를 실현하겠다고 자신했다. 오 시장이 꺼내든 규제 완화 정책은 지난 재임 시절 그가 역점을 뒀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이다. 2011년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하며 백지화됐던 것이 10년 만에 부활한다.

 

한강 르네상스 사업은 오 시장이 2006년부터 2011년까지의 임기 중 핵심 정책으로 추진했다. 한강을 경제적 가치 창출 발판으로 삼겠다는 기획의도 아래 다양한 사업이 진행됐다. 대한변호사협회 환경문제연구위원, 서울시 녹색서울시민위원회 감사, 환경운동연합 중앙집행위원 등을 지낸 오 시장은 2006년 당선 당시만 해도 ‘환경 전문가’로 통했다. 한강 르네상스 사업도 이러한 성격으로 출발했다. 

 

2006년 9월 26일 발표된 한강 르네상스 1단계는 한강을 자연친화형으로 만드는 정책이 담겨 있다. △생태복원, △​접근성 향상, △​문화·관광기반 조성, △​수변 경관 개선, △​수상이용 활성화 등 5개 분야로 나눠 시민들의 한강 접근성이 쉬워지도록 구상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임기 시절, 한강변에 슬림한 초고층 아파트 단지를 허용해 시민들에게 한강을 돌려주겠다는 의도로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했다. 사진=임준선 기자

 

2009년 들어서는 한강 공공성 회복을 본격 추진했다. 한강변을 시민 공간으로 바꾸고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바꾼다는 것이 핵심 대목이다. 아파트 층수 제한 완화도 이때 나온 정책이다. 오 시장은 당시 “그동안 사유화됐던 한강변을 시민의 공간으로 바꾸고, 한강변의 스카이라인을 획기적으로 바꿔놓겠다”고 발표했다. 한강변에 중저층 아파트가 빼곡하게 들어서 이들만이 한강 경치를 즐기던 것을 슬림한 초고층 아파트 단지를 허용함으로써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의도다. 

 

서울시는 한강변을 ‘전략정비구역’ ‘유도정비구역’ ‘일반관리구역’ 등 3개 구역으로 구분했다. 성수, 합정, 이촌, 압구정, 여의도 등 전략정비구역은 토지이용 변화를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망원, 당산, 반포, 잠실, 자양 등 유도정비구역은 중·장기적인 중·소규모 개발을 계획했다. 그 외 지역은 일반관리구역으로 큰 변화가 없는 지역으로 남겼다.

 

건물 높이도 ‘높이완화구역’, ‘높이유도구역’, ‘높이관리구역’으로 구분해 높이완화구역(여의도, 압구정, 잠실 등)은 최고층 제한이 없으며, 주거부문 허용 최고층수는 50층 내외, 평균 층수는 40층 내외로 정했다. 높이유도구역(성수, 이촌, 반포, 구의자양, 당산 등)에서 배후 조망대상이 없는 지역은 최고층수 50층, 평균 층수 30층 내외로 완화했다. 

 

#제2 ‘래미안 첼리투스’ 나오려면 정부·서울시의회와 조율 시급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자리한 래미안 첼리투스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혜택을 받은 유일한 아파트 단지다. 한강변 최고 높이 56층의 래미안 첼리투스는 15층 높이의 렉스맨션아파트를 재건축해 2015년 준공했다. 

 

렉스아파트는 최고 36층, 496가구 규모로 재건축 예정이었으나 오 시장의 한강 공공성 회복 정책에 따라 56층 높이로 재건축했다. 당시 서울시는 한강변에 아파트를 짓는 사업자가 부지의 25% 이상을 기부채납할 경우 줄어든 건축면적을 용적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보전해주기로 했다. 

 

렉스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전체 부지인 3만 903㎡(약 9364평)의 25%에 해당하는 7726㎡(약 2341평)의 땅을 서울시에 무상으로 내놓는 대신 초고층을 허용받았다. 용적률은 당초 190%에서 330%로 대폭 상향됐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래미안 첼리투스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혜택을 받은 유일한 아파트 단지로 56층으로 지어졌다. 사진=래미안 홈페이지


렉스아파트 사례를 보며 다른 재건축 단지의 기대감도 높았지만 2011년 오세훈 시장이 사퇴하면서 한강 르네상스 사업은 전면 무효화됐다. 초고층 아파트를 기대하던 주민들의 실망감도 컸다. 특히 렉스아파트와 10m 거리의 왕궁아파트는 오 시장 임기 중 47층 아파트로 재건축을 추진했으나 15층 높이로 제한돼 입주민이 크게 반발했다. 

 

현재 한강변 아파트는 35층 층고 제한을 적용받는다. 오세훈 시장이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부활해 50층까지 완화한다면 제2, 제3의 래미안 첼리투스가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한강 르네상스 사업은 서울시 재정난으로 삐걱거렸고, 주민 의견 수렴에 소홀해 갈등을 초래하기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일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늘어나는 등 시장이 꿈틀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사진=최준필 기자


현재로서는 정부와의 조율이 가장 시급하다. 서울시장 권한으로 풀 수 있는 재건축 규제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35층 규제 완화와 용적률 상향 등은 정부와 일정 부분 협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정의 여지가 있다”면서 “다만 35층 룰이 깨진다고 해서 무조건 고층 건물을 허용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도시 경관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양한 조건을 자세히 검토한 후 허용치를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도 “서울 부동산은 공급 시그널로 인해 기축 부동산이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재건축·재개발의 경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면서 “각종 규제 완화를 위해서는 서울시의회의 동의와 의결이 중요하다. 의회와의 협력으로 규제 완화를 끌어내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바라봤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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