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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최소 1억" 2030 단타족이 오피스텔 청약시장에 뛰어드는 이유

당첨 어려운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로 눈 돌려…전매 가능 100실 미만 경쟁률 치솟아

2021.12.07(Tue) 17:58:53

[비즈한국] 오피스텔 청약 열풍이 불고 있다. 수도권의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은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 지방 오피스텔까지 경쟁률이 치솟는 상황이다.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 낙오된 2030세대가 ‘단타족’으로 유입되면서 오피스텔 시장이 투기판으로 변질되고 있다. 

 

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 오피스텔 청약 열풍이 일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서울부터 지방까지, 오피스텔 청약 시장 경쟁률 세 자릿수

 

이 아무개 씨(34)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아파트 청약 당첨을 기다렸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오피스텔 청약에 더욱 적극적이다. 이 씨는 “친구들과 만나면 부동산 얘기를 많이 하는데 요즘은 오피스텔 청약이 주된 얘깃거리다. 오피스텔 청약에 당첨돼 이익을 봤다는 몇몇 친구를 보면서 오피스텔 청약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 청약은 점수가 낮아 당첨 확률이 거의 없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추첨제라 친구 중에도 당첨이 되는 경우가 있더라. 오히려 가능성이 큰 것 같아 모집 공고가 뜨는 오피스텔은 대부분 지원하고 있다”면서 “서울뿐만 아니라 수도권, 지방 등도 모두 넣고 있다. 지방도 경쟁률이 높아 놀랐다”고 말했다.

 

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 오피스텔 청약 열풍이 일고 있다. 아파트 청약 시장이 과열되면서 경쟁률이 높아지자 당첨 문턱이 낮은 오피스텔 청약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가 늘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오피스텔 청약은 특별한 자격조건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대출, 취득세 등도 아파트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다”면서 “특히 아파트 청약에서 당첨을 노리지 못하는 젊은 수요자가 오피스텔 청약에 몰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피스텔 청약 수요가 늘면서 서울, 수도권은 물론이고 지방의 오피스텔도 경쟁률이 세 자릿수를 기록할 정도다. 지난 1일 분양한 대전시 ‘도안 센트럴 아이파크’는 1단지(273세대) 청약 모집에 1만 416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38 대 1이었다. 60세대를 모집한 2단지는 4만 7117명이 청약하며 평균 경쟁률 785 대 1을 기록했다. 3단지도 40세대 모집에 4만 2785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1069 대 1에 달했다. 

 

지난달 30일 분양한 충남 아산시 ‘힐스테이트 천안아산역 퍼스트’는 914세대 모집에 7만 9876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87.4 대 1을 기록했다. 전용 84A 타입은 경쟁률이 131 대 1까지 치솟았다. 

 

특히 100실 미만 오피스텔의 인기가 뜨겁다.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에 공급되는 100실 이상 규모의 오피스텔은 소유권 이전 등기일까지 전매가 금지되지만, 100실 미만의 경우 규제를 피할 수 있다. 이 때문에 100실 미만 오피스텔에는 분양권에 웃돈을 붙여 팔아 이익을 보려는 ‘단타족’이 대거 몰리는 상황이다. 

 

지난 11월 2일 분양한 경기 과천시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은 89실 모집에 12만 4426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경쟁률이 1398 대 1이나 됐다. 84PA 타입(3실) 모집에서는 기타지역 청약 경쟁률이 2881 대 1, 84T 타입(2실) 기타지역 경쟁률은 5761 대 1이 나왔을 정도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 AK푸르지오’ 오피스텔도 96실 모집에 12만 5919명이 청약해 경쟁률이 1312 대 1로 집계됐다. 1일 청약 모집을 한 경기 화성시 ‘동탄 현대 밀레마’는 95실 모집에 7282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76 대 1, 최고 경쟁률은 458 대 1(3룸)로 집계됐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 AK푸르지오’ 오피스텔은 96실 모집에 12만 5919명이 청약해 경쟁률이 1312 대 1에 달했다. 사진=신길 AK 푸르지오 홈페이지


#‘전매 가능’ 오피스텔 찾는 2030, 투기 수요 잡으려면 주택시장 안정이 우선

 

단타족이 늘다 보니 최근 오피스텔 분양 시장에서는 ‘전매 가능’ 조건이 최고의 메리트로 꼽힌다. 분양 문의를 하는 예비 청약자에게 전매 가능 조건이나 초피(초기 프리미엄) 등을 언급하며 투기 수요를 부채질하는 상황이다.

 

이달 중순 분양을 앞둔 경기도의 한 오피스텔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100세대가 넘지만 3필지로 나뉘어 있어 전매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당첨 후 최소 1억 원의 프리미엄은 받을 수 있다. 계약금도 내지 않고 단타로 초피에 파는 것이 가능하다. 동호수가 좋으면 건물이 올라갈 때까지 들고 있다가 팔아도 된다”고 홍보했다.

 

오피스텔 청약 광풍이 불면서 건설사들도 연말 분양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2월 전국에 분양 예정인 오피스텔 물량은 9030실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3195실)보다 3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2017년 12월(9665실)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오피스텔 경쟁률이 최근 높아지는 분위기이며 특히 연말에 공급이 늘었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분위기가 좋을 때 오피스텔을 공급하는 게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 보니 공급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파트의 대체재로 기능이 가능한 주거용 오피스텔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익창출이 가능한 분야에 대한 억제는 한계가 있다. 오피스텔 투기수요 억제도 같은 맥락이다. 주택매매시장의 안정이 선행되어야만 자연스럽게 해결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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