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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4월 서울 궁궐은 '꽃대궐, 꽃천지'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창경궁서 즐기는 봄꽃…4월 절정, 5월 말까지 개화

2022.03.29(Tue) 15:36:16

[비즈한국] 남도의 꽃 소식이 서울에 이르렀다. 오는 4월 2일부터 10일까지 여의도 벚꽃길이 3년 만에 개방된다. 수많은 인파를 불러모으던 축제는 없으나 사람들이 몰릴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그렇다면 좀 더 여유롭게 도심 속 꽃구경은 어떨까. 서울의 궁궐은 이미 봄꽃이 피기 시작해 그야말로 ‘꽃대궐’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서울의 궁궐은 이미 봄꽃이 피기 시작해 그야말로 ‘꽃대궐’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창경궁 화계. 사진=문화재청 제공

 

#경복궁 아미산 화계와 덕수궁 살구꽃

 

궁궐의 봄꽃은 3월 중순을 시작으로 4월에 절정을 이루고 5월 말까지 핀다. 서로 다른 종류의 봄꽃들이 연이어 피어나면서 꽃내음 향긋한 옛 정취를 즐길 수 있다. 올해는 예년보다 며칠 늦게 피어 3월 말에 본격적으로 개화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 제일의 법궁’ 경복궁의 봄꽃은 아미산 화계에서 시작한다. 아미산은 구궁궁궐에서 생활하는 왕후를 위한 후원의 작은 산이다. 왕후가 머무는 교태전 후원에 경회루 연못을 만들 때 파낸 흙을 쌓아 언덕을 만들고 중국 산둥성의 유명한 산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곳은 보물로 지정된 굴뚝으로도 유명하다. 교태전의 온돌에서 빠져나가는 굴뚝을 후원에 만들면서 십장생, 사군자 등의 아름다운 문양을 더했다. 봄이 되면 아미산 곳곳에 앵두꽃과 산수유, 진달래가 굴뚝과 어우러져 그림같은 풍광을 연출한다. 역시 보물로 지정된 ‘십장생 굴뚝’이 자리한 자경전 앞에는 살구꽃이 아름답다. 

 

경복궁 아미산 화계. 아미산은 구궁궁궐에서 생활하는 왕후를 위한 후원의 작은 산이다. 사진=구완회 제공


벚꽃과 닮은 듯하면서도 색다른 느낌을 주는 살구꽃은 덕수궁 석어당 앞에도 활짝 피어난다. 덕수궁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중 하나인 석어당은 임진왜란의 피란길에서 돌아온 선조가 머문 장소다. 광해군이 이곳에 자신의 새어머니 인목대비를 유폐시켰고, 인조 반정 직후에는 이곳으로 끌려와 인목대비의 추상같은 불호령을 들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4월 중순 이후에는 고종이 커피를 즐겼다는 정관헌 앞에 모란꽃을 볼 수 있다. 

 

봄꽃의 개화 시기를 맞아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3월 29일부터 4월 3일까지는 평소에 볼 수 없는 덕수궁 전각 내부 특별 관람이 이루어진다. 석어당 2층에서 내려보는 살구꽃은 특별한 풍경이다. 경복궁에서는 4월 20일부터 6월 25일까지 조선 임금이 먹었던 궁중병과와 궁중약차를 즐길 수 있는 ‘생과방’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경복궁 자경전 살구꽃. 살구꽃은 벚꽃과 닮은 듯하면서도 또다른 느낌을 준다. 사진=구완회 제공

 

#창덕궁과 창경궁, 동궐의 봄꽃

 

후원이 아름다운 창덕궁도 봄꽃이 아름답다. 후원 깊숙이 자리 잡은 관람지 생강나무나 승화루 능수벚꽃도 예쁘지만 낙선재 앞 매화도 유명하다. 다른 궁궐 건물과 달리 화려한 단청 없는 낙선재 건물이 화사한 봄꽃과 더 잘 어울리는 듯하다. 처음엔 세자가 머물던 동궁이었던 낙선재는 헌종 13년(1847년)에 중건되면서 후궁인 경빈 김씨를 위한 건물이 되었다. 갑신정변(1884년) 이후에는 고종이 나랏일을 보던 편전으로 사용되었고, 해방 이후에는 조선 왕조의 마지막 왕손인 영친왕 이은이 살았으며, 그 뒤로는 부인 이방자 여사가 죽을 때까지 머물렀다. 

 

3월 29일에서 4월 6일까지는 ‘봄철 낙선재 후원 한시 개방 및 특별 관람’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봄을 품은 낙선재, 낙선재 후원에 오르다’는 주제로 열리는 특별 관람에서는 조선 시대 낙선재를 조성하게 된 배경과 함께 낙선재의 건축적 특징, 그리고 대한제국 황실 가족과 연관된 역사 이야기를 전문 해설사에게 들을 수 있다. 

 

낙선재 앞뜰 봄꽃. 3월 29일에서 4월 6일까지 ‘봄철 낙선재 후원 한시 개방 및 특별 관람’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사진=문화재청 제공

 

경춘전 화계의 생강나무와 앵두꽃이 유명한 창경궁은 창덕궁과 묶어서 동궐로 불린다. 애초에 창경궁을 짓게 된 이유가 성종 때 왕실 가족이 불어나면서 창덕궁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창덕궁과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웃한 창경궁은 조선 왕실의 생활공간으로 주로 활용했다. 봄꽃이 예쁜 경춘전은 혜경궁 홍씨가 정조를 낳은 곳이다. 정조의 아들 순조는 이곳에서 눈을 감았다. 

 

창경궁에서는 4월부터 11월까지 ‘역사와 함께하는 창경궁 나무이야기’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궁궐의 권위를 상징하는 회화나무, 천년을 산다는 느티나무, 세종이 좋아했다는 앵두나무 등 창경궁의 유서 깊은 나무를 전문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둘러볼 수 있다. 

 

<여행정보>


경복궁 

△주소: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 161

△문의: 02-3700-3900

△이용시간: 3~5월/9~10월 09:00~18:00, 6~8월 09:00~18:30, 11~2월/ 09:00~17:00, 화요일 휴궁

 

덕수궁 

△주소: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99

△문의: 02-771-9951

△이용시간: 09:00~21:00, 월요일 휴궁

 

창덕궁 

△주소: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99

△문의: 02-3668-2300

△이용시간: 2~5월/9~10월 09:00~18:00, 6~8월 09:00~18:30, 11~1월/ 09:00~17:00, 월요일 휴궁

 

창경궁 

△주소: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 185

△문의: 02-762-4868

△이용시간: 09:00~21:00, 월요일 휴궁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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