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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타트업열전] 축구게임, 운동화, 음악…커지는 '대체불가 세상' NFT 스타트업

전 세계에서 NFT 투자가 가장 활발한 시장 유럽, 그곳에서 뜨는 스타트업은?

2022.04.04(Mon) 20:30:31

[비즈한국]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것’의 매력은 누구도 거부하기 힘들다. ‘희소성’이 있는 단 하나의 물건이나 작품을 소유한다는 생각은 인간이 가진 근본적인 욕망을 자극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든 작품을 누군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것’으로 인정해주고, 그 소유권을 나에게 준다는 생각은 모두를 열광하게 했다. 이를 지금 가장 핫한 키워드로 표현하자면 NFT, 대체불가토큰(Non Fungiblie Token)이다.  

 

우리 머릿속에 NFT라는 이름이 각인된 것은 지난해 3월 미국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의 NFT 예술작품 ‘날마다: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이 6930만 달러(약 780억 원)에 낙찰되면서다. 그림의 작업 방식, 기교, 가치는 둘째치고 ‘디지털 파일’ 1개가 780억이라는 사실이 대단한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6개월 뒤인 작년 9월에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비플의 NFT 작품 ‘휴먼 원(Human One)’이 2900만 달러(약 340억 원)에 낙찰되면서 이 현상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비플은 ‘NFT 시대의 앤디워홀, 뱅크시’ 등 다양한 별명으로 불리며 큰 주목을 받았다. 

 

780억 원에 낙찰된 NFT 예술가 비플(Beeple)의 ‘날마다: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 사진=뉴욕크리스티 경매

 

예견된 미래가 펼쳐지는 이 순간을 혁신가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NFT가 만들어낼 미래를 향해 가장 앞서 움직이고 있는 것도 스타트업이다. 특히 유럽 스타트업 생태계는 그 어느 곳보다 NFT 관련 투자와 창업이 활발한 곳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9월까지 NFT 스타트업에 대한 전 세계 투자액은 2020년 한 해보다 약 66배(6523%) 늘어 21억 달러에 달했다. 투자 건수도 104건으로 전년의 15건에 비해 593%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유럽과 미국에 투자가 집중됐다. 2021년 3분기 유럽 스타트업이 유치한 조달자금은 6억 8800만 달러(8366억 원), 미국은 3억 60만 달러(3655억 원)에 달했다. 두 지역 합계는 전체의 7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유럽의 NFT 스타트업을 들여다보자. 

 

#NFT 축구 게임 플랫폼, 프랑스 스타트업 소레어

 

소레어(Sorare)는 프랑스의 게임 스타트업으로 2018년 창업했다.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축구선수 카드를 모으고, 그 카드를 기반으로 축구 경기를 진행하면서 선수 가치에 따라서 카드를 사고파는 놀이를 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소레어는 이를 디지털로 옮겨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NFT 방식의 카드로 온라인 축구 게임을 하는 플렛폼 소레어. 사진=sorare.com

 

소레어에서 유저들은 NFT로 만들어진 축구선수 카드를 구입해 5명을 기준으로 팀을 구성할 수 있고, 이 팀을 축구 리그에 출전시켜 상금을 벌거나 측구선수 카드를 사고팔 수도 있다. 경기 실적이나 카드의 가격이 실제 선수의 실적에 따라 오르내리는 것이 특징이다. 카드는 블록체인 기술로 만들어져 변경, 복제, 삭제가 불가한 NFT로 존재한다. 

 

소레어는 작년 9월 소프트뱅크비전펀드에서 6억 8000만 달러(8268억 원)를 투자받았고, 이로써 기업가치가 43억 달러(5조 2288억 원)로 책정되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레알마드리드, 리버풀, 유벤투스와 같은 유럽 유명 축구단을 비롯해 230여 개의 유럽 축구 조직 및 파트너를 보유한 것이 특징이다. 카드 그 자체를 온라인에서만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현실의 축구 리그와 상호작용을 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온라인에서 이더리움으로 결제가 되고, 스트라이프 결제를 이용해 구글페이, 신용카드 등 기존 화폐로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소레어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NFT 선수 카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의 유니크 카드로 2021년 3월 24만 5072유로(약 3억 3000만 원)에 판매됐다.

 

#‘NFT계의 쇼피파이’ 베를린 스타트어 퓨얼

 

최근 베를린의 NFT 관련 뉴스에서 이름이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스타트업은 퓨얼(FUEL)이다. 지난 3월 29일 150만 유로(약 20억 원)의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퓨얼은 음악가와 창작자들을 위한 노코드 NFT 플랫폼을 표방한다. 퓨얼을 통하면 NFT 기반으로 자신의 디지털 창작물을 판매하는 일종의 온라인 NFT 상점을 누구나 구축할 수 있다. 코딩을 몰라도 쇼피파이 등 다양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이용해 자기만의 온라인 상점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퓨얼은 NFT 상점을 구축할 수 있어서 쇼피파이와 비교된다. 

 

퓨얼의 창업자 4인은 베를린 테크업계에서 탄탄한 경력을 자랑한다. 사진=onfuel.io

 

퓨얼의 이번 투자 라운드는 미국 최대 NFT 플랫폼 오픈씨(OpenSea)의 투자자 핀테크 콜렉티브(Fintech Collecive)와 프랑스 소레어(Sorare)에 투자한 씨드캠프(Seedcamp)와 노션 캐피털(Notion Capital)이 참여했다. 주요 NFT 투자사들이 참여한 만큼 굉장히 주목을 받고 있다. 

 

퓨얼은 7월에 열리는 벨기에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 페스티벌인 투모로우랜드(Tomorrowland), 베를린 최고의 힙합 듀오 DJs Mat.Joe를 비롯해 많은 아티스트 및 레이블과 협력해 NFT 기반 음악을 출시할 계획이다. 

 

#NFT 운동화 마켓플레이스, 프랑스 스타트업 퓨처스 팩토리

 

소장하고 싶고 수집하고 싶은 물건들은 NFT계의 핫한 소재다. 프랑스 스타트업 퓨처스 팩토리는 사람들이 한정판 운동화에 열광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창업했다. 2018년 NFT 기반 운동화 브랜드 사토시 스튜디오(Satoshi Studio)를 론칭하고 일종의 디지털 트윈 형태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NFT로 만들어진 가상의 운동화는 가상의 세계에서 캐릭터, 케임 등에 사용되고, 실제로 신고 싶을 경우 3D프린터를 통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유일한’ 운동화로 만들어진다. 퓨처스 팩토리 창업자들은 2020년부터 40여 명의 신발 디자이너들과 NFT 수집가들, 패션 브랜드들과 공동 연구를 통해 사업 구조를 짜기 시작했고, 2021년 9월에 250만 달러(30억 원)를 투자받아 정식으로 프랑스에 설립됐다. 

 

가상세계와 현실에서 운동화를 디자인해 사용할 수 있는 NFT 증강현실 기반 스타트업 퓨처스 팩토리. 사진=futures-factory.com


NFT뿐만 아니라 증강현실 기술을 사용해 운동화를 직접 디자인하고 생산하는 과정에 소비자가 즐겁게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퓨처스 팩토리는 CEO 니콜라스 로메로(Nicolas Romero)와 CTO 알렉상드르 프리(Alexandre Frih)가 공동 창업했다. 알렉상드르 프리는 명품 브랜드 그룹 LVMH가 참여하는  블록체인 컨소시엄 아우라(Auro)의 초기 멤버이자 설계자다. 아우라 블록체인 컨소시엄은 세계 명품 브랜드가 참여해 블록체인 솔루션을 사용하도록 뜻을 모으는 비영리 단체다. 지난 4월 LVMH와 프라다, 카르티에 등 3대 명품 브랜드가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NFT의 ‘희소성’이라는 속성이 명품 시장의 생리와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많은 고급 브랜드들이 NFT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럽은 현재 전 세계에서 NFT 투자가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당분간 NFT 분야를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주로 예술품 및 창작품 거래, 게임 관련 캐릭터 및 아이템 거래, 명품 및 고급 브랜드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플랫폼으로 활용되지만, 앞으로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디지털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정보와 물건의 가치가 새롭게 평가될 때가 왔기 때문이다. 

 

미래에 무엇이 가장 가치 있을 것인가. NFT 시장은 사회의 변화, 경제구조의 개편, 그리고 많은 이들이 ‘가장 중한 것’이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어떻게 매기는지에 따라서 움직일 것이다. 그 안에서 혁신을 포착하는 스타트업의 움직임이 흥미로운 이유다. 

 

필자 이은서는 한국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베를린에서 연극을 공부했다. 예술의 도시이자 유럽 스타트업 허브인 베를린에 자리 잡고, 도시와 함께 성장하며 한국과 독일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잇는 123factory를 이끌고 있다.​​​​​

이은서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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