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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지주사 체제' 향한 여정에 '잡음' 끊이지 않는 까닭

KT알파 물적분할 등 사업재편에 노조 '구조조정 꼼수' 반발…KT "콘텐츠 전문성 강화"

2022.04.11(Mon) 10:01:50

[비즈한국] 지난해 그룹사 재편을 감행하며 콘텐츠 시장에 뛰어든 KT가 미디어·콘텐츠 사업 성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향후 3년간 콘텐츠 분야에 5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하고 그룹 미디어 사업 매출을 2025년 5조 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통신 3사는 성장성의 한계에 부딪힌 통신 사업 외의 먹거리를 찾아 콘텐츠 사업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통신사로서는 기존에 보유한 방송, 이동통신 가입자 빅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를 토대로 각 플랫폼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KT는 지난해 초 그룹 콘텐츠 사업 컨트롤 타워 격인 ‘KT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하고 전사적으로 ‘콘텐츠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다. 그룹사에는 효율을 극대화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잦은 사업 재편 및 기업 분리에 대한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KT그룹 미디어 밸류체인에서 유통 부문을 담당하는 KT알파는 지난 7일 의사회를 열고 자회사 분리를 의결했다. KT알파 노동조합은 집회를 열고 회사의 일방적인 결정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사진=KT알파 노동조합 제공

 

#KT알파 노조, 구조조정 가능성에 반발

7일 서울 송파구에서 열린 KT그룹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은 “KT의 미디어 밸류체인을 토대로 그룹사가 함께 성장하면 2025년 미디어 사업 매출 5조 원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배수 2배만 적용해도 미디어만으로 10조 원의 기업가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KT는 향후 3년간 5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지난해 3조 6000억 원 수준이던 미디어 관련 매출을 1.4배 이상 키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같은 날 서울 관악구 KT알파 본사 앞에서는 KT알파 노동조합 집회가 열렸다.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사업 재편에 반대하기 위해서다. 이날 KT알파는 이사회를 열고 AI/DX 사업부문을 단순·물적분할해 ‘알파DX솔루션(가칭)’을 신설하기로 결의했다. 커머스 사업 영역에 역량을 집중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사업구조 확립을 위해 분할신설회사 설립을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KT알파는 KT의 미디어 밸류체인에서 콘텐츠 유통을 담당한다. 7월 1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이 확정되면 KT알파 직원 600여 명 중 100여 명이 알파DX솔루션으로 이동하게 된다.

김진복 KT알파 노조위원장은 “현재 노조와 조합원은 존속회사와 분할회사 모두 명분도 실익도 없는 결정이라 이에 반대한다. 이번 절차가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위한 꼼수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고 있다”며 “자회사 분할 결정이 철회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T는 지난해 미디어 밸류체인을 구축하기 위해 적극적인 사업 재편에 돌입했다. 사진=KT 제공


#밸류체인 구축으로 콘텐츠 사업 자신감

KT의 자신감은 디지털 전환(DX)의 경쟁력을 확인한 데서 나온다. KT는 지난해 매출 40%(별도 연간 서비스매출 기준)가 무선·인터넷·유선전화 등 전통적인 통신 사업을 제외한 비(非)통신 사업에서 발생했다. 올해 3월 KT스튜디오지니는 CJ ENM을 전략적 투자자(SI)로 유치했다. 

7년 전 외부 투자 유치 없이 운영하다가 실패로 끝난 KT의 완전자회사 ‘미디어허브’와는 다른 양상이라는 평가다. 원천 지식재산권(IP)부터 제작, 유통까지 연결하는 자체 밸류체인을 구축해 국내 최대 콘텐츠 사업자로부터 확장성까지 인정받았다는 것.

지난해 KT는 이 같은 계열사 지배 구조를 정립하는 데에 총력을 기울였다. 구현모 KT 대표는 취임 이후 금융 부문은 BC카드로 계열사를 묶었고, 클라우드/IDC(인터넷데이터센터) 사업을 분할하는 등 주요 사업을 독립시켰다. 

미디어 부문의 경우 구독형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 디지털방송 솔루션 기업 ‘알티미디어’ 등을 인수하는 데 이어 OTT ‘시즌’을 분사해 KT스튜디오지니 중심으로 재편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자회사 KTH와 KT엠하우스를 합병한 디지털 커머스 전문 기업 ‘KT알파’와 기업 간 거래(B2B) 확대를 위한 기업 전문 브랜드 ‘KT엔터프라이즈’가 출범해 디지털 플랫폼 전환이 가속화됐다.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는 “스튜디오지니는 지난 1년간 원천 IP(지적재산권) 확보와 제작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올해는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유통 채널을 확장하겠다”며 “2025년 100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라는 목표를 현재 30~50% 수준 달성했다”고 말했다.​

 

KT가 콘텐츠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그룹 미디어데이에서 발표하는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 사진=KT 제공


#지주형 전환 시사…내부선 우려 목소리

최근 구현모 대표는 지주형 회사 전환 카드를 꺼내들었다. 구 대표는 3월 31일 제4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KT를 지주형으로 전환하는 데 분명히 관심이 있다”며 “앞으로 사업 구조조정 측면에서 봤을 때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고 통신을 넘어 IT 기업으로 재평가 받기 위한 전략인 만큼 미디어·콘텐츠와 금융, 클라우드 등 계열사 가치를 결집할 수 있는 ‘지주형’ 구조 짜기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증권업계는 KT의 지주형 전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물적분할로 각 조직을 분리, 통폐합하고 회계분리로 성장성, 수익성을 감별한다면 기업 가치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물적분할을 통해 자회사 간 합병, 본사 사업부서 및 자회사 간 합병 등 방대한 현 사업 구조를 핵심 사업 위주로 재편하는 작업 진행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지주형 회사 전환은 조직 분리와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KT는 과거에도 암묵적으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와 관련해 내부에서는 여러 추측만 무성할 뿐 실체가 없어 대응이 어렵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대대적인 체제 전환 과정에서 중복되는 사업들을 정리하고 자회사 간 경쟁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직원들 입장에서는 구조조정 등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구성원들의 우려 목소리가 나오는 까닭이다.

KT는 이 같은 우려를 반박했다. KT알파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을 수 있지만 노조와 소통을 통해 오해를 해소했다. 구조조정 계획은 전혀 없다”며 “이번 자회사 분리와 관해서 현재 그룹 내에서 재편 등의 내용이 정해진 바 없다. 다만 그룹 차원에서 미디어·콘텐츠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편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그룹사들과 시너지를 강화하는 전략을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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