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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동권 시위 21년 이어질 동안, 지하철역은 얼마나 변했나

올해 교통약자 이동편의 100% 약속했지만 93%…서울교통공사 "2024년까지 완료 목표"

2022.12.06(Tue) 17:56:45

[비즈한국] 교통약자의 이동권 문제가 대대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올 초 대선기간 즈음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장애인 단체에서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12월까지 47회가량 지속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 2001년 1월 오이도역에서 휠체어용 리프트가 추락해 사상자가 나온 후 21년 동안 이동권 보장을 촉구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지난 3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소속 회원들이 대통령직인수위와 면담이 진행되는 시각 서울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인수위사진기자단

 

그런데 최근 지하철 역사 내 엘리베이터가 추가로 설치되고 교통약자 서비스가 늘어나는 등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월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서울 모든 지하철에 ‘1역사 1동선’을 확보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역 곳곳에 안내판·교통약자 서비스 늘어나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5월부터 엘리베이터 위치 안내 바닥 스티커를 부착하기 시작했다. 사진=전다현 기자

 

‘휠체어·손수레·유아차·노약자 엘리베이터 이용’. 최근 서울 지하철 역사 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문구다. 부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안내 스티커가 곳곳에 붙어 있다. 엘리베이터로 가는 방향과 거리도 쓰여 있다. 도움이 필요할 때 요청해달라는 안내 문구 포스터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5월부터 서울 역사 내에 이 같은 엘리베이터 안내문을 부착했다.

 

매일 출퇴근길에 여의도역을 이용하는 직장인 A 씨는 “얼마 전에 여의도역에서 이 문구가 부착된 스티커를 발견했다. 보자마자 이동권에 대한 인식과 필요성이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기했다”고 전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올해 5월 3일부터 안내문을 부착했다. ‘엘리베이터 위치 안내 바닥 스티커’라고 하는데, 지하철을 이용하는 노인 등 교통약자들이 카트나 무거운 짐을 가지고 이동할 때 엘리베이터가 승강설비 중 가장 안전하다. 혹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다 사고가 날까 봐 엘리베이터 위치 안내를 붙이게 됐다. 지속해서 부착해 나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하철 역사 내 휠체어, 손수레, 유모차 이용자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라는 안내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 사진=전다현 기자

 

지하철 승강장 내 연단 높이와 간격도 공개된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7월 ​카카오와 MOU(업무협약)를 맺고 11월부터 카카오맵을 통해 ‘교통약자 이동정보’에 연단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맵에 역 이름을 검색하면 승강장별 연단 간격과 높이, 엘리베이터 위치 등이 표시된다. 휠체어 전용석 위치도 알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업무협약 등을 통해 앞으로도 계속 이동지원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와 카카오맵은 업무협약을 통해 교통약자 이동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11월부터 카카오맵에 역 이름을 검색하면 승강장별 연단 간격과 높이가 표시된다. 사진=카카오맵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 예산, 추경 134억 확보

 

12월 5일 기준 지하철 1~8호선 275개 역 중 1역 1동선이 확보된 역은 256역으로 93%에 달한다. 1역사 1동선은 교통약자가 타인의 도움 없이 ​지상에서 승강장까지 ​이동할 수 있는 동선을 의미한다. 엘리베이터가 있어도 1동선이 확보되지 않은 역도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2024년까지 1동선 1확보율을 100%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

 

관련 예산으로 당초 확보한 ​​96억 4900만 원​에 추경 예산 133억 9700만 원​이 추가돼 2022년 총 230억 4600만 원을 확보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총 예산은 771억 7500만 원이다.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에도 추진력을 얻었다. 올해 5월과 6월 명동역과 교대역의 1동선을 확보했다. 

 


서울교통공사는 2024년까지 1동선이 미확보된 19개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공사 중인 13개 역과 공사 예정인 1개 역은 2024년 12월까지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청량리역과 용답역은 올해 설치가 완료될 예정이다. 다만 설계에 어려움을 겪은 신설동역, 까치산역, 대흥역에는 설계용역을 추진해 설치 가능방안을 도출할 계획으로 2024년까지 설치가 완료될지는 미정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2024년까지 연도별 예산을 확보했다. 엘리베이터 설치 가능 방안을 계속 도출해서 2024년까지 설치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애 단체 관계자들은 이 같은 변화를 환영하면서도 더 신속하게 1동선 확보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다운 전장연 정책실장은 “2001년에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사고로 사망자가 나왔다. 이때에 비하면 엘리베이터 설치율이 상당히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계속된 요구로 이러한 변화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당초 2022년까지 1동선 100%를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가 예산 문제로 미뤄진 만큼 시급하게 완료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권재연 장애인단체총연맹 사무처장 역시 “지속된 요구가 반영되는 것은 긍정적이나 아직은 평가할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 이전부터 이야기됐던 부분이기에 현재 전향적으로 확대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인적 서비스와 세부 정책 차원에서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앞으로도 이런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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