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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어른들도 아이들도 ㅋㅋㅋ…변기 모양 똥 박물관 '해우재'

'개똥이' 심재덕 전 수원시장, 자택 허물고 건립…현재 수원시에서 '화장실 문화 전시관'으로 운영

2023.07.18(Tue) 15:34:29

[비즈한국] 아이들은 누구나 똥 이야기를 좋아한다. 어른들도 어린 시절에는 그랬다. 사실 싸는 일은 먹는 일 못지않게 중요하다. 또 환경과 위생과 연관되니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할 이야기다. 수원시 장안구의 해우재는 거대한 변기 모양의 화장실 문화 전시관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똥 이야기가 여러 전시물을 통해 재미있고 유익하게 펼쳐진다. 

 

수원시 장안구의 해우재는 거대한 변기 모양의 화장실 문화 전시관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똥 이야기가 여러 전시물을 통해 재미있고 유익하게 펼쳐진다. 사진=해우재 제공

 

#‘미스터 토일렛’의 꿈이 담긴 박물관

 

2000년대를 전후해서 우리나라 공중 화장실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고속도로 휴게실의 화장실이 웬만한 호텔 화장실 부럽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화장실 문화가 개선된 데에는 1999년 설립된 한국화장실협회의 역할이 컸고, 그 중심에는 ‘미스터 토일렛’으로 불린 심재덕 전 수원시장이 있었다. 

 

1939년생인 심 전 시장은 외갓집 뒷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개똥이’로 불렸다고 한다. 그래서 화장실 문화에 관심이 많았고, 수원시장이 되고 나서는 수원시 공중 화장실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일에 앞장섰다. 그의 노력은 2002년 월드컵 개최와 맞물려 전국으로 확대되었고, 마침내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공중 화장실을 갖게 되었다. 

 

‘근심을 푸는 집’이라는 뜻을 담은 이름 해우재는 절간의 화장실인 ‘해우소’에서 따왔다. 해우재 내부 전시실. 사진=해우재 제공


‘미스터 토일렛’의 꿈은 단순히 공중 화장실을 깨끗하게 바꾸는 것에 머물지 않았다. 그는 화장실 문화 개선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원했고, 이러한 꿈은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화장실 박물관’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심 전 시장은 자신이 살던 집을 허물고 거대한 변기 모양의 건물을 짓고 ‘해우재’라는 이름을 지었다. ‘근심을 푸는 집’이라는 뜻을 담은 이름은 절간의 화장실인 ‘해우소’에서 따왔다. 해우재는 현재 수원시에서 ‘화장실 문화 전시관’으로 운영 중이다. 

 

변기 모양의 건물에 들어서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화장실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화장실의 역사’ 코너가 나온다. 여기서는 사막과 아마존 밀림, 에스키모의 화장실 문화와 함께 세계 각국의 독특한 변기를 전시 중이다. 전시실 중앙에는 매직 미러 시스템을 갖춘 최첨단 화장실이 자리했고, 반대편에는 수세식 화장실의 원리와 친환경 화장실 등을 살펴볼 수 있는 ‘화장실의 과학’ 코너가 있다. 

 

해우재 2층의 기획전시실에선 ‘심개똥의 똥공장’ 전시가 운영 중이다. 내년 2월까지 계속되는 전시에선 다양한 ‘음식 원료’를 소화하여 ‘똥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우리 몸을 작은 공장으로 구성해서 음식이 소화되는 과정을 재미있게 구성했다. 

 

#해우재 문화센터와 야외 전시 둘러보기

 

해우재를 둘러보았다면 맞은편 건물인 ‘해우재 문화센터’에도 가보자. 이곳 2층에는 ‘신비로운 몸 속 여행’, ‘황금똥 물렁똥’, ‘화장실 에티켓’, ‘재미있는 똥 영상’ 등으로 구성된 해우재 어린이 체험관이 있다. 전시물을 직접 만지고 느껴볼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해우재 문화센터 옥상으로 올라가면 길 건너 해우재 건물의 독특한 모양을 한눈에 볼 수도 있다. 

 

해우재 문화센터 2층에는 ‘신비로운 몸 속 여행’, ‘황금똥 물렁똥’, ‘화장실 에티켓’, ‘재미있는 똥 영상’ 등으로 구성된 해우재 어린이 체험관이 있다. 사진=해우재 제공

 

해우재 주변의 널찍한 녹지는 ‘화장실 문화공원’으로 꾸며졌는데, 이곳에도 볼거리가 가득하다. 공원 입구에는 삼국시대부터 사용하던 이동식 변기인 호자와 요강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그 옆에는 조선 시대 왕족이 사용하던 매화틀과 함께 고대 로마의 수세식 변기와 중세 유럽의 걸상식 변기 등이 보인다. 

 

우리나라 최초의 수세식 변기라 볼 수 있는 신라 시대 노둣돌과 우리나라 최초의 공중 화장실로 알려진 백제 왕궁리 화장실 모형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제주도 통시 변소와 화장실 문화 관련 다양한 조형물들이 눈길을 끈다. 여기선 아이들과 재미난 기념사진도 남길 수 있어 더욱 좋다. 

 

해우재 바깥 공원에 만들어진 똥지게 메는 사람 조형물. 사진=해우재 제공

 

<여행정보>

 

해우재

△위치: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장안로 463

△문의: 031-271-9777

△관람시간: 3~10월 10:00~18:00, 11~2월 09:00~17:00, 월요일, 1월1일, 명절 연휴 휴관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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