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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PF 사업장 처리방안 지연…워크아웃 시계 늦어지나

25일까지 사업장 과반만 취합…브릿지론 사업장 '난항' 예상 "자금 확보가 관건, 자구안 빨리 추진해야"

2024.02.27(Tue) 13:28:09

[비즈한국] 태영건설을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 위기로 빠뜨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처리 방안 수립이 늦어지고 있다. 채권단이 정한 PF 사업장별 처리 방안 제출 기한인 지난 25일 사업장 과반이 처리안을 제출했지만, 전체 사업장이 처리 방안을 마련하는 데는 실패했다. 태영건설 PF 사업장에 대한 처리 방안 수립이 지연되면서 기업 실사 등 워크아웃 시계도 늦춰질 것으로 관측된다. ​

 

태영건설의 최대 PF 사업장인 서울 마곡CP4 개발사업 현장. 사진=최준필 기자

 

금융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태영건설 PF 사업장 처리 방안 제출기한인 25일까지 전체 사업장에 대한 처리 방안을 취합하지 못했다. 태영건설 PF 사업장은 브릿지론 18곳, 본PF 41곳 등 총 59곳으로, 이날까지 사업장 과반이 처리 방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PF 사업장 처리 방안 취합 현황은 공개할 수 없다. 제출 기한은 25일이었지만 휴일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26일로 볼 수 있다”고만 전했다.

 

태영건설 채권단은 앞서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한 지난 1월 PF 사업장 처리 방안을 각 사업장 대주단이 태영건설 및 시행사와 협의해 30일 내로 제출하기로 했다. 제출 기한은 최장 45일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정했다. 이에 당초 태영건설 PF 사업장 처리 방안 제출 기한은 이달 10일로 정해졌지만, 사업장별 처리 방안 합의가 지연되면서 25일로 연장됐다.

 

공정률이 올라온 본PF 사업장은 비교적 빠른 기간에 처리 방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건설의 최대 PF 사업장인 마곡CP4(원웨스트서울) 개발사업은 대주단이 3700억 원을 투입해 사업을 계속 진행하기로 23일 결정했다. 이 사업은 서울 마곡역 인근에 지하 7층~​지상 11층(연면적 46만 ㎡) 규모 복합 시설을 짓는 내용이다. 태영건설은 PF 부실이 불거진 이 현장에서 기한 내 건물을 책임 준공하고, 미이행 시 PF채무를 인수하는 약정을 맺었다. 

 

문제는 PF 사업 초기 단계인 브릿지론 사업장이다. 아직 첫 삽도 뜨지 않은 브릿지론 사업장의 경우 사업 부지가 경매나 공매에 부쳐질 가능성이 높다. 통상 경·공매 낙찰가는 감정평가액보다 낮기 때문에 브릿지론에 돈을 댄 후순위 채권자들의 손실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후순위 채권자가 경·공매에 반대하는 일부 사업장의 경우 처리 방안 수립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산업은행은 앞서 23일 “현재 PF 사업장별로 대주단이 처리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사업장별로 사업 진행 상황과 대주단 구성이 상이해 당초 일정 대비 지연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사업장이 2월 말까지 처리 방안을 주채권은행에 제출할 것으로 알고 있다. 태영건설 실사법인은 이 처리 방안을 반영해 태영건설의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영건설이 위험 보증으로 구분한 PF 보증 채무는 2조 5259억 원 수준이다. 1월 태영건설 측 현황 자료에 따르면 브릿지론 보증 채무 1조 2193억 원, 분양률 75%미만인 본PF 보증 채무 1조 3066억 원이 유위험 보증으로 분류됐다. 분양률 75% 이상 본PF 사업장과 수분양자 중도금, SOC사업, 책임준공 보증은 실질적으로 우발채무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 무위험으로 구분한 6조 9785억 원을 더하면 태영건설 전체 PF 규모는 9조 5044억 원에 달한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채권자들은 지연 이자를 포함한 채권을 보전·회수하려는 노력을 취할 것이기 때문에, 채권 손실이 가시화되는 경우 사업장별로 처리 방안 수립이 지연될 수 있다. 일단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는 게 관건인데 자산 매각 등 태영그룹이 제시한 자구안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태영건설 채권단은 지난 23일 태영건설에 신규 자금 4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산업은행이 자금 전액을 지원하고, 손실이 발생하면 5대 은행이 손실을 분담하는 조건이다. 채권단은 지원 조건으로 태영건설 지주사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SBS 주식 556만 주와 블루원 주식 507만 주, 태영그룹 윤석민 회장과 윤세영 창업회장이 보유한 티와이홀딩스 주식 각각 1283만 주, 26만 주 등을 담보로 잡았다. 같은 날 티와이홀딩스는 골프장 운영사 블루원 용인CC와 상주CC를 유동화해 태영건설 운영자금에 쓸 1400억 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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