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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기류’ 휩싸인 저가항공 연착륙 안간힘

아시아지역 업계 구조조정 본격화…국내 업체들 부대사업·틈새노선 ‘활로’

2016.09.23(Fri) 06:15:32

아시아지역 저가항공(LCC) 업계에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제살 깎아먹기 식 가격 인하 경쟁과 과도한 노선 확대로 승객을 다 못 채우는 항공기가 많아지자 수익성이 급전직하했기 때문이다. 일부 LCC는 이미 사업 철회 의사를 밝히거나 축소 검토에 들어갔다. 

 

   
▲ 김포공항의 LCC 데스크 풍경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임준선 기자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국제선을 운행하는 LCC는 총 124곳. 그 중 49개가 아시아지역 항공사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 티웨이, 한국계 LCC도 5개나 된다. 아시아는 지역이 좁은 데 비해 나라가 많다. 반면 승객이 많은 노선은 다양하지 않아 수익을 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적은 수의 승객을 저가에 운송하는 LCC가 늘어났다. 2010년을 전후해서는 진에어처럼 국적항공사 계열 LCC도 생겨났다.

 

이런 가운데 대만의 트랜스아시아항공 산하 LCC인 V에어가 10월부터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저가운임 경쟁을 견딜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V에어는 일본 하나데와 오사카와 나고야·후쿠오카행 편도노선을 3만 8000원에 내놓는 등 가격 할인 행사에 나섰지만 중국계 LCC와의 가격 인하 경쟁에서 밀리며 결국 항복을 선언한 셈이다. 특히 V에어의 주력 노선이던 일본은 일본계 LCC인 피치항공·바닐라에어 등이 새로 생기며 경쟁이 심화됐다. 한국·태국계 LCC와도 경쟁해야 했다.

 

대만 중화항공이 90%, 싱가포르 타이거항공이 10%를 출자해 만든 타이거항공타이완도 사업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 이유는 V에어와 마찬가지다. 경쟁이 치열해지며 2년 전에 비해 운항 횟수를 40%나 늘렸지만, 고객 수요가 따라오지 못했다. 

 

LCC는 운임이 낮아 70~80%의 탑승률을 유지해야 수익이 난다. 그러나 노선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운항 횟수를 늘린 탓에 탑승률이 떨어지고 적자가 불어났다. 고액의 공항 이용료를 내기도 버거웠다고 한다. V에어와 타이거항공 타이완, 두 회사 모두 2014년에 취항한 신생 LCC다.

 

인도네시아의 국적항공사인 가루다항공이 운영하는 시티링크도 라이온그룹과 지역 패권을 두고 요금인하 경쟁을 벌이다 대규모 적자를 봤다. 인도의 인터글로브항공의 LCC도 고에어·스페이스 등과 점유율 경쟁을 벌이며 수익성이 동반 하락했다.

 

국내 LCC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제주항공은 올 2분기 1620억 원 매출에 영업이익은 불과 6억 원에 그쳤고, 진에어도 1454억 원 매출을 올렸지만 72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티웨이항공도 45억 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상반기 항공여객이 4980만 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승객 증가로 LCC의 국제선과 여객운송량은 전년 동기대비 100% 가까이 성장했다. 그럼에도 경쟁이 심해진 탓에 수익성이 나빠진 것이다.

 

   
 

LCC업계가 궁지에 몰렸지만 최근의 파고만 넘어서면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도 기대한다. 특히 지난 2014년부터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대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수익성 개선에 희망을 안고 있다. 중장기적으론 아시아의 인구 및 소득 증가 효과를 기대하기도 한다. 더구나 한국계 LCC는 동남아지역에 비해 자본력이 강해 지구전에서 버틸 체력이 높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들이 오히려 저가운임 공세에 나선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국내 LCC는 시간을 벌고 수익성을 올리기 위해 부대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경우 올 상반기 기내판매 등 기타사업부문에서 80억 84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1년(43억 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앞으로 부가가치를 높여 성장성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항공 서비스 제고로 인한 여객수요 증가 등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에어부산도 지난해 부대사업으로 166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스타항공도 2011년 29억 원에서 지난해 88억 원까지 부대사업을 키웠다.

 

또 틈새노선을 개발해 경쟁사와의 차별화도 시도한다. 진에어는 오는 12월 인천-호주 케언스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이전까지 인천-케언스는 경유 노선인 탓에 15시간 가까이 걸렸었는데, 진에어를 이용하면 8~9시간 만에 도착한다. 

 

티웨이항공도 2013년 12월 취항한 인천-일본 사가현 노선을 통해 적잖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노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고객의 수요를 끌어낼 수 있는 독자 노선을 개발하면 시장 선점의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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